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서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이 정말 사실일까?
https://youtu.be/8B6_dTVc23w?si=mEddJ8p3AvywGZej
정신과 PK때 일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정신과 실습은 입원환자들과 폐쇄병동에서 8시간을 함께 보내며 담당 환자들과 면담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담당환자에 대해 일주일간 면담하여 그 내용을 교수님 앞에서 발표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다만, PK들은 실습중 환자의 차트는 보지 않는걸 원칙으로 하였다. 당연히, 입원환자가 어떤 약을 먹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알수 없었다.
나는 실습초반에 60대 후반 처럼 보이는 할머니를 담당하게 되었다.
담당 첫날, 나는 할머니의 침상에 찾아가 "제가 일주일동안 환자분을 담당하게 되었어요"라고 소개하며 "불편한거 있으면 저에게 언제라도 말해 주세요"라고 웃으며 이야기를 했다. 정신과에서는 환자와의 라포 (감정의 벽 허물기)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어떡해서든 할머니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해 보았다. 첫날엔 간단한 호구조사 정도를 하였고 이들날에 들어서 집에서 귤을 몇개 가져와 할머니에게 건네며 "이것좀 드시겠어요"하며 말을 건냈고 이에 할머니도 흔쾌히 이를 받아 주었다.
그리고, 나는 할머니에게 "할머니, 어떻게 하시다가 이렇게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어요? 건강해 보이는데..."물었고 할머니는 그때 여서야 뭔가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나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자기는 서울 삼청동 부유한집 셋째 딸로 태어났다고 했다. 자신의 아버지는 서기관이었고 어머니는 초등학교 교사였으며, 막내딸로 어렸을 때부터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랐다고 했다. 어머니가 항상 예쁜 옷 입혀서 학교에 보냈고 공부도 잘 해서 학교에서 반장도 도맞아 했다고 했다. 유복한 가정 환경때문인지, 돈에 대한 걱정도 별로 없었고, 운이 좋게도 남편도 서울대를 나와 행정고시를 패스해 고급 공무원으로 퇴직을 했다고 하였다. 자녀는 2남 1녀를 두었고, 아들 딸 모두 결혼을 하여 손주가 4명 이라고 했다. 손주들이 재롱을 보는게 가장 좋은 일이라며 입원을 하니 손주들을 보지 못해 가장 아쉽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얼마전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는 바람에 할머니도 우울증에 빠졌고, 그 우울증이 심해져서 몸도 아프기 시작했다며, 특히 가슴이 찌를 것 같이 아프고, 일어나지 못할 만큼 무릎관절이 쑤신다고 했다.다행히 담당 교수님이 우울증약과 진통제를 처방해 주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너무 힘들었을것 같다며 선생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까지 했다.
"할머니, 많이 힘드셨겠어요?" 라고 이야기를 하니, 할머니는 한스러운 듯 눈물을 보이며 "이제 70이 다 다되어 이룰것 다 이뤘고, 아이들도 잘 컷으니 내가 뭘 더 바라겠어요? 이제 몸만 아프지 말고 우을한 감정 없으면 그걸로 족한거지..."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할머니가 남편을 잃고 급성우울증 때문에 입원하게 된 사실을 알고 마음이 아파 할말을 잃었다.
"할머니, 제가 도와 드릴수 있는것은 다 도와 드릴테니, 언제라도 저에게 말씀만 주세요."라며 손을 꼭 잡아 드렸다. 그 이후로 나는 할머니에게 더 다가가서 할머니의 여러 이야기를 들어 드렸고, 할머니는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 부터 어떻게 연애를 해서 결혼했는지, 아이들 키우면서 뭐가 제일 좋았고 어려웠는지 등 자기이 이야기를 이야기 봇다리 펼치듯 나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나는 일주일 동안 할머니를 관찰한 내용을 바탕으로 "급성 우울증"과 "관절통" 으로 결론 내리고, 환자의 입원 경위, Implession(의심되는 진단) , 그리고 향후 처방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care plan (치료계획)을 짜서, 담당교수 앞에서 멋지게 발표를 했다. 그리고, 나는 교수님께 이정도면 칭찬받겠지 생각하고 있을 무렵 교수님께서는 "혹시 환자 가족 중에 면담한 사람은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했다. 나는 순간 당황하여 "아니요 거기까진 생각못해봤습니다. ". 생각해 보니, 가족 중에 할머니보다 조금 나이들어 보이는 남자가 와서 한동안 왔다가 가는 모습을 몇번 보았는데, 나는 혹시라도 면회하는데 피해를 줄까봐 일부러 자리를 피해주곤 했었다.
