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8년, 일반쓰레기통을 뒤집에서 재활용 가능한 것을 분류하는 작업을 생전 처음 해보았다.
사람들이 재활용통과 일반쓰레기통에 하루동안 버렸던 것들을 한 곳에 쏟아부은 후, 장갑도 끼지 않은 손으로 일일히 재분류를 했었다.
재활용통에는 뭔지모를 (아마 담뱃재와 물이 들어있던 것 같다) 액체가 들어있는 물통, 반쯤 마시다가 버린 물통 등이 있었는데, 왠만큼은 잘 분리수거를 했었다. 나한테 고통으로 다가왔던 것은 뚜껑을 닫아놓은채로 버려진 통통한 플라스틱 통이었다. 그것을 집어서 일일히 뚜껑을 연 후, 발로 통을 찌그러트리고 분리수거함에 넣어야했다. 또, 사람들이 먹고 버린 일회용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컵은 뚜껑과 컵을 분리해서 넣지 않아, 이것 역시 일일히 맨손으로 분해작업을 했어야했다.
일반쓰레기통 분류작업은 지옥이었다. 위에 사람들이 재활용으로 버렸던 물건도, 버린지 하루가 되지 않아 악취가 꽤 났는데, 일반 쓰레기통은 정말...... 어마무시했다.
치즈덕 짤
밥과 도시락통을 같이 버려서 일반쓰레기에 음식물이 전체적으로 범벅이 되었다. 무엇보다 악취에 숨을 쉬기 힘들었다.
내가 이 분류작업을 한 계기는, 내가 속한 단체에서 행사를 진행하였는데 그 행사에서 나온 쓰레기를 처리하는 과정이었다. 이건 봉사활동으로는 절대 하지 못할 작업같았다. 계속 관계를 맺어야할 공동체라 내가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지고 가야할 무게가 무서워서 어쩔수없이 분류작업을 했다.
쓰레기 분류 작업은 나 포함 내 또래 친구 10명 정도가 모여 했다. 만약 우리가 하지 않았더라면, 관리인으로 계시던 할아버지께서 혼자 하셨을것이다. 할아버지는 걸을때마다 절뚝거리신다.
제일 관건인것은, 이 작업은 모두 맨손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지하철역에서도, 공중화장실에서도 청소해주시는분을 유심히 보면 모두 장갑 하나만을 낀 채 쓰레기통에 손을 쑥 넣었다가 파란 큰 통에 모아담는다. 그들은 결코 기존 쓰레기통에 씌여있던 비닐봉지를 그대로 폐기하지 않는다.
내가 맨손으로 분류작업을 했던 것 역시, 쓸만한 장갑이 주위에 없어서도 맞긴 하지만, 쓰레기 분류작업을 하면서 또다른 쓰레기를 낳는 행위가 위선적으로 생각이 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평소 쓰레기를 버릴때 정말 별 생각없이 버린다.
내가 다시 만질것같지 않은 물건이 생기면 최대한 깨끗한 면을 잡아 냅다 쓰레기통에 버린 후, 쓰레기봉지를 집게손가락만을 사용하여 간신히 묶는다. 그리고는 내 몸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트려 쓰레기 수거장에 집어 던진다.
이 절차를 밟으면 나는 이 쓰레기를 두번 다시는 보지 않게된다.
하지만 이 쓰레기가 모아지는 집합소에 도착하면,
수작업으로. 일일히! 하나씩! 쓰레기는 검수를 받게된다.
내가 무심코 뚜껑을 닫아 버렸던 반쯤 남은 물은, 누군가에 의해 다시 한번 뚜껑이 열리고, 물이 폐기되고, 페트병이 찌그러지고, 라벨지가 떼어진 후 재처리장소로 이동하게된다.
일상 생활에서 제로 웨이스트 하는 법
-음식 테이크아웃 시 포장용기 들고가기
: 신도시나 아이들이 많은 곳의 경우 포장용기를 들고 가면 '테이크 아웃 용기 처리하기 귀찮으시죠~?'라며 일상적인 모습으로 받아들여준다. 다만 어떤 동네에서는 '???'라며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곳도 있었다. (나중에 음식에 더러운게 나왔다고 컴플레인 할까봐 그런 것 같았다.) 동네 분위기 나름인데, 의심하는 곳도 '쓰레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서요~'라고 설명하면 포장용기 사용을 거절당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특히 배달음식은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아이가 있으면 우리 집에서 용기를 가지고 가서 음식을 받아오는 것을 추천한다.
-티백 없는 차 마시기
차를 좋아하는 나로서, 루즈 리프는 꽤 귀찮은 존재였다. 거름망도 써야하고, 설거지도 귀찮은 편이다. 하지만 미세 플라스틱이 나올 수 있는 티백은 왠만하면 사용하지 않는다. 차를 구매할 때에는 이파리로 구매하는 편이다. 레몬머틀이나 구아바잎처럼 덩치가 큰 식물은 손으로 집을 수 있어서 편할 때가 있다. 조금 더 나아가면, 집에서 아예 허브식물을 키우며 조금씩 뜯어 마시면 확실히 향이 진하고 풍부하다.
-생 알로에 키우기
진정크림을 사 놓는 것 보다, 알로에 화분을 키우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아기 피부가 이상할 때, 생 알로에를 잘라서 발라주면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나았다. 비판텐이나 스테로이드가 첨가된 다른 아기용 크림도 발라봤지만, 생 알로에처럼 빨리 진정되지는 않았다. 내 손에도 좁쌀 수포가 올라와서, 피부과에 갔던 적이 있다. 처방받아온 크림은 효과가 없었지만 생 알로에를 꼭 쥐고 있으니 하루만에 진정되었다. 햇빛에 많이 노출되어 얼굴이 뜨거울 때, 아기 태열이 올라왔을 때 등 다용도로 사용했다. 생 알로에는 섭취시 몸에도 좋은 아이라 쓰임새가 많다.
제로라이프를 실천하려고 이것 저것 알아보면, 좋아보이는 물건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는, 휴지를 대체할 수 있는 소창(천 쪼가리)이나, 칫솔과 치약을 대신해 쓰는 미즈왁 나뭇가지 (무슬림 문화권에서 많이 쓰는 것 같다.), 세제가 필요없다는 스펀지, 자연에서 와서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지 않는 수세미(설겆이 할 때 쓴다), 세탁시 세제 대신 넣으라는 소프넛 열매, 컵 대신 쓰는 표주박 등을 구매했던 적이 있다. 예전에 모로코를 여행할 때에는, 자연석을 빻아서 아이라인으로 쓸 수 있는 색깔있는 가루(빨간색 등 다양했다)도 찾았던 기억이 있다.
자연에서 나온 것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로망은 그 때 뿐이었다. 표주박에서 곰팡이가 피고 미즈왁 칫솔에서 냄새가 나니, 더 이상 이 물건들은 쓰지 않게 되었다.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하기 전에, 뭔가를 사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