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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Jan 25. 2019

2019, 제주

덕분에 제주를 가고 덕분에 아프기만 했던 곳이 좋아졌으며,
덕분에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을 터득하여 산다 내가.
올해는 조금 이른 제주.
그래서 조금 더 추운 제주.

생각만으로도 코끝이 시리지만,
이제는 좋아서 그래요.
물론 나는 잘 알고 있고 또 잘 해요.
코가 매워지면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고 가급적 눈을 작게 떠야한다는 것을.
누가 부르면 미안하지만 피곤에 절어 하품하는 척 입을 크게 벌리며 손으로 많이 가려줘야 한다는 것을.
그게 무어냐고 물으면 볕이 좋아서 눈이 부셔서,
그래서 아주 찔끔 눈물이 나온 거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아, 어쩌면 술을 먹은 이후 증상과도 같은 것일지 모르겠다.
또는 그런 기억을 할 때와도 같은 증상일지도.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다고 하는 것.
괜찮다고 말하면 또 너무 빨리 괜찮아져 버릴까,
때론 무서워지기도 하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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