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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사이다 Jan 23. 2018

판타스틱 두바이 (1)

2 ~ 3 DEC 2017

세번째 출장(?)온 11월 인도의 날씨는 한결 시원했지만 하늘이 심상치 않았다. 호수 근처에 물안개가 낀것 처럼 시야를 완전히 가릴만큼 공기가 좋지 않았다. 이건 "미세"먼지도 아니고 "대형"먼지들이었다. 한국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 했을때도 마스크 쓰는게 귀찮지만 엄마의 잔소리때문에 겨우 쓰는 시늉만 했으나 여기서는 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경각심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였다. 그 걱정에는 대형 먼지들이 만들어 내는 퀘퀘한 냄새 또한 한몫 했다.


서울 사무실로부터 한 박스의 마스크가 도착을했고 제시는 아침 저녁으로 인도의 미세먼지 수치를 검색했다. 서울은 35였고, 베이징은 25 였다. 인도는? 무려 405였다. 미세먼지 측정 기준으로 가장 위험한 등급 hazardous. 심지어 인도 미세먼지 농도는 전세계 1위에, WHO 기준치에 100배에 해당한다고 기사까지 나고 있었다.


출처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11/17/0200000000AKR20171117136800077.HTML


이런류의 이슈에 둔감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를 넘어서 심한 안개가 낄 정도로 먼지로 둘러쌓이니, 밖에 나가 활동을 하는 것에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그전에 에이미와 12월 초쯤 스리랑카를 가자고 계획이 되어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었다. 제시는 12월 초 여행계획에 참가의사를 애매하게 가지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녀는 인도에서 가장 공기가 깨끗한 도시들을 찾기 시작했다. 주말이라도 숨을 마음껏 쉴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다 했다. 결국 우리는 어디론가 가야만한다라는 의지만 확인하고 어딜 갈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밤, 정확히는 떠나기 5일전, 밤 늦게까지 우리는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어딜 가든 공기만 깨끗한 곳을 가자는 말을 남긴채 제시는 방으로 사라졌고 거실에 남은 에이미와 나는 지도를 켜고 세계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주말을 이용해서 다녀올 예정이니 가까울것, 비행기값이 합리적일 것, 안전할 것 등등 기준을 세워 두고 카다르를 가자, 쿠알라룸프를 가자 후보를 세워두고 제시가 사라진 방으로 들어가 도시 이름을 말하니 제시는 말없이 공기오염도를 찾아보았다. 화면에 카다르는 최고 오염도시이며, 지금 먼지폭풍이 불고 있는 도시라고 화면에 뜨자 일동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얼마전 페이스북에서 혼자 여행해도 괜찮은 여행지에 올랐었는데 아무래도 공기오염도는 고려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 다음 쿠알라룸프, 오염도는 나쁘지 않으니 갑시다! 라고 결정을 내리긴 했지만 모두들 마음속에 뭔가 딱히 땡기는 여행지는 아니었었던 모양이다. 다음날 이번엔 내가 방으로 먼저 사라지고 다음날 아침에 제시와 에이미가 고치에 가기는 걸로 바뀌었다고 알려줬다. 고치는 인도 남쪽에 있는 도시로, 인도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곳이었고 제시가 처음부터 마음에 두던 도시였다. 떠나기가 코앞인데 이제 정합시다 하고 비행기 티켓을 찾는데 주말 사이에 다녀오기에 비행기 시간도 애매하고 비행기값이 40만원 가까이 나오자, 고치를 40만원 주고 다녀오기는 아깝다고 의견을 모았다. 목적지를 정하던 중에 두바이를 갈까 하다 그전에 아부다비를 다녀왔으니 다른 나라를 가자하고 스킵했었는데 마침 생각나 비행기 티켓을 찾으니 30만원 초중반이 나왔다. 그래, 그냥 두바이나 가자 하고 비행기티켓을 결제해버렸다. 그렇게 우리의 목적지는 막판에 결정되었다.