그리고 교수님은 나에게 그 할머니의 의무기록을 그때여서 보여주며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주었다.
이 할머니는 강원도 횡성의 아주 가난한 농부의 집안에서 태어났고, 할머니와 할머니의 오빠 둘이 형제였다. 아버지는 매일 같이 술을 먹고 일을 안해 가난하게 살았는데, 어머니가 생선가게를 해서 겨우겨우 어린 시절을 살았다고 했다. 아버지는 폭력적이어서 매일 아이들을 때렸고, 이런 할머니는 하루하루 겁에 질려 주눅들어 살았다고 했다. 또한, 가난때문에 초등학교도 가는둥 마는둥 하였고, 할머니의 엄마의 옆에서 생선가게를 도와드려야 했다고 했다. 이렇게 힘들게 살다보니 실제 결혼은 할 생각을 아예 못했고, 남편, 자녀, 손주 이야기는 모두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라고 말을 했다. 당연히 남편의 교통사고도 없었고 면회를 오신 분은 할머니의 오빠라고 하였다. 현재 그녀는 "망상증"과 "신체화장애(실제 아프지 않은데 2차 보상을 위해 아프다고 실제 느끼는 장애)" 때문에 입원한거고 현재 조현병약과 가짜 통증치료제를 처방했다고 했다.
나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할머니는 자신의 받아들일수 없는 현실 때문에 가상의 세계를 만들고, 자신을 그 그세계에 가둬두고그 세계안에서 부자집 세째딸이 되고,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으며,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는 등 완전히 새로운 자기를 만들어 낸것이다. 그런데, 그걸 실제로 그렇게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일주일 동안 그 할머니에게 무엇을 들은거고 무엇을 느꼇으며. 무엇을 공감을 해준것인가?
요즘 나는 스톡이와 근 2년간 이혼 소송을 진행하면서 PK시절에 그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 스톡이 또한 자신이 만든 세계에 자신을 가둬두고 피해망상 속에서 그 할머니 처럼 신체화장애때문에 온몸이 아픈건 아닐까?
그 할머니는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내가 지금 이순간 보고 듣는 것이 정말 사실일까?
인터넷 상에서 한번도 보지도 못한 한사람의 알방적인 의견을 듣고, 그것이 정말 사실일 꺼야 믿는 그들은 나의 PK시절 만큼 정말 순진한 사람들일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극단적으로 이상화한다.
그리고, 그 이상적인 모습을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도덕적이지 않은 방법까지 동원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을 할때에도 이 사람이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지. 이용할 가치가 있는지.. 자신의 이상화에 부합되는 사람인지 철저하게 판단하고, 일단 타겟이 되고 나면 이후 러브바밍과 후버링을 통해 자기의 소유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데 이마저도 안되는 사람들은 결국 망상을 통해 자신의 이상화를 실현하려고 하거나, 이상화를 이루지 못한 이유를 외부로 부터 찾기 시작한다. 이러한 망상은 피해망상 (내가 이래서 성공 하지 못한거야, 다 너때문이야) 및 색정망상 (남자들은 다 나를 좋아해. 나는 매력적이거든. )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는데, 스톡이의 경우 스토커들에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망상장애와 성격장애, 조울증, 조현병"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보인다. (출처 : 스토커들의 심리 상태를 파헤쳐봤다 (chosun.com)) 여러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들은 치료 되지 않는다고... 결국 지금은 내가 당사자이지만, 향후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당사자가 될수 있다.
참고로 스톡이는 나와 교제할 2015년 무렵 개명 신청을 하여 이름을 막 바꾼 상태였다. 요즘 세상에 이름 바꾸는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뭔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꺼림직하다. 도대체 뭐를 감추고 싶은거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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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글이 누구를 비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저의 일상생활의 일기임을 말씀 드립니다. 누군가를 특정화하지도 않았고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을 써내려간 글임을 말씀드리며 사실여부도 확인해 드릴수 없음을 다시한번 말씀드리니 참고해주세요. 생각나는대로 감정가는대로 쓴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