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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상건강 Jun 15. 2021

올 여름 겨드랑이 땀을 막아줄 이것!

by 허당 약사

기계 소리에 새벽부터 눈이 떠져 혹시나 싶어서 집안을 둘러보니, 역시나 방마다 선풍기가 밤새 돌아가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우리 집 땀 부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사시사철 1인 1선풍기를 품고 사는 삼부자의 빨래 담당 허당약사에게도 여름은 시련의 계절입니다. 그들이 내놓는 냄새나고 축축한 빨래는 대용량 세탁기와 건조기를 매일 풀가동해도 화수분인 양 바구니 밖으로 넘쳐납니다. 


땀은 더위에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나는 것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땀이 나는 정도를 지나 줄줄 흐르는 수준이 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뿐더러 건강에도 안 좋고 대인관계에도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겨드랑이 땀은 악취까지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피땀눈물보다 진한 겨땀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그럼 시도 때도 없이 흐르는 겨땀눈물을 막아줄 치료제는 무엇이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찬찬히 살펴보기로 해요. 


#1. 약국에서 살 수 있는 다한증 치료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직접 바르는 다한증치료제가 있습니다. 크게 구분하자면 염화알루미늄과 글리코피롤레이트 성분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데, 이 약들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1) 겨드랑이, 손, 발에 사용하는 염화알루미늄 제제

염화알루미늄 제제는 드**로액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알루미늄 성분은 땀샘에 젤리 같은 막을 만들어 땀구멍을 막습니다. 땀이 나오는 출구를 막으니 땀이 못 나오겠죠. 출구를 찾아 헤매는 땀이야 답답하든지 말든지 여러분은 쾌적하고 보송보송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사용방법은 심플합니다. 저녁에 한 번, 땀이 나는 부위를 씻고 물기를 완전히 말린 건조한 피부에 약 액을 바르고 다음날 아침에 물로 씻어줍니다. 증상이 나아지면 일주일에 1~2회로 줄입니다. 이 약은 겨드랑이, 손, 발에 사용하고, 장기간 사용하면 땀샘에 구조적, 기능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니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근데 왜 아침에 씻어야만 할까? 염화알루미늄 제제는 물과 반응하면 염산(HCl)이 생겨서 피부에 자극을 줍니다.(중학교 화학 시간에 배운 건데 기억 안 나죠? 안 나는 게 정상입니다.) 만일 아침에 씻어내지 않고 생활하다가 약 바른 곳에 물이나 땀이 닿으면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트러블이 생길 수 있어요. 특히, 제모 직후나 상처가 있는 부위에는 자극이 심할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그리고 중간중간 땀이 난다고 자주 사용하면 피부 자극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아예 집에 두고 다니길 권장합니다.  

2) 얼굴에 사용하는 글리코피롤레이트 제제

글리코피롤레이트 제제는 안면 다한증에 사용하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이 성분은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땀샘과 결합하지 못하게 막아서 땀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이러한 (그 결합 절대 반댈세!) 작용을 항콜린작용이라고 하는데 특히, 얼굴 부위 과도한 땀 분비에 효과가 있어서 안면다한증 치료제로 사용합니다. 염화알루미늄 제제가 자극성이 있어서 얼굴에 사용하기 어려운 점을 해결한 제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약도 사용법이 간단합니다. 성인이 사용하며, 세안 후 충분히 건조한 얼굴에 패드 제형으로 된 제품을 하루 한 번 가볍게 5회 정도 문지릅니다. 그러고 나서 4시간 이내에 씻지 말아야 합니다. 글리코피롤레이트 제제는 항콜린제라고 말씀드렸죠. 항콜린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눈, 코, 입은 절대 문지르면 안 됩니다. 녹내장 환자는 처음부터 사용하면 안 되고 사용 중인 분 중에서도 동공확대, 시야 흐림, 입마름 등이 생기면 즉시 사용을 중지하고 의사. 약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글리코피롤레이트는 정제와 주사제도 있기는 한데 전문의약품이고 적응증도 상이해 반드시 의사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2. 데오드란트(deodorant)도 다한증 치료제일까?  

데오드란트는 의약외품/화장품에 해당되며 의약품이 아닙니다. 데오드란트는 땀 냄새 제거제로, 땀 분비 자체를 억제하는 다한증 치료제와는 다릅니다. 다양한 성분들이 있는데 이 제품들은 배출된 땀을 세균이 분해하면서 생기는 냄새를 제거합니다. 즉 체취의 원인인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는 거죠. 따라서 본인의 증상과 필요한 용도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겨드랑이, 손, 발에 땀이 줄줄 > 염화알루미늄 제제
-얼굴에 땀이 줄줄 > 글리코피롤레이트 제제
-냄새 때문에 머리가 지끈 > 데오드란트 
-복합적이거나 해결이 안 되면 > 피부과에 방문

#3. 땀억제를 위한 생활습관, 이것만 기억하세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전의 힘이겠지만, 땀이 많이 나는 체질이라면 우선적으로 잘 씻고 위생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더워서 흘리는 땀은 어쩔 수 없으니 휴대용 선풍기나 부채를 활용할 수도 있고 여벌의 옷과 수건을 가지고 다니면서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화를 내거나, 몸을 혹사해도 신체 균형이 깨지면서 식은땀 또는 과도한 땀이 나게 되니 적당한 휴식을 취하면서 편안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기 바랍니다. 이래도 저래도 땀과 악취로 괴롭다면 위에 설명해 드린 다한증 치료제와 데오드란트 제품들의 특징과 작용을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거나 피부과에 방문해 적극적인 치료를 받길 추천합니다. 

중독성 강한 세탁 종료 풍악(숭어 축제 송)이 울려 퍼집니다. 하지만 “빨래 끄읕!”을 외치지는 못합니다. 누렇게 물든 얼룩과 냄새가 빠지지 않았거든요. 아빠 옷은 어깨, 큰아들 옷은 등, 작은아들 옷은 겨드랑이가 아주 노~랗습니다. 개성이 뚜렷한 빨래들을 모아 모아서 다시 삶기 기능을 클릭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약국에 가서 다한증 약을 사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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