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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의모든것의리뷰 Dec 18. 2023

죽음

헤어짐

영원한 상실의 순간이 찾아온다. 

비가역적인 상실, 더 이상의 만남이 지속될 수 없음을 의미하는 단어 '죽음'은 사람마다 불러일으키는 의미가 다르겠지만, 병, 사고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시간의 축 위에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사건이다. 죽음은 살아있는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곳이라, 정보의 단절이 발생한다. 죽음 이후에 대한 삶이, 모습이 기록된 건 AI까지 등장하는 등 그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며 달에도 사람을 보낼 수 있는 이 시대에서도 성경, 코란 등의 새겨진 천국과 지옥이 우리의 삶 이후를 관장하게 된다든지, 윤회를 통해 다른 삶을 살게 된다든지 하는 고대 문서에 의존해야 하는 무지의 영역이다. 항상 그러하듯 무지에 대한 두려움은 삶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고 영생을 위한 수많은 권력자들의 노력으로 이어졌다. 

진시황의 무덤, 피라미드 등 고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과거의 시절에 그만한 정밀도로 거대한 건축물들을 만들어가며 후세에게까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잊히지 않기 위한 노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비단 권력자들의 문제만이 아닌 모든 사람들은 죽음을 통한 관계의 단절, 정보의 단절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묘를 만들고 제사를 지내고 그들을 잊지 않기 위한 전통이 생겨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은 그 자체가 대부분의 경우 끝을 의미하며 아무리 그를 기리고 슬퍼한다 한들 돌아오는 것은 대체로 불가능하다. 죽었다가 살아난 경우가 몇몇 있지만 충분한 통계를 모으기 어렵기 때문에 아주 특별한 경우로 받아들이고 하나의 전설로 남아있게 된다. 사람이 죽으면 세상과의 연결이 끊어지고 모든 게 끝이라고 여겨지지만 그러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이 사람에 닿았는지 죽음에 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명언을 날리면서, 죽음이 끝이 아님을 관계의 끝은 절대 아니기를 F의 관점에서 해석해 주고 몸의 죽음에서 마음의 죽음으로 죽음을 유예시키기도 한다. 

사실 물리적인 격리는 떨어져 살거나 매우 멀리 사는 경우네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라 특별하지 않지만 죽음이라는 단어는 그 가능성에 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발달된 교통수단을 통해 물리적 거리를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단 한 가지 사건, 죽음은 그를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아주 많이 특별하게 만든다. 죽음 이후의 삶은, 산 사람들의 몫이다. 죽음에 대한 장례, 예우 등 산 사람들은 죽은 이를 기리기 위한 다양한 후기를 남기고 그 관계를 이어갈 것인지를 선택한다. 죽음을 통해 남은 사람들 간의 관계가 재정립되기도 한다. 특히 구심점이었던 이의 죽음은 꽤 큰 변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알기 때문이다. 

 아주 먼 미래에 다가오기를 바라며 주위의 다른 사람들의 죽음도  먼 미래에 마주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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