2주전 조이와 영이 두바이를 다녀와서 두바이 선배(?)로써 숙소 잡는 좋은 위치를 알려주고 팁 몇가지와 힙한 밥집 몇개를 공유해줬다. 두바이의 숙소는 아부다비랑 스펙트럼을 달리했는데 두바이는 바다근처, 호화로운 호텔들이 즐비해서 가격대가 어마어마했다. (물론 저렴한 숙소도 있다) 아부다비에서 사막투어를 했으니, 두바이에서는 다른 것을 해보자 해서 결정한것이 패러모터였는데 가격이 인당 30만원 정도여서 숙소는 저렴한 것으로 선택해야했다. 하지만 최소한의 조건이 헬스장과 수영장이었다. 결국에 싸지만 너무 후지면 안되고 뷰도 아쉬워서 이리 뒤지고 저리 뒤져서 헬스장이있고, 수영장이 있는 비교적 저렴한 수준의 호텔을 예약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제를 한 직후 좋은 호텔이 합리적인 가격에 핫딜이 떴지만 직전 예약한 호텔이 환불불가라 눈물을 머금어야 했다. 부들부들...


그뒤로 우리는 사실 아무것도 정하지 않았다. 여행으로 몇번 합을 맞춰봤기 때문일까? 뭐 도착해서 정하면 되지 하는 마음에 에이미에게 먹을것을 정해보라고 했고, 제시에게 다른 액티비티를 뭐할지를 정하라고 했지만 제시는 두바이가서 숨만 쉬고 싶다고 얘기했다. 토요일 아침 7시 45분 비행기, 공항까지 6시 까지 가면 되니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늦어도 30분에는 출발하자했다. 뜻밖에 그레이아나토미 정주행을 하게 되어서 전날 밤늦게까지 제시와 나는 티비앞을 떠나지 못했고(사실 짐쌀것도 많지도 않기도 했고) 에이미는 미지급된 CS건을 수동으로 처리하느라 새벽까지 일을 해야 했다.


토요일 새벽 5시, 3분단위로 제시와 나의 알림이 무지막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여행 떠나는 아침이라 눈이 수월하게 떠진다. 끼엉차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일어나서 평소보다 빠르게 아침단장을 마치고 어제 밤 싸둔 가방을 둘러메고 에이미 방에 가서 기척을 하니 에이미가 5분만요 하고 소리를 친다. 이동을 담당하는 제시가 우버를 불렀다. 거짓말처럼 5분뒤 에이미가 준비를 마치고 나와 집을 나선 시간이 5시 40분, 마침 우버기사는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고 10분 헤맨 덕분에 우리는 50분이 넘어서야 공항으로 출발했다.


드라이버가 못찾아와서 경비아저씨 찬스를 쓰는 마스크 제시


1시간을 조금 더 남겨두고 도착하니 마음이 급하다. 티켓팅을 하려고 줄을 서니, 두바이냐고 묻고는 기나긴 줄대신 짧은 쪽을 안내해준다. 짐을 맡길것도 없어 금새 티켓을 받아들고 이미그레이션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보딩시간까지 20여분이 남은 상황이라, 라운지 가는 것은 패스하고 다같이 간단히 빵과 커피를 먹기로 했다. 다른 항공기는 비행기 출발시간 30분 정도 전에 보딩이 시작되는데 인도비행기들은 1시간전에 보딩을 시작한다. 근데 신기하게도 그 1시간을 꼭 채우고 심지어는  출발시간을 지나서 출발한다. 대충 이런 상황을 알고 있어서 보딩시작 시간을 약간 지나서 느긋하게 게이트를 향해 갔다. 보딩시간이 20분정도 지났을뿐인데 이미 게이트앞에는 사람이 없고 화면에 심지어 파이널콜이라고 떠있다. 결국 이래도 출발시간에 맞춰 출발하면 다행이지, '쳇'하면서도 발은 잰걸음으로 게이트를 향해 빠르게 걸어갔다.


Fog가 아니라 Smog


비행기에 탑승하고 보니, 대부분 인도인이였다. 사실상 그 비행기에 탑승한 외국인은 우리뿐인것 같았다. 나중에 두바이에 도착해서 안거지만 두바이에 인도인들이 엄청 많고 우리가 일본에 여행가는 것처럼 인도인에게는 두바이가 그런(?) 여행지인것 같았다. 전날 밤 급하게 비행기안에서 읽을 요량으로 리디북스에서 두바이에 관련된 책을 하나와 소설하나를 사두었다. 두바이와 관련한 책은 책이라기에 ^^와 ㅋㅋㅋ 이 난무하는 블로그 글의 모음집같은 수준이었지만 덕분에 간단하게 두바이에 대한 감과 포인트를 잡을 수 있었다. 30분 정도만에 다 훑고 대충 동선을 정리해두고 준비한 다른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흘끔 보니 제시는 아이패드를 보면서 왠지 모르게 히죽대고 있었고 에이미는 어제 새벽에 잠든 탓인지 고개를 한껏 뒤로 젓히고 잠이 든 상태였다.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매우 신난 제시


'누구세요?' 제시가 집중하다가 주변을 살피다 화장으로 변신한 나를 보며 말을 건넨다. 착륙하기 20분전, 자다 깬 에이미도 서둘러 메이크업을 준비한다. 맨얼굴로 두바이에 발을 디딜 순 없으니까(?)


