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의사의 겨드랑이 땀냄새 없애는 법
by 테헤란 언니
누가 내 겨드랑이의 긴 장마를 막아줬으면...역대급 더위와 습도가 예고된 올여름, 겨드랑이 땀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겨땀파크로 벌써부터 긴장을 할 텐데요. 오늘은 겨땀! 겨드랑이 부분의 땀 분비와 이와 관련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 유독 겨드랑이에만 땀이 많이 나는데 이유가 뭘까요?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는 맵다고 느끼고, 누구는 안 맵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죠? 땀 분비도 같아요. 땀을 만드는 공장인 땀샘의 분포가 겨드랑이에 많을 수 있습니다. 또, 같은 자극에도 겨드랑이 땀샘이 더 예민하게 반응해 땀이 많이 날 수 있죠. 겨드랑이에 유독 땀이 많이 난다면 다른 사람보다 땀샘이 더 많고, 한 번에 많이 땀을 생산하기 때문입니다.
# 겨드랑이에 땀나는 것과 액취증(암내)와 같은 건가요?
겨드랑이 땀과 액취증(암내)는 다릅니다. 땀이 많이 난다고 모두 액취증이 있는 건 아니죠. 액취증은 땀의 지방 성분이 피부 세균에 의해 분해되면서 지방산과 암모니아가 발생해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우리 피부는 무균상태가 아닙니다. 항상 있는 균들인 상재균을 포함해 다양한 세균들이 존재합니다. 피부는 외부환경과 가장 최전선에 있기 때문입니다. 땀의 구성성분, 즉 지방성분의 비율이 높게 분비되는 사람이라면 액취증이 생길 확률이 높죠.
겨드랑이 땀이 많다고 액취증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겨땀 냄새를 없앨 수 있는 민간요법이 있던데, 효과가 있을까요?
인터넷을 찾아보면 상추, 식초, 레몬, 감자 슬라이스, 베이킹 소다 등을 겨드랑이에 바르면 겨땀 냄새를 없앨 수 있다는 민간요법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과연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요? 테헤란 언니 포스팅을 보셨던 분이라면 저의 답을 이미 알고 있으실 겁니다. 민간요법이 ‘민간’이란 접두어가 붙는 건 이유가 다 있습니다. 즉, 효과가 없습니다.
겨드랑이는 우리 몸에 접혀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 한번 만져보세요. 피부가 얇은 편이죠? 얇은 피부가 접혀 있으면 피부질환이 잘 생길 수 있습니다. 올록볼록 살이 접힌 아기들의 목이나 팔뚝에 땀띠가 잘 생기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런 부위에 민간요법이라 불리는 것들을 바르면 자극성 피부염이 생겨 땀냄새보다 더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극성 피부염의 증상은 발진, 화끈거림, 가려움 등인데, 겨드랑이를 붙이고 있을 수 없죠. 의도치 않게 어깨 자랑하는 것처럼 겨드랑이와 팔을 벌리고 지낼 수 있으니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민간요법? '민간'이란 이름이 붙는 이유가 있어요. 효과가 없으니까!# 피부과에서는 겨드랑이 땀냄새를 제거해주는 시술이 있나요?
액취증의 원인은 땀+세균의 합작입니다. 액취증을 해결하려면 땀을 줄이거나 세균을 줄이면 됩니다. 땀을 줄이려면 땀이 나는 상황을 줄이거나 땀 공장 숫자 또는 땀 생산량을 줄여야 합니다. 땀 공장 숫자를 없애는 방법은 피부를 절개해 피부 밑에 있는 땀샘을 빼내는 수술, 레이저를 이용해 파괴하는 시술 등이 있습니다. 시술의 경우 전자레인지에 이용되는 극초단파(Micro-wave)를 이용해 피부 표면을 보호하면서 땀샘만을 선택적으로 없애는 방식입니다. 땀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보톡스 주사가 있습니다. 땀은 신경의 자극을 받아 분비되기 때문에, 땀샘에 전달되는 신경 자극을 보톡스를 통해 마비시켜 땀 생산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혹시 겨드랑이 땀을 줄어들면 신체 다른 부분에서 땀이 나는 거 아닌가요?
특정 부위의 신경을 차단해 땀을 줄이면 보상성 다한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얼굴에 땀이 많이 나는 안면 다한증 수술을 하면 보상성으로 손이나 두피에 땀이 증가하곤 합니다. 하지만 겨드랑이 시술과 수술은 땀샘을 지지거나 아예 뽑아 없애는 거라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지 않습니다.
세균을 줄이는 방법은 평범하지만 개인위생을 지키는 거죠. 샤워를 하고(생각보다 안 씻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렵다면 겨드랑이 만이라도 씻으시고…), 땀이 날 때 빠른 건조를 하고, 서늘한 겨드랑이 환경을 유지해 세균이 증식되는 상황을 방지합니다.
땀이 많이 나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면 도움이 됩니다.# 겨드랑이 땀냄새를 줄일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알려주세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개인위생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 땀이 많이 나는 상황을 줄여야겠죠. 발열을 부추기는 술, 맵고 짠 음식, 카페인 성분이 든 커피, 홍차, 에너지 음료를 삼가주세요. 그리고 땀에서 세균의 먹이인 지방 성분을 높이지 않도록 동물성 단백질이나 지방 섭취를 줄여주세요.
데오드란트는 땀 억제 활성 성분인 알루미늄클로로하이드레이트 복합체와 같은 알루미늄계화합물과 항균작용을 위한 트리클로산 성분이 있으며, 사이클로펜타질록산, 징크옥사이드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성분에 알러지가 없다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다만, 과도한 사용은 자극과 색소침착 등이 발생할 수 있으니 외출 전 한번, 적당량을 사용해주세요. 덕지덕지 많이 바른다고 땀이 더 많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랍니다~
가장 기본적인 개인 위생과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이 어렵죠. 먼저 추천드린 생활습관을 실천해보고 이후에도 냄새나는 겨땀파크 개장이 지속되시는 경우에는 가까운 피부과를 방문해 상담받길 바랍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