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부부가 되는 법

by 박모카

10년 정도 전에는 쓰레기 없는 삶을 꿈꿨다. 아기를 낳았을 때에는 '쓰레기를 안 만들고 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옷은 수시로 갈아입혀야 했고, 기저귀도 최소 2시간에 한 번씩은 갈아주어야했기 때문이다. 잠이 부족해서 당장 쓰러질 것 같은 와중에, 다회용 기저귀를 사용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치즈덕 짤

아기가 돌 무렵이 되니, 조금은 숨 쉴 틈이 생겼다. 다시 쓰레기 없는 삶에 대한 갈망을 하게 된 것이다. 건강한 삶을 살게 되면 소비도 줄어들고, 버리는 것도 줄게 된다. 참으로 건강한 사이클이 아닐 수 없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세제다. 아기에게 더 건강한 제품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시중에 나온 제품은, 아무리 아기용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내가 원재료를 사서 쓰는 것보다 배합률이 떨어지고, 가격은 비쌀 수 밖에 없었다. (비슷한 이유로, 봉골레 파스타는 집에서 바지락을 잔뜩 넣어 먹는 것을 더 선호한다. 식당에 가서 사먹으면 바지락이 너무 조금 들어간다.)


가장 만만한 원재료는 애플워시다. 1L에 5만원대로 아주 비싸지만, 그만큼 안전한 재료이기도 하다. 애플워시는 아기 젖병을 씻어도 될 정도로 등급이 우수하다. 주방세제, 샴푸, 바디워시 등 다양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원액을 그대로 쓰거나, 물과 섞어 사용해도 된다. 배율에 있어 자유롭기 때문에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거품도 풍성하게 나는 편이다. 참고로 원액을 제조하는 곳의 품질도 중요한데, 나는 애플워시를 살 때 프랑스의 SEPPIC이라는 제조사를 신뢰한다.


주방 세제: 애플워시 50%, 물 50%

금방 쓰고 다시 만들어 쓰기 때문에 보존제는 넣지 않는다. 물처럼 찰랑거리기 때문에 거품을 내주는 디스펜서를 사용하고 있다. 충전식으로 샀는데, 일주일마다 충전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건전지로 샀으면 더 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샴푸, 바디워시: 애플워시 10%, 포티슘코코일글리시네이트 30%, 코코베타인 5~10% (컨디셔닝), 물 50~55%, 레몬그라스 향 몇 방울

점증제가 없기 때문에 물처럼 찰랑거린다. 하지만 샴푸로 쓸 만큼의 거품을 뿜어내는 디스펜서를 찾지 못했기 때문에, 일반 펌핑 용기를 사용 중이다. 손으로 비벼도 거품이 잘 나기 때문에 사용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향료는 몇 방울만 떨어트려도 강력하기 때문에 조금만 넣어도 된다. 향료의 경우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퀄리티 좋은 원산지나 제조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애플워시를 사기 전에, 집에 있는 세안비누로 설겆이나 샤워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나도 제로라이프를 실천하겠어! 라며 준비물만 쟁여놓고 이를 안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것 부터 다 쓰고 새 것을 구매하기.


아기 옷 세탁: 베이킹파우더 40-50g, 과탄산소다 30g

처음에는 뭣도 모르고 아기 세제를 사다 썼다. 내가 만들어 쓰는 것이 훨씬 건강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이렇게 조합해서 쓴다.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기가 옷이 더러워져봤자 음식물밖에 없기 때문에 계면활성제를 굳이 첨가하지 않아도 된다. 3살정도 까지는 이렇게 세탁해도 될 것 같다.


나는 아기 분유 타줄 때, 꼭 삼다수 물로 타줬다. 나는 물을 사서 마시지 않아도, 아기는 미네랄이 들어있는 물을 섭취해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최근에 들어서야 플라스틱에 들어 있는 물이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세 플라스틱은 자폐증을 유발한다. 자폐증이 심한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면 아이는 물론, 보호자 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하다. 부모님께서 몇 년째 쓰고 계신 브리타 정수기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으니, 플라스틱도 덜 버리게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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