3시간 30분쯤 지나 비행기는 두바이 공항에 내렸다. 아부다비 공항에 내렸을때보다 설렘이 덜했다. 사실 두바이에 도착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한국에서 로밍된 폰을 가져온 나는 두바이에 도착하자마자 데이터로밍패스를 전화로 신청한다. 그간 롱패스로 신청하다보니 하루짜리는 쓰지 않았었는데 하루짜리가 데이터가 100mb라고 전해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네? 하루에 100mb가요?'라고 큰소리를 냈다. 도대체 100mb로 뭘 할 수 있다는거지, 그런데도 당당히 데이터로밍패스라는 이름으로 9천원이 넘는돈을 내는거란 말이지. 어이가 없지만 아쉬우니 우선 하루만 신청한다. 옆에 있던 제시도 에이미도 같이 웃음을 터트린다. '대체 100mb로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뭐죠?'


정돈된(?) 얼굴 상태로 짐을 챙겨들고 비행기에서 내리니 인도와 사뭇 다른 온도의 공기가 훅 하고 반긴다. 여름날씨라더니-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이 깨끗한 파란 하늘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뭐 인도에 비하면야- 부지런히 발을 옮기는데 제시가 빨리 우리 숨쉬어요 라고 한다. 그래 두바이에서 숨쉬러 온거니까. 흡흡하하 소리를 크게 내고 숨을 쉬면서 깔깔댔다.


화살표를 따라 걸어가니 공항철도를 타고 이동해야했다. 시설은 전반적으로 크고 깨끗했고 무료 와이파이까지 있다니- 완벽! 입국신고서도 없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서 밖으로 나왔다. 제시와 에이미는 이제 데이터를 어찌 처리할까 고민이었고, 공항에서 시내로 나가는 택시비용은 생각보다 비싸다는 영과 조이의 팁도 있고 비행기 안에서 읽은 요상한 책에서 지하철이 꽤나 잘되어있다고 한데다가 호텔이 마침 지하철역 바로 코앞에 있던 관계로 제시와 에이미가 각 인도 통신사의 로밍팩을 구매하는 동안 (한국 '데이터로밍패스'에 비하여 훨씬 훌륭한 조건) 지하철을 타고 가는 것으로 마음을 먹고 지하철이용법 및 역이름을 확인했다. 20 정거장 정도가 걸렸고, 우리가 내려야할 역이름은 Internet City 였다.


최다 출현 목늘어난 회색티를 입은 본인과 앵글에 잡힌 아저씨와 눈인사(?) 중인 에이미


일정 내내 우버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겠다라는 생각이었었으나, 전철표를 끊으면서 생각을 바꿨다. 일일티켓이 20디르함정도였는데 대충 잡은 오늘 일정을 따지면 전철을 타고 이동해도 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을 따라 호텔이 있는 역까지 오는 길에 유명한 랜드마크들이 전철 창밖으로 순서대로 펼쳐진다.  건물들이 모두 신식이고, 규모가 엄청났다. 지난번 아부다비에 갔을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엄청난 메가시티에 도착한 기분-


버즈칼리파가 막 흔하게 보임


한 시간이 못되어 사이버시티에 도착했다. 지도상으로는 지하철역에서 금새 빠져나갈줄 알았는데, 한참을 걸어 나간다. 밖으로 나오자 다시 한번 뜨거운 공기가 훅하고 반긴다. 일단 한 방향으로 잡고 GPS를 따라 건물을 끼고 돌아가니 바로 호텔이 나온다. 예상하기로는 체크인 시간 전에 도착할 테니 짐을 맡길 생각이었지만 호텔에 도착한 시간은 이미 오후 1시, 생긴건 프로지만 행동은 매우 굼띤 리셉션 직원이 20분이 넘는 체크인을 했고 그 사이 에이미는 점심먹을 장소를 물색했다.


