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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un 29. 2018

다행과 불행을 알게 한 선물

선물이라고 하면 기대를 하는데, 이미 자네가 선물이면 더 큰 선물을 기대해야 하는 건가?

싶은 마음에 아주 잠시 설렘을 내려 놓었다.

공간을 선물 받는다는 것.

사랑하는 공간을 선물한다는 것.

묘하다.

공간에게도 색깔이 있다면 꼭 보라색일 것만 같은 곳.

아니 실로 온통 보랏빛인 곳.

나마저도 온통 멍이 들어 푸르딩딩하지만 보호색이라도 되는 듯 숨어서 아프다고 소리지를 수 있는 곳.
-
어떤 말이 무얼 통해 오갔는지 모르는 밤이었다.

해가 뜰 수 없는 밤이었다면 나는, 우리는, 멈추지 않았겠다.

다행과 불행의 차이를 물은 네게 더 따뜻한 답을 건네주지 못해 마음이 시리다.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던 그 불행이 어느 가벼운 다행에서 비롯된 것을,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덜 아팠을까.
-
어쩌면 너는 나의 전생을 꿰뚫어 보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깊이 본 것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시대 어느 적당~한 양반집 규수였으면 좋겠다고 허나 예쁘게만 살고 싶지는 않은 그런 여인이길 바라던 마음을.
-
오래 잡지 못했던 펜은 곧 다시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멈출 줄 모르는 호흡의 편지가 지루하지는 않을까 걱정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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