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테헤란 언니
밤 10시가 넘은 시간, 테헤란 언니는 피부과에 홀로 남아 특별한 환자를 기다린다.
몇일 전 병원으로 이상한 전화를 받았다. 피부과 상담을 받고 싶은데, 아무도 없는 시간에 방문 상담을 받고 싶다며 간절히 부탁을 했다.
‘혹시 연예인? 한국말이 좀 어눌한 데 헐리우드 배우인가?
내심 기대를 갖고 환자를 기다리며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보기 시작했다.
기분 때문인가? 창밖에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을씨년스럽다.
‘이제 올 때가 된 것 같은데…’
‘딸랑딸랑’
병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진료실과 연결된 복도로 걸어오는 환자의 발소리가 들린다.
‘스르륵, 턱! 스르륵, 턱!’
‘발소리가 좀 이상하네?’
발소리가 멈추고 진료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거기엔 ‘좀비’가 있었다.
‘좀비라고? 꺄아아악!!’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정신을 차린 테헤란 언니 앞에는 여전히 ‘좀비’가 있었다. 매우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이다.
‘내가 아직 살아있네? 날 잡아 먹으려는 게 아닌가? 그럼 얘기라도 한번 들어보자!’
“좀비…씨? 예약한 분이 좀비씨가 맞나요?”
“네… 놀라게 했다면… 미안합니다.”
좀비는 매우 불쌍한 얼굴로 테헤란 언니에게 사과를 했다.
‘좀비한테 사과를 받다니… 내가 좀비 드라마를 너무 열심히 봤나?’
테헤란 언니는 정신을 가다듬고 좀비의 말을 좀 더 들어보기로 했다.
이 가련한 좀비는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하지만, 얼굴에 크고 작은 상처가 많고 괴기스러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기겁을 하며 도망을 쳐 슬프다고 한다.
# 좀비 얼굴의 흉터, 없앨 수 있을까?
찢긴 상처는 종류에 따라 안 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좀비씨의 상처는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않은 채 방치 된 것 같네요. 봉합 또는 항생제 치료 등으로 감염을 예방하지 않아서 상처를 안보이게 하기는 힘들 듯 해요. 보통 얼굴에 상처는 원인과 부위 그리고 피부톤과 재생능력에 따라 흉터가 생길 확률이 다릅니다.
손톱에 긁힌 상처나 물린 상처는 흉터가 잘 생기죠. 이마와 같이 살이 없는 부위는 지방층이 없어 재생 능력이 떨어져 흉터가 잘 생깁니다. 턱도 마찬가지죠. 턱 부분은 튀어나오는 비대 흉터가 잘 생겨요. 피부톤이 어둡다면 상처 부위에 색소 침착이 생겨 검게 될 확률이 높고, 가지고 있는 질환이나 피부 건조가 심하다면 재생 능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보다 흉터가 더 잘 남을 수 있어요.
흉터 제거 시술이 있긴 한데 상처의 원인과 부위에 따라 시술 가능한 시기가 달라질 수 있어요. 흉터의 종류와 깊이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죠. 흉터 제거 시술은 크게 레이저/필러와 같은 시술과 수술 방법이 있습니다. 시술은 흉터 부위를 자극해 재생을 촉진하고 흉터를 잡고 있는 섬유 끈들을 끊어내 주거나 파인 부분을 필러로 채워주는 것이죠. 비대 흉터처럼 튀어나온 흉터는 스테로이드 병변내 주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시술로 하기 어려운 크게 파인 흉터라면 절개 및 봉합을 통한 수술 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어요.
# 다크 서클만 없어도 음침한 분위기를 없앨 수 있을 텐데…
다크 서클의 종류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색소 침착으로 검게 보이는 경우 그리고 피부가 얇아 피부 밑 발달된 정맥혈관이 비치어 보이는 경우죠. 다크 서클의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 피부과를 방문해 원인에 대해 상담을 하는 것이 좋아요. 오늘 좀비씨의 방문은 칭찬해줄 만 하네요.
색소 침착이 원인이라면 색소를 줄여주는 레이져 시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씨의 다크 서클은 정맥 혈관이 비쳐보이는 것이 원인으로 판단되네요. 혈관 레이져도 가능하고 다크 서클 부위에 필러 주입 또는 지방 이식을 해서 피부를 두텁게 해 정맥이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어요.
그런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생활 습관 교정이죠! 좀비씨! 보통 몇 시에 자나요? 대부분의 다크 서클러들은 올빼미형 생활 습관을 갖고 있어요. 가끔 화장을 안 지우고 자는 사람들도 있고요. 모든 일이 그렇지만 다이어트와 같이 피부도 꾸준한 관리를 해야 그 결과물인 피부톤과 주름 등이 개선될 수 있어요.
# 좀비 피부를 좀 더 생기 있게 할 수 없을까요?
좀비씨? 먼저 질문 먼저 할게요. 충분한 수면은 하고 있나요? 하루에 물은 몇 리터를 마시고 있나요? 저도 밤에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요. 요즘은 넷플릭스 킹덤을 정주행 중이죠. 그런데 아무리 늦어도 12시 전에는 취침하길 권해요. 숙면은 만병의 예방과 꿀 피부로의 첫 걸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죠. 수분 섭취도 마찬가지에요. 피부가 생기 있어 보이는 것에는 피부의 건조도, 혈색, 색소침착 등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나타나요.
그리고 건조한 피부를 방지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섭취와 보습제 사용이 필수적입니다. 혈색은 큰 지병이 있지 않는 한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얻어질 수 있어요. 색소침착은 뭐니뭐니해도 자외선 차단입니다. 어찌 보면 기본적인 것을 지키면 원하시는 생기를 얻을 수 있지만 일상에서 이를 지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죠. 좀비씨! 생기 있는 피부를 위해 오늘부터라도 노력해 봅시다!
‘살다 살다 좀비 피부를 상담할 줄이야’
좀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 담고 퇴근 준비를 하는 테헤란 언니. 불을 끄고 진료실 문을 나가려는데 입에서 입김이 났다.
‘오뉴월에 서리? 지금은 한여름인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테헤란 언니는 주위를 둘러봤다. 눈을 비비고 자세히 보니 진료실 한 켠에 뭔가가 있다. 긴 생머리? 하얀 치마?
<다음편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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