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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Oct 13. 2020

독감 백신 맞고 어깨가 욱씬해요?

by 배뚱뚱이

코로나19(COVID-19)가 창궐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단어가 바로 ‘백신’입니다. 그동안은 신생아/어린이들의 육아수첩에서나 익숙했던 개념이었는데, 전 세계의 인류가 특정 질환의 백신을 기다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또 뉴스를 통해 독감 백신의 유통과 관련한 엄청나게 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아마도 뉴스에서 ‘독감 백신’이라는 것을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그 어느 해보다 독감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2020년입니다. 사실 독감 백신은 이전에도 쭉 있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독감 백신에 대해서 신문 기사보다 쉽게, 그렇지만 조금은 자세하게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Q: 독감은 ‘독한 감기’ 아닌가요? 

저는 다른 일을 하다가 의학 공부를 늦게 한 편이기 때문에 27세까지도 독감은 “독한 감기”로 알고 있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만 사실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독감은 인플루엔자(Influenza)라는 특정한 바이러스에 몸이 감염되었을 때 나타납니다. 고열과 함께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합니다.  


보통의 감기는 일반적인 대증적 치료 (증상에 대해 그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 즉, 열이 나면 해열제를 먹고, 기침이 심하면 기침을 줄여주는 약을 먹어 몸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치료를 합니다. 그렇지만 독감, 즉 인플루엔자 감염의 경우는 이렇게 대증적 치료를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바이러스제제 (특정 Influenza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을 처방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타미플루라고 들어보신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가 바로 그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혹시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최근 COVID-19에서 주목받고 있는 렘데시비르(Remdesivir)와 어미가 같음을 눈치챘을 텐데요. 약의 이름이 ‘비르(vir)’로 끝나면 항바이러스 제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COVID-19도 바이러스, 독감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비르(vir)로 끝나는 약제로 치료하는 것입니다.  


독감에서는 그냥 낫기를 기다리지 않고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 군이 존재합니다. 임신부, 59개월 이하의 유아, 65세 이상의 노인, 심혈관계 · 호흡기계 · 신장 등에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 당뇨, 응고장애, 면역억제 질환을 가진 환자 등입니다. 또한 직업적으로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 또한 위험군에 해당합니다. 이중 앞에서 언급한 나이와 질환으로 분류된 환자들의 경우는 폐렴 등으로 진행 위험이 높고 이후에 사망 등의 중증의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독감은 꽤 무서운 질환입니다. 2015년에 발표된 연구 자료(Am J Prev Med. 2016 Apr; 50(4): e111–e119.)에 의하면 2003~2013년을 기준으로 연평균 2,900명 이상이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다고 알려졌습니다. 


Q: 독감 백신은 누가 맞나요? 왜 정부에서 지원을 하나요?

저도 의사이지만 과학적인 근거를 위해 독감백신에 대한 답변은 기본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계절성 독감 페이지를 기반으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참고. WHO Influenza(Seasonal) 웹페이지: https://www.who.int/en/news-room/fact-sheets/detail/influenza-(seasonal) 


앞서 설명한 독감 위험군이 작년까지 독감 백신 무료 접종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무료 접종 대상이 확대되어  (13~18세, 62~64세 포함 전 국민의 37%) 우리나라에서는 만 18세 이하 어린이, 그리고 만 62세 이상 노인, 임신부가 무료 접종의 혜택을 받아 4가 백신 무료 접종 지원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올해는 코로나 19 유행을 감안하여 확대한 것이라 합니다. 연평균 2,900명 이상 독감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죠. 
참고. 질병관리청 2020년 10월 9일 보도자료: https://nip.cdc.go.kr/irgd/index.html 


Q: 독감백신은 왜 매년 맞아야 하나요? 

저도 어렸을 때 매 여름이 되기 전 일본뇌염 예방주사를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일본뇌염은 이제 매년 맞을 필요가 없는 백신이 됐습니다. 그렇지만 독감은 아쉽게도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합니다. 그 이유는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매년 바뀌기 때문이지요. 세계 보건기구(WHO)에서는 매년 특정 계절에 맞아야 하는 백신 바이러스 종류를 지정해서 공표를 합니다. 백신 바이러스 종류는 세계적으로 2번, 남반구용과 북반구용을 각각 발표합니다. 우리나라는 당연히 북반구용에 따라 백신을 준비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매년 독감 백신의 내용물이 바뀌는 것이지요. 

참고 페이지. https://www.who.int/influenza/vaccines/virus/recommendations/2020-21_north/en/  


Q: 3가는 뭐고 4가는 뭔가요? 

3가는 3개의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예방하고, 4가는 4개의 바이러스를 예방합니다. 그만큼 4가 백신의 예방 효과가 뛰어나죠. 그렇다고 해서 3가 백신이 완전 무용지물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올해는 정부에서 4가 백신을 무료로 접종해주기 때문에 4가 백신의 접종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가 백신을 맞았다고 독감에 절대 안전하다는 말은 아닙니다. 만약 4가지 이외에 다른 바이러스가 유행하게 되면 독감백신을 맞아도 독감이 걸릴 수 있는 것입니다.  


Q: 독감 주사를 맞으면 어깨가 뻐근하고 아파요. 

독감 백신(주사)을 맞은 부위의 통증은 가장 흔한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주사를 맞은 부위에서는 1차적으로 면역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해당 부위에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이는 연구에 따라서 보고하는 비율이 다르긴 하지만 꽤 흔하게 일어나는 반응입니다. 그래서 주사를 맞으면 병원에서 “해당 팔로 힘쓰는 운동이나 일 하지 마라”라고 안내를 합니다. 다만 이러한 증상이 너무 심해지거나 여러 날 지속된다면 병원 진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의사로서 가장 안타까울 때 중 하나가, 바로 백신을 통한 집단 면역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오히려 백신을 피하는 여론이 커질 때입니다. 대표적으로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사태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백신은 많은 사람이 맞으면 맞을수록 전염병의 확산을 급격히 낮출 수 있어 접종 대상에 해당한다면 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올해는 트윈데믹(Twin-demic), 즉 COVID-19와 독감의 동시 창궐에 대한 우려가 있어서, 정부에서도 접종 연령을 확대한 만큼, 백신 접종을 하고 안전한 겨울나기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백신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입니다.


개인위생을 잘 지켜 독감도 코로나도 모두 함께 극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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