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생긴 점, 암일 수도 있어요!
by 테헤란 언니
피부병은 간단한 질병이다?
피부질환은 빨리 나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피부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피부과에서 진료를 볼 때 환자에게 며칠 뒤에 다시 내원해 상태를 보자고 한다거나, 약을 일주일 이상 복용하라고 하면 많은 환자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곤 했습니다. (사실 피부과 전문의가 되기 전 나 조차도 피부 질환은 며칠 약을 먹고 바르면 좋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피부과를 찾게 하는 질환들은 간단한 처지 또는 며칠 간의 복약/도포제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피부 질환 중,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중한 질환들도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악성 흑색종>입니다.
피부에는 다양한 세포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세포들은 외부로부터의 보호막인 피부의 기능을 유지하게 합니다. 그중 하나가 멜라닌 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생성 세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화장품으로 ‘멜라닌’이란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텐데요, 멜라닌 생성 세포는 햇빛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해 멜라닌 색소를 생성합니다. 멜라닌 생성 세포의 분포나 색소 생성 능력은 사람마다, 인종에 따라 다릅니다. 이런 멜라닌 생성 세포로 구성된 피부암이 바로 악성 흑색종입니다. 악성 흑색종의 발생 원인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서양에서 발생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발에 생긴 점은 유심히 관찰해야 합니다!”
건강정보 프로그램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듯합니다. 이는 말단부의 악성 흑색종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서양보다는 발생빈도가 적지만 발바닥, 발톱과 같이 잘 보이지 않고 신경 쓰지 않는 부위에 잘 발생합니다. 악성 흑색종은 점과 비슷해 혼동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① 원래 있던 점의 모양이나 색깔이 변하고, 크기가 커지는 경우 ② 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③ 점의 모양이 대칭적이지 않은 경우 ④ 점이 있는 부위가 가렵거나, 진물이 나거나, 헐고 피가 나는 경우 ⑤ 피부색이 진한 부위에 이전과 다른 변화가 생기는 경우 ⑥ 기존에 있던 점 주변에 새로운 점이 생기는 경우에는 악성 흑색종이 의심되니 피부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악성 흑색종은 피부 조직검사로 진단합니다. 치료는 눈에 보이는 종양과 이를 둘러싼 정상으로 보이는 피부를 함께 제거합니다. 정상으로 보이는 피부도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약간의 암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발가락 부위에 생긴 경우, 발가락 절단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영상학적 검사를 통해 전이 범위가 있는지 확인도 필요합니다. 추가적으로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 요법, 인터페론 같은 생물학적 제제 등도 있습니다.
악성 흑색종의 예후에는 종양의 두께(피부 안으로 얼마나 깊이 들어가 있는지)와 위치가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피부 겉면에 있는 종양은 일반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 깊은 암은 치료하기 어렵고 때때로 불가능하기도 합니다. 더구나 흑색종 세포가 종양에서부터 폐, 간, 뇌와 같은 장기로 퍼지는 경우, 일부 환자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발바닥 점이나 손발톱에 까만 줄이 있는 경우 모두가 악성 흑색종일까?
실제로 주변에 2살 아이의 발바닥에 점을 발견하고 가슴이 철렁했다는 사람이 있습니다. 서둘러 피부과를 방문했는데 아이가 너무 어려서 조직검사까지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혹시 모르니 아이의 발바닥 점을 지속적으로 유심히 관찰해주세요. 그리고 만약 점이 커지거나 하면 바로 피부과로 오세요”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악성 흑색종은 특별한 변화가 관찰됩니다. 하지만 숙련된 피부과 의사의 눈과 조직검사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감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발바닥 점이나 손발톱에 검은 줄이 있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고 스스로도 주기적인 스스로 관찰을 해야 합니다. 만약, 어떠한 변화가 보인다면 빨리 병원에 재방문하는 걸 권장합니다.
오늘은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해 보았습니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다양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기에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내 몸에 점이 어디에 있는지, 모양은 어떤 지 한번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