올해 9월과 10월은 무시무시한 달이었다.
우리의 형제가 각각 결혼하는 달이었기 때문이다.
형제가 결혼하니, 축의금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싶었다.
비록 소득은 없지만, 이 날을 위해 꾸준히 비상금을 모아두었다.
9월에 도련님에게 축의금을 보내자, 바로 연락이 왔다. 우리 형편을 알고 있는데 이에 비해 축의금이 많이 들어와서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나도 결혼식을 해 봐서 알지만, 이 때는 친인척이 너무 고마웠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축하해주나 싶고, 앞으로 결혼 생활에 큰 도움이 되도록 출발지점을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이 때 느낀 고마움은 꽤 오랫동안 남는다.
10월은 친오빠의 결혼식이 있다. 이 역시 예전부터 꼬박꼬박 축의금을 모아두었다. 오빠 내외는 이번에 합가하기 때문에, 뭔가 추가적으로 선물을 주고 싶었다. 나는 결심했다. 내가 아끼는 밥솥을 주기로.
사실 남이 쓰던 것은 원하지 않을 수 있기에, 의사를 물어봤다. 받을 수 있다고 한다. ㅎㅎ
내 눈에도 좋아보이는 것을 줘야, 상대도 만족하기 때문에 내가 아끼는 밥솥으로 아이템을 골랐는데 다행히 받는 쪽에서도 받고 싶어하는 선물이었다.
작년에 돈을 벌 때 가장 비싸고 좋아보이는 것으로 샀던 것이다. 아기 이유식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특별히 이 모델로 골랐다. 사이즈가 딱 맞고 밥도 잘 되어서 만족하며 사용했던 놈이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제일 예쁘다.
새벽에 일어나서 밥솥을 보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애틋한 느낌일까, 보내는게 섭섭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지금 내 상황에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정을 나누는 거구나.
돈이 많으면 새로 사서 보냈을 텐데. 그러면 이런 스토리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돈보다 값진게 생겼다.
치즈덕 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