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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아 Mar 09. 2021

물 좀 부탁해도 될까요?

<어쩌면 이건 너의 내일> 출간 전 연재

요새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뜬다. 아침이 좋다. 첫사랑 때문에 등교가 즐겁던 열일곱 이후 이런 기분은 처음이다. 이것은 필시 사랑이다.

출근길에 음악을 들으려 이어폰을 꽂으면 무슨 음악이 나오는지도 모르게 잠들기 바빴는데, 이제는 플레이리스트의 사랑 노래가 모두 내 이야기 같아 자꾸만 따라부르며 흥얼거리게 된다. 이런 게 바로 엔도르핀의 힘인가. 아니, 옥시토신이었나. 뭐가 됐는 나는 지금 사랑의 호르몬이 과다 분출 중이다.


안녕하십니까!

What the? 망했다. 연습한 보람도 없이 "안녕하십니까"라니. 내가 무슨 군인도 아니고. 그런데도 J는 내게 "안녕하십니까" 하고 다정히 인사하고는 나를 지나쳐갔다. 나는 절박해진 나머지 그의 팔을 붙잡으며 "J씨!" 하고 이름을 불렀다.

"네?"

아니, 그게, 저, 혹시, 향수 뭐 쓰세요?

진짜, 이번엔 진짜 제대로 망했다. 변태도 아니고 아침 댓바람부터 무슨 향수 타령이냐고. 단 1분이라도 좋으니 타임머신이 있다면 전 재산이라도 털어서 사고 싶은 순간이다.




해당 글은 저의 첫 독립출판물 에세이 <어쩌면 이건 너의 내일> 정식 출간에 앞서,

일부분을 발췌하여 올린 것입니다.

출간 전까지 연재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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