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tay Cool
눔, 친절하거나 잔인하거나
눔이 약속한 머니백 챌린지에 성공하고야 말겠다는 일념 덕분에, 눔과 함께 하는 일상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체중계 숫자에도 당분간 무뎌 지기로 했다. 귀찮아 죽겠다는 궁시렁거림을 입에 달고 있지만, 하루 세끼 식단 기록은 거르지 않았다. 눔이 정해주는 하루 목표 걸음 수를 달성하기 위해 나름의 작고 작은 노력을 하기 시작했다. 건성으로 읽더라도, 아티클은 빠지지 않고 체크한다. 어쨌거나 눔이 내주는 하루 과제를 완전히 클리어하고 나면 작은 성취감이 있더란 말이지… 히힛. (나는 연속되는 작은 성취감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한다!)
눔이 일러바친 내 사랑 만두의 민 낯
그러다가 의외의 사실, 즉 나에 대한 진실을 하나씩 접하게 됐다. 습관처럼 남긴 식사 기록을 눔이 ‘칼로리 밀도’를 기준으로 분석해서, 음식 신호등으로 촤르륵 아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데… 아아아… 내 음식 신호등에는 균형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내 식단은 온통 노란색과 빨간색 음식으로 가득했다. (물론 초록색이 칼로리 밀도가 낮은, 권장되는 음식들이다)
그래서 그 오랜 기간(억겁의 시간 같았던 지난 몇 개월) 동안 배를 곯아가며 소식을 해도, 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냉동실에 항상 세 종류 그리고 네 봉지 이상 재고를 유지하는 바로 만두, 만두만두만두가 그동안 나에게 칼로리 테러를 가하고 있었다는 사실. 저녁 운동을 마치고 간단하게 챙겨 먹던 간식, 비비고 한섬 만두 달랑 4개가 무려 485kcal. 그것도 기름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찐만두로 먹었는데 말이다. 물론 지난해 가을부터 갈아탄 풀무원 얇은 피 만두도 다르지 않더라. 엄하게 스스로를 다잡고, 만두 딱 5알을 건전하게 쪄 먹고 스스로를 얼마나 대견해했는데… 사실 다이어트하지 않을 때 가벼운 간식으로 먹는 만두는 보통 7~8개는 된다. 616kcal. 제대로 된 한 끼 식사와 거의 맞먹는 칼로리다. 섭취한 양이 아니라 음식의 칼로리 밀도가 문제였던 것이다. 사실 그동안 먹는 양에만 신경을 썼지, 무엇을 어떻게 먹느냐에는 소홀했던 현실이 바로 드러났다. 내 사랑 만두의 미친 칼로리를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다니!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것이지만, 내 식생활을 매일 눈으로 보게 되니 이 삼색 신호등에서 초록색을 쭉 늘여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하게 되더라!✌ 덕분에 각종 채소들의 다양한 레시피도 쌓이고 있다.
눔이 매일 보내주는 아티클도 은근 중독성이 있어서, 하루라도 건너뛰게 되면 영 찝찝하다. 바빠서 제때 챙겨보지 못하면, 짬날 때 날짜를 거슬러 올라가 휘리릭 탐독을 하게 되는데…이거슨 아주 양질의 건강 컨텐츠 큐레이션 서비스다!!! 살아오면서 속설 혹은 가설로 치부했던 많은 다이어트 팁들을 구체적인 실험 결과로 눈 앞에 들이댔다.
너는 이런 이유로 그렇게 (멍청하게) 먹을 수밖에 없었다
식사량 결정 환경 트리거(음식의 유무, 먹었다는 증거, 1회 제공량).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다. 배고프지 않아도 손 닿는 곳에 음식이 있으면 먹게 된다. 닭뼈를 눈 앞에 쌓아가며 먹어야 먹은 기분도 나고 포만감도 쉽게 찾아온다. 정갈한 식탁 분위기를 위해 닭뼈를 바로바로 치워버린다면, 나도 모르게 더 먹게 된다. 실제 그릇의 사이즈(음식의 양)보다는 한 그릇을 비웠다는 것에서 포만감을 느낀다. 이런 내용들을 구체적인 실험 결과로 확인시켜 준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코넬 대학과 함께 진행한 실험 결과,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Obesity Research 연구 논문을 포함한 수많은 임상 결과 덕분에 가설/속설을 Fact로 받아들이고, 나의 무지를 반성하게 됐다. 잘 몰라서, 그냥 하던 대로 하면서 계절 바뀔 때마다 이벤트처럼 다이어트를 해보려 했으니…
큰 변화는 아니었지만, 체중계 숫자로 조금씩 변화를 확인하며 4주를 보내고 나니… 슬슬 갑갑함이 찾아왔다. 체중계 숫자도 아주 얄미울 만큼 살짝 움직이다 되돌아왔다 하고. 이때 눔이 바로 눈치를 채고, 이제 내가 정체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상심 말라며 다독이기도 한다. 위로는 안되지만. 그리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온다. 다이어트 휴식기를 가지라고. 오홀~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Related Metabolic Disorders,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등에 발표된 연구결과들이 ‘다이어트 휴식기의 과식은 렙틴(포만감)을 늘리고 에너지 소비량을 늘리고 장기적으로 체지방 감소에 기여한다’고 알려준다. 개인적으로 볼 때 굉장히 훌륭한 연구였다고 생각된다!!
아~ 렙틴(지방 세포에 살고 있는 포만감 호르몬)과 그렐린(렙틴의 최고 강적, 위에서 분비되는 공복 호르몬) 그리고 ILP-5(인슐린 유사 펩티드, 대장에서 만들어지는 공복 호르몬), 이 셋의 전쟁에서 렙틴이 승리할 수 있도록 잠깐 허리띠를 풀어보기로. 뭔가 굉장히 똑똑해지고 있는 기분이다. 힛.
슬슬 눔이 상당히 똑똑하고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적인 코치님에 대한 불만은 이미 사라졌다. 어차피 눔의 비즈니스 모델, 서비스에서 그녀의 역할은 크지 않았던 것 같다. 다가오는 여름을 걱정하며, 프로모션에 낚여 얼결에 시작한 누움. 눔이 제시하는 16주 프로그램을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추가로 8주를 결제하게 될 것인가? 아.. 그래도 더딘 체중감량에 불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도 사실. 일단 8주 끝까지 눔, 이 놈을 낱낱이 파헤쳐 보고 결정하기로! 일단 난 똑똑하게 낚인 거라고~~~! ㅋㅋㅋ
Stay Cool님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