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볼빨간 약사
주말이나 늦은 밤, 약국을 찾기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편의점 약을 구매해본 적 한 번쯤 있죠? 많은 분들이 편의점 판매약과 약국 판매약들 간 차이점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으실 것입니다. 포장 차이? 이름 차이? 가격 차이? 함량 차이? 막연히 가지고 있었던 의문점들, 오늘은 한번 파헤쳐보는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같은 약도 있고 다른 약도 있습니다.
Q. 약은 약국에서인데...편의점에서 어떻게 약을 팔 수 있나요?
편의점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을 팔기 시작한 것은 2012년 11월 15일부터입니다. 약국이 문을 닫는 공휴일, 심야시간 등에 긴급한 구매가 필요할 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로 약사법에 반영하고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하고 있습니다.
Q. 편의점 약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안전상비의약품은 의사 처방 없이 기존에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었던 일반의약품 중 주로 가벼운 증상에 환자 스스로 판단해 긴급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의약품입니다. 환자 스스로 사용했을 때 위험도가 크지 않은 의약품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해 약국 이외의 장소에서 판매 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에 함유된 성분, 부작용, 함량, 제형, 인지도, 구매 편의성을 고려해서 20개 품목 이내 범위에서 정하며, 현재 13개 품목이 지정되어 있습니다(해열진통제 5종, 종합감기약 2종, 소화제 4종, 파스 2종)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예>
Q. 안전상비약은 모든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나요?
안전상비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곳은 24시간 연중무휴 점포를 운영해야 합니다. 소비자 안전을 위해 편의점에서 약을 판매할 때는 한 번에 한통(1 포장 단위)만 판매하고 12세 미만의 어린이나 초등학생에게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Q. 편의점 약과 약국 약은 같을까? 다를까?
편의점 약과 약국 약은 같다는 사람도 있고 다르다는 사람도 있죠. 이 둘 모두 맞는 말입니다. 같은 약도 있고 다른 약도 있기 때문이죠. 몇 가지 예를 들어서 차이점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장 단위가 다른 제품>
타이레놀정 500mg(편의점) vs 타이레놀정 500mg(약국) – 해열 진통제
1 상자에 편의점 약은 8정, 약국 약은 10정 들어있습니다. 동일 용량에서 효능은 같습니다.
훼스탈플러스(편의점) vs 훼스탈플러스(약국)- 소화제
1상자에 편의점 약은 6정, 약국약은 10정 들어있습니다. 약국용과 편의점용 패키지 디자인은 다르지만 동일 용량에서 효능은 같습니다. 참고로 훼스탈 골드는 편의점에서만 판매하며 훼스탈플러스와 소화효소 구성이 다르고 가스제거 성분이 추가로 들어가 있습니다.
<성분 차이가 있는 제품>
성분의 차이가 있는 제품들은 제품명과 패키지 디자인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판콜에이A 내복액(편의점) vs. 판콜에스S 내복액(약국) - 감기약
성분면에서는 공통적으로 콧물, 알레르기, 해열진통, 가래 개선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코막힘, 기관지 개선 성분 편의점과 약국 약 모두 추가되어 있으나 추가된 성분이 다릅니다. 오남용 시 위험이 큰 성분을 편의점에서는 추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판피린티T정(편의점) vs 판피린큐Q액(약국) – 감기약
성분면에서는 공통적으로 콧물, 알레르기, 해열진통 개선 성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약국 약에만 기관지, 기침, 가래 개선 성분이 추가되어 있고, 오남용 시 위험이 클 수 있어 이 성분을 편의점 약에서는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Q. 편의점 약 구입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편의점 약을 구입해서 복용 또는 사용 시에 꼭 알아두어야 할 점은 포장에 기재된 지시 용법용량을 잘 보고 복용 또는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량 복용이나 약물 간 상호작용을 피하기 위해 약사와 상의 없이 임의로 다른 약과 함께 복용하지 않습니다.
‘해열진통제’ 중 타이레놀은 간독성을 피하기 위해 음주 후 복용하지 않도록 합니다. 해열진통제 중 어린이 부루펜은 과량 또는 장기 복용 시 위장관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용법용량을 잘 지켜야 합니다.
‘감기약’ 복용 시에는 졸음이 유발될 수 있으니 운전을 피합니다.
‘소화제’도 용량을 지시대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1일 3회 식후 복용이며 제품별 용법용량을 확인해야 합니다.
‘파스’ 역시 용법용량을 제품별로 지시하는 대로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질환 부위에 1일 1-2회 붙이고 눈 주위, 습진에 의한 피부염, 상처, 점막 등의 부위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Q. 편의점에 안전상비약 말고 다른 약들도 있던데, 이건 뭔가요?
이런 제품들을 13종의 안전상비의약품에 포함되지는 않으며 ‘의약외품’이라 합니다. 의약외품은 의약품처럼 질병의 치료, 경감, 처치 또는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의약품보다 인체에 대한 작용이 경미하거나 인체에 직접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편의점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과 치약 등이 대표적인 의약외품이죠.
까스활명수 소프트액(편의점) vs 까스활명수큐Q액(약국)
약국용 까스활명수는 의약품인 반면, 편의점용 까스활명수 소프트액은 의약외품으로 분류됩니다. 공통성분 외에 약국용 제품에 추가된 성분이 많아 소화 효능이 높습니다.
마데카솔 연고(편의점) vs 마데카솔케어 연고(약국)
약국용 마데카솔케어 연고는 의약품인 반면, 편의점용 마데카솔 연고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됩니다. 공통성분 외에 약국 판매 제품은 항생제 성분이 추가되어 있어 세균 증식을 막아줍니다..
박카스에프F액(편의점) vs 박카스디D액(약국)
둘 다 의약품이 아닌 의약외품입니다. 참고로 차이점을 살펴보면 타우린의 함량에 차이가 있습니다(1000mg vs 2000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