낙타버거를 먹니, 뭘 먹니 하다가 결국 극적으로 씨푸드 레스토랑을 가기로 결정했다. 원데이티켓을 끊었으니 전철을 타고가기로 한다. 구글맵으로 최단거리를 뽑아보니 아까 내린 전철역말고 조금 걸어가서 트램을 타면 우리가 가려고 하는곳에 바로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제시가 컨시어지로 가서 원데이티켓으로 트램도 탈 수 있는지, 원데이티켓기준이 절대일 기준인지 24시간 기준인지를 꼼꼼히 확인했다. 그사이 물론 우리의 숙소 ‘조건’ 이었던 수영장이 이용 가능 시간도 확인했다.


숙소는 22층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작은 주방도 마련되었고, 거실 창밖으로 도시뷰도 봐줄만했다. 마지막에 좋은 딜을 놓친것이 마음이 쓰였는데 깔끔한 숙소에 다들 흡족한 눈치라 그제야 마음이 놓인다. 숙소안에 있는 모든 문을 열어보고 뭐가 있는지 확인 한 뒤에야 우리는 숙소를 나설 수 있었다.


숙소가 무척 마음에 드신 정은지씨-


호텔 밖으로 나와 숙소 앞 왕복 12차선은 되어보이는 도로위의 실내육교(?)를 건너 트램역을 향해 걸었다. 하늘을 보고 감탄하고, 숨을 쉬며 감탄, ‘마치 공기에서 조차 꽃향기가 나는것 같아!!!’ 라고 호들갑을 떨며 깔깔대고 웃는다. ‘여기봐요, 도로도 하나같이 잘 닦여있어요!’ 깨끗한 숨을 쉬며 깨져있지 않은 도로위를 안전하게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길 건너편에 아무렇지도 않게 보이는 버즈 알 아랍을 보며 우리 셋다 동시에 뭔지 모를 실망감을 느꼈다. 사진빨에 속은 기분이었다. 제시가 버즈 알 아랍이 아니라 마치 명우빌딩 같네요 라고 우리의 심정을 적절하게 표현했다. 사진이나 영상을 통해본 6성급의 화려한 호텔이미지가 아니라 두바이 어디서도 쉽게 보이는 친근한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주변을 돌아보며 거리를 걷고 있는데, 커다란 건물들이 줄을 이어 있었다. 각 건물마다 특색이있는데 회사 건물처럼 보이지 않았다. 보다보니 대학 단과 건물이었다. 대학가라고 하기엔 커다란 도로위에 잘어진 건물들이 줄을 지어 있어서 갸우뚱 했는데 트램역에 도착하고나서야 대충 짐작이 갔다. 바로 그 동네가 날리지 시티였던 것이 였다. (나중에보니 인터넷 시티역 주변에는 글로벌 IT 회사들 건물들이 있었음)


날리지 대표명사 제시와 함께한 에이미


오래 기다리지 않아 역에 트램이 도착했다. 트램 밖으로 보이는 도시 풍경은 전철안에서의 것과 사뭇달랐는데, 아까 전철안에서 본 두바이는 메가시티같였다면 트램을 통해 보는 두바이는 잘만들어진 휴양도시처럼 보였다. 트램이 덜컹하고 조금씩 방향을 틀때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더 멋진 건물들을 보면서 연신 감탄했다.


10정거장쯤을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닐라 시티- 밥집담당 에이미의 안내에 따라 길을 걷는데 사방이 높은 건물이라 자꾸만 멈춰서서 고개를 뒤로 젖히게 된다. 배는 고픈데 자꾸만 멈춰서 사진으 찍게 되서 속도가 나지 않는다. 그와중에도 서로의 사진을 자연스럽게 찍어주자 하고 서로 파파라치가 되어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진을 찍으며 길을 걸었다.  아놔 진짜 이도시는 왜케 멋진거지?



에이미를 따라 길을 두번쯤 꺾자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뭐지 여기는 산타모니카인가? 해변을 따라 유명한 브랜드샵들과 보기에도 힙한 레스토랑들이 줄지어 서있고 해변앞으로는 잘 정돈된  산책로가 있었다. 그 사이를 오고가는 사람들도 두바이 사람들이라기보다 추운 날씨를 피해 여름을 즐기러온 서양인들의 비중이 훨씬 많았다. 눈길이 멈추는곳마다 감탄이 멈추질 않는데 배는 고파오고 찾는 밥집이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배가 고파 애가 타는 에이미를 밥집을 찾는데 여념이 없고 나는 그 뒤를 따라가다 멈추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는다. 산책로를 따라 레스토랑이 있는 길을 두어번 돌고나서야 겨우 찾아 밥집에 들어섰다. 실내에 앉을까 하다가 바다를 바라보며 먹고 싶어서 밖에 자리를 잡는다. 메뉴판을 보고 있으니 이거 참고 있던 허기가 급하게 밀려오는데 메뉴 조율(?)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다. 한참을 조율하다가 각자 먹고 싶은 것을 1개씩 고른다. 일인용 메뉴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진지한 인터넷 타임, 이 순간 숨소리만이 들린다.


