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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거의모든것의리뷰 Apr 12. 2024

숫자, 비교, 돈

불행한 대한민국


숫자로 표현되는 수많은 지표들이 있다.


출생률, 사망률, 취업률, 중위소득, 자살률, GDP 등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사회를 설명할 때 주로 참조 되는 숫자들이다. 


낮은 출생률, 높은 자살률, 점점 낮아지는 GDP 성장률 등의 지표가 가리키는 것은 정체되고 있는 국가 기반 산업,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환경, 아이들을 갖기엔 부족한 여유, 더 이상 현생을 버티기 어려운 사람들이 매우 많은 상황이다.


'나는 너무 힘든데 남들은 힘들지 않은 걸까?'


'어떻게 하면 덜 힘들 수 있을까?'


이미 모두가 어려운 삶에 지쳐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마음인 건지 비교를 하게 된다. 이렇게 힘든 삶을 다른 사람의 힘든 상황들을 똑같이 보면서, 공감을 통한 위로를 받고 싶은 건지 혹은 나보다 더 좋지 않은 사람들을 보면서 일말의 위안을 얻고 싶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자신의 상황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며 사람들의 반응을 본다. 



하지만 그런 것을 통해 위로받고 싶어 하던 사람들이 모인 환경이 익명이 보장되는, 진실과 거짓이 구별되지 않는 인터넷이라면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위안을 받고 싶었던 공간이기 때문에, 위안을 받기 위한 거짓들이 추가된다. 과장과 주작을 통해 거짓된 위로를 받기도 한다. 혹은 다른 사람들의 글을 내려치면서 위안을 받기도 한다. 하나 둘 쌓인 이야기들에 의해 인터넷만 보면 누구나 자가를 갖고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부족한 삶이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글은 부족해서, 길게 쓰기는 귀찮아서, 똑똑한 대한민국 사람들은 연봉과 자산 등으로 사람을 몇 가지 숫자로 수치화하고 그들을 비교한다.


따라서 인터넷의 사람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기 위해서는,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인터넷에 있는 저 사람들에게 부럽다는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정도의 돈, 그놈의 돈이 저 삼성의 이재용 회장만큼 충분했더라면 부족하지 않았을 텐데, 생각해 보니 서울에 집을 사려면 20억은 있어야 하니까 100억 정도만 있어도 될 텐데 하는 상위 1%의 삶을 부러워한다. 돈이 넉넉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돈이 넉넉한 경험을 한 이후에 생각해 보자. '세상에 돈으로 안 되는 것들은 돈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 않는가?


그래서 우리나라는, 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물질적인 풍족함이 있다면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





전 세계





대한민국






1위





가족





물질적 웰빙






2위





직업





건강











삶은, 실은 한없이 주관적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영화들과 드라마 소설들이 돈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마치 메이플스토리의 게임 캐릭터처럼 다른 사람들을 판단해버렸다. 게임을 하는 유저의 행복이 캐릭터의 공격력과 직업에 비례한다고 착각한다. 



물론 능력치가 좋은, 객관적 지표가 좋은 사람은 그를 통해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꼭 메이플스토리에서 레벨 랭킹 1위를 하지 않더라도, 보스를 꼭 잡지 못하더라도, 주문서를 바르려다가 터져도, 롤에서 경기를 지더라도 게임을 계속하는 건,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하거나, 같이 듀오를 맺으면서 팀랭을 하는 행위 자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였기 때문에 게임을 했었던 것 같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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