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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향 Oct 05. 2022

열 줄의 마음읽지-

38

•타지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낸지도 벌써 햇수로 3년째이다

•사무치던 그리움도 결국에는 무뎌져서 마치 일상의 한 부분인 마냥 익숙한 듯하다

•어떤 날은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다가도, 또 다른 어떤 날에는 마치 태어날 때부터 혼자 살아온 사람처럼 늠름한 자신을 발견한다

•아침에 일어나 끓이는 차 한잔, 몸에 좋은 것들로 담아내는 도시락, 노곤한 몸을 사르르 녹게 하는 퇴근 후 저녁의 과일주 한 잔까지, 생활에 담긴 작은 시간들 하나하나 모두 지독한 혼자의 시간 후에 얻게 된 선물이다

자기 자신을 깊이 사랑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혼자 있는 시간 또한 견뎌야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인간이 영영 혼자일 수가 있을까

•혼자라는 사실에 대한 외로운 감정은 사라졌지만, 말소리 들리지 않는 혼자인 집의 공백을 음악과 라디오 소리, 유튜브 사람들의 말소리로 채우고 있는 내 모습은 여전히 매일 목격한다

•결국 우리가 바라는 것은 철저히 혼자 일 수 있는 단단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편히 나눌 또 다른 존재인지도 모른다

•철저하게 외로운 자기 자신과의 독대를 잘 이겨낸 또 다른 누군가와의 만남을 나는 오늘도 기대해본다

•우리는 아마 내일도 함께이기 위해서 혼자 있고, 혼자 있을 힘을 채우기 위해 기꺼이 함께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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