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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향 Aug 11. 2022

열 줄의 마음읽지-

6

마음에 힘이 쭉쭉 빠진 날인지라, 할 일이 있어서 다행이라 여긴 하루였다 

같은 일을 하는데도 내 동기는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죽겠다했는데, 그게 참 웃겼다  

일이란 게 뭘까, 그 의미는 내 안에서도 여러 번 수정을 거듭하며 변화하고 있다 

내가 가진 재능을 재화나 서비스로 만들어내고, 또 그게 나를 살리고 또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

나는 그것을 일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 나의 직장은 내가 이 사회에 입장하는 티켓*을 가지기 위해 노력과 행운을 모두 투자해서 얻은 자리이다        

* 강상중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일은 곧 '사회로 들어가는 입장권'이라고 표현했다 

일한 지 벌써 7년째, 아쉽게도 내가 '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세대 차이만큼이나 격차가 큰 높은 직급의 사람들이 어른이 되지 못한 모습을 감당하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업무분장인지라, 사람을 견디는 능력이 생긴 것이 나름 능력이라면 능력일 거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매니저라는 자리에서 나이 성별 국적이 서로 다른 사람들과 화합을 이루는 것은 호되게 배우면서 알차게 쌓인 확실한 나의 것이다

그래도 마음 한편으로는 항상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장기들이 흐르는 시간과 함께 희미하게 사라질까 걱정이 도사리고 있어서, 나는 또 이렇게 몇 줄의 글과 함께 시간을 잡아두려 허공에다 손짓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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