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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Jan 31. 2023

영양제, 함량 높으면 좋은걸까?

by 오늘부터 갓생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천근만근일 때, 연이은 야근이나 육아로 지칠 때 자연스레 ‘영양제’가 떠오릅니다. 요즘은 특히 피로회복을 강조하는 고함량 종합비타민이 대세인데요. 과연 높은 용량일수록 좋은 걸까?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 정도(45%)가 영양제를 챙겨 먹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4명 중 2명은 2개 이상의 영양제를 섭취한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어떤 영양제를 가장 선호할까요? 영예의 1위는 바로 ‘종합비타민무기질’입니다.

현재 섭취 중인 영양제 순위(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1위: 종합비타민무기질(22.3%)
2위: 프로바이오틱스(14.5%)
3위: 오메가3지방산(12.2%)
4위: 비타민C(9.0%)
5위: 칼슘(5.7%)
6위: 비타민A&루테인(4.8%)
7위: 홍삼(4.5%) 

종합비타민무기질은 10~20가지 정도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한 알에 담은 제품입니다. 보통 비타민 B군이 고함량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유명 연예인들이 ‘피로회복 타도’를 힘차게 외치며 광고한 그 제품들이며 꾸준히 판매량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함량이 함유되어 있는지 비타민B1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할게요. 비타민 B군 중에서도 피로회복 효과에 큰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는 비타민B1(티아민이라고도 부릅니다)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비타민B1은 탄수화물을 대사해서 에너지를 생산할 때 꼭 필요한 효소로 작용합니다. 요즘 많이 팔리는 고함량 종합비타민 제품에는 티아민이 적게는 25mg, 많게는 100mg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영양학회에서 발표하는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티아민에 대한 성인 권장섭취량은 1mg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권장섭취량보다 25~100배나 많은 양입니다. 괜찮을까요?


우선 안전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티아민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상한 섭취량은 없습니다. 우리 몸에서 쓰고 남은 양은 물에 녹아 소변 등으로 배출되므로 안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성분이죠. 티아민을 고함량으로 섭취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요? 티아민은 탄수화물을 대사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 사용되고,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합성을 촉진합니다. 또,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최종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s, AGE)의 생성을 억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티아민이 부족하면 쉽게 피로를 느끼거나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티아민 결핍을 초래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과다한 당분 섭취, 음주, 과다한 신체활동, 스트레스, 이뇨제/제산제/경구피임약/위장약 장기복용, 카페인 섭취 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쉽게 맞닥뜨릴 수 있는 경우이므로 티아민 결핍을 선제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티아민 섭취를 고려할 수 있는 있습니다. 또, 용량 상한선이 없으므로 고함량을 복용해서 최상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권장섭취량의 수십배가 넘는 고함량 비타민B군을 투여했을 때 인지기능, 활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습니다. 이 때문에 권장섭취량이 아닌 최적의 건강상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최적섭취량(ODI, Optimum Daily Intake)이란 새로운 기준이 등장했고, 실제 티아민의 최적섭취량은 25~300mg 정도라고 이야기하는 해외 문헌들도 있습니다. 아직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는 최적섭취량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시중에 나와있는 고용량 영양제는 상한 섭취량을 넘지 않는 선에서 최적섭취량 수준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간편하게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므로, (1) 인스턴트식품, 가공식품 등 열량은 높지만 비타민, 미네랄은 부족한 식단을 자주 먹는 사람 (2) 불규칙한 식습관, 편식, 폭식, 다이어트, 잦은 음주를 하는 사람이라면 고용량 티아민 영양제가 꽤 가성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잠깐! 고용량 영양제 선택 시 주의사항을 꼼꼼히 챙겨주세요

1. 상한섭취량을 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1개 제품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큰 상관이 없지만, 2개 이상의 제품을 섭취한다면 중복되는 성분이 있을 수 있어요. 모든 제품 내 각 성분 용량을 합산하여 하루 상한 섭취량을 넘지 않는지 확인해 주세요. 


2. 해외직구로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할 때에는 품질관리가 잘 되는 제품인지 확인하세요. 국가마다 영양제 품질관리 기준은 다릅니다. 국내에서 ‘건강기능식품’ 인증을 받은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사전에 인정한 원료로만 생산하고 제품 품질도 까다롭게 관리됩니다. 그러나 해외의 경우 느슨하게 관리되는 국가가 많습니다. 대신 훨씬 다양한 종류, 다양한 함량의 영양제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해외직구는 정식 수입이 아니므로 효과, 안전성에 대한 심사를 거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해당 국가에서 보장하는 적절한 인증을 받았는지 꼭 확인이 필요합니다. 또는 컨슈머랩(ConsumerLab), 랩도어(Labdoor)와 같이 소비자 등의 제3자가 품질을 직접 체크한 내용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해외 사이트라 사용이 쉽지는 않습니다만..)


3. 특정 질환을 앓고 있다면 영양제 선택 전에 반드시 의료전문가와 상의하세요. 영양제가 질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또 복용 중인 의약품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니 전문가와의 상담이 꼭 필요합니다. 특히 영양제를 대사시키고 배출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간, 신장에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4. 상한 섭취량 이내에서 섭취하더라도 체질과 건강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영양제 섭취 이후 어떤 증상이 나타났다면 복용을 중단하고 신속하게 의료전문가와 상의하세요. 특히 위장이 약한 분들은 고함량 영양제 섭취 시 속쓰림, 울렁거림, 설사 등과 같은 위장관계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니 고함량 제품 초심자라면 낮은 용량부터 시작해서 서서히 용량을 올리시는 것도 좋습니다. 

 



참고문헌

[1] 윤성하 외 2인, 건강주제별 요약통계 No.5 『식이보충제 복용 현황』, 2022-08, https://www.google.com/url?sa=t&rct=j&q=&esrc=s&source=web&cd=&ved=2ahUKEwjF4Y_WkdL8AhX4TWwGHXmxD0UQFnoECA8QAQ&url=https%3A%2F%2Fwww.kslm.org%2Frang_board%2Finc%2Fdownload.php%3Fcode%3Dall_notice%26num%3D19046&usg=AOvVaw330UjDeW5SCxbBn2UI8gsg

[2]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활용』, 보건복지부, 2022.01.

https://www.mohw.go.kr/react/jb/sjb030301vw.jsp?PAR_MENU_ID=03&MENU_ID=032901&CONT_SEQ=37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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