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인드휴먼
humankind 인류, 우리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 책은 '방관자 효과', '악의 평범성' 등 한 번쯤은 접해왔던 인간의 행동에 관한 실험들과 이론을 반박한다. 골목에서 살해당한 '키튼'의 사건으로 인해 등장하게 된 방관자 효과의 실체가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과는 상당히 달랐다는 점 - 사실은 주민들의 빠른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늦게 출발했고 아무도 '방관'하지는 않았다 - 등을 파헤친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라는 것으로 표현되는 '악의 평범성'의 아이하만이 사실은 히틀러의 광신도였다는 우리가 절반만 알고 있는 사건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보여주면서 정말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이 맞을까요? 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실험실에서 전기고문을 하는 사람들, 깨진 유리창효과 등 아주 유명한 실험들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한다.
신기했다.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는 점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비하인드 스토리들, 작가가 제시하는 서로 친절과 연민을 베풀었을 때의 긍정적인 사회 실험들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정말 우리는 유명해지기 위한 몇몇 사람들의 헤드라인에 낚인 걸까?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라는 생각이 들 때쯤. 어쩌면 우리는 그것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단지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있는 게 아닐까? 이 작가는 위에서 언급한 경우들이 틀렸다는 근거를 찾기 위해 실제로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당시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을 찾아가 진실을 드러낸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결코 악하지 않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다만 여기서 드러난 경우들 외에 이 작가가 찾지 못한 악의 평범성을 증명하는 실험들 역시 아직 잔존해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서로가 추구하는 진실을 위해 지금도 물밑에서 논리와 선동으로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고 그를 지켜보는 대중들은 드러난 진실들 중 일부를 발췌해 본인의 가치관에 대한 증거로 장착할 것이다. 그와 대비되는 증거들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이미 사람이 악하다고 확고하게 믿는 이에게 선하다는 증거를 백날 들이밀어봤자 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설득하려고 애쓰기보다 차라리 '접촉'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적어도 '그럴 수 있다'라는 단계까지 끌어내기 위해서 말이다.
책을 보면 성선설과 성악설 딱 두 개로 구분해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사람은 입체적인 동물이다. 대부분의 이야기에서 악당들의 서사를 보면, 불우한 가정환경, 사랑을 받지 못한 어린 시절과 상처가 그의 '악함'을 자극하고 끌어내는 트리거가 된다. 그들의 잘못은 잘못이지만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움을 유발하기도 하고 사회 전체적인 구조적인 문제로 드러나기도 한다. 단순히 '인간은 악하기 때문에 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혹은 '인간은 선하므로 교화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와 같은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니라 혼나야 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강하게 혼나더라도 후에 남몰래 울음을 훔치며 안아주는 부모님처럼 사회의 분위기가 정립된다면 한결 더 인간다운 모습의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