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떼창이 되어버린 이 노래
그러고 보니 너희들에게 할머니가 살아오신 인생을 자주 들려주지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빠가 기타를 칠 때 즐겨 부르는 노랫말을 들으며, 할머니를 향한 아빠의 애처롭고 애틋한 정서를 느꼈을 수는 있겠다. 이 글 공간을 통해서도 '우리 엄마'를 향한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어쩌다가 만날 수 있도록 나누어 볼까 한다.
재미있는 건 '우리 엄마' 생각날 때마다 불렀던 그 노래가 어느새 우리 가족 떼창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이 노래는 원래 듣거나 부를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졌는데, 아빠가 한 소절 부르면 너희들이 이어받아 부르고 순식간에 떼창이 되는 바람에 웃음이 터져버릴 때가 더 많아졌다.
이제는 우리 집에서 누구나 흥얼거리는 노래가 되어버린 김진호의 노래, '가족사진'.
바쁘게 살아온 당신의 젊음에 의미를 더해줄 아이가 생기고
그날에 찍었던 가족사진 속에 설레는 웃음은 빛바래 가지만
어른이 되어서 현실에 던져진 나는 철이 없는 아들이 되어서
이곳저곳에서 깨지고 또 일어서다
외로운 어느 날 꺼내본 사진 속 아빠를 닮아있네
내 젊음 어느새 기울어 갈 때쯤 그제야 보이는 당신의 날들이
가족사진 속에 미소 띤 젊은 아가씨의 꽃 피던 시절은
나에게 다시 돌아와서
나를 꽃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버렸던
그을린 그 시간들을 내가 깨끗이 모아서
당신의 웃음꽃 피우길
-김진호의 [가족사진]
너희 할머니도 젊은 아가씨 시절, 꽃 피던 그 시절이 있었을 텐데…
한 남자와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노랫말에 있는 것처럼,
아빠를 꽃피우기 위해 온전히 거름이 되어버린 할머니의 시간들….
지금은 주름 가득한 그 얼굴이 떠오르네.
참 속상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는데,
어떻게 그 마음에 기쁨을 드릴지 잘 모르겠구나.
이제라도 그을린 그 시간들을 깨끗이 모아서 주름진 얼굴에 웃음꽃 피워드려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구나.
참 속상하다.
할머니한테 잘 해드려라. 아빠 대신. 흠흠.
* 자녀들의 성장에 '어떻게든' 함께 하고픈 아빠가, 일상 가운데서 길어 올린 단상을 가벼운 토막글로 엮어 전합니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아빠의 마음과 생각들이 때에 맞게 흘러갈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흘러가 닿아서 또 다른 생각을 듣고 배울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고요.
글 속 삽화는 아이들이 그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과 그림이 시작된 배경이 좀 더 궁금하신 분은 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