눈 앞 풍경이 너무 환상적이여서 눈을 떼기 쉽지 않다. 풍경을 바라보다 사진 찍으랴, 마침 프리와이파이가 제공되는 곳이라 인터넷타임을 갖느라 말없이 분주한 시간이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시킨음식이 모두 연달아 나오고 제시는 두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에이미와 내가 사진을 다 찍기를 얌전히 기다렸다.


이 순간을 위해 스마트폰 대신 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사진에 잘 담고 싶으면서도 눈앞에 음식을 너무 먹고 싶어서 서둘러 사진을 촥촥촥 찍고는 자리에 앉았다. 랍스터, 킹크랩, 스테이크에 각종 해산물이라니- 맛이 없을 수가 없잖아! 너무 맛이가 있으시다를 연발하면서 먹는 것에 집중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서로 헤헤헿헿 그리면서- 그런데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건 우리 뿐만이 아니었다. 귀엽게(?) 한두마리쯤 파리가 우엥엥 거리면서 음식에 내려앉아 팔을 휘휘 저어 보내면 금새 다시 저쪽 음식에 앉는 식이었는데 파리는 곧 5-6마리가 되었다. 에이미와 제시가 번갈아가며 에잇, 아옷! 외치며 팔을 휘적거렸다. 누군가 멀리서 우리 자리를 봤으면 앉아서 팔을 휘적거리면서 춤이라도 추는것처럼 보였을거라 확신한다.


정상적으로 밥을 먹기가 힘들정도에 이르렀다. 세명이 동시에 팔을 휘져어도 도망간 파리들 대신 다른 파리가 교대로 음식에 앉아대고 테이블 아래 맨 다리를 따라 파리들이 등산(?)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테이블을 둘러보니 우리처럼 팔을 허공에 휘적대는 사람은 없어보였는데, 아무래도 바닷가 근처에 앉아서 그런 모양이라고 하면서 제시가 매니저에게 컴플레인을 하러 갔다. 매니저는 손에 재떨이 처럼 생긴것을 들고 돌아왔는데, 커피가루처럼 보이는 향에 불을 붙여 식탁위에 두었다. 타들어가며 연기가 테이블을 덮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파리들이 연기와 상관없이 들러붙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나자 파리들이 사라졌다. 연기향이 좋은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파리에 둘러쌓인것보다는 좋다면서 우리 테이블은 다시 평화를 찾았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랍스타를 마무리하고 게도 먹고 킹그랩 다리 순서대로 촤촵먹고 있었다. 제시는 그녀가 종종 짓는 세상 행복한 표정을 하면서 음식과 바다를 즐기고 있었고 에이미는 챙챙거리를 소리를 내며 낑낑 대고 있었다. 에이미는 나이프와 포크로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듯이 랍스타 껍질 사이에 마지막 한점까지 먹을 기세로 후벼파고 있었다. 살이 별로 남지 않아서 사이사이에 낀 살을 꺼내다 나이프가 미끄러지면서 접시에 부딪쳐 소리를 내고 있던 것이다. 나는 해물 스튜에서 커다란 생선 살점을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한참을 에이미를 쳐다보고 있었다. 에이미는 나의 시선은 느껴지지 않는지 에이미만의 세상(?)에 들어간것 처럼 보였다. 에이미 이제 그만 먹어요. 라고 드디어 입을 열어 말을 걸었다. 에이미는 앗! 아까워서요 라고 대답했다.


LA 돋는 두바이 마리나 비치


두바이의 첫끼를 그렇게 훌륭하게 마치고 밥집을 향해 걸어오면서 지나친 곳을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두바이몰을 방향으로 운하를 따라 걸어가기로 했다. 바닷가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광욕을 즐기고 파도를 즐기고 있었다. 바다 위에 출발드림팀에서 볼법한 장애물들이 떠있었고 많은 아이들이 그곳에서 놀고 있었다. 아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해변에서 놀고 싶다고 얘기 나누면서 우리는 운하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건 반칙아닌가? 시카고 돋는 두바이 마리나


운하를 잇는 다리 위에 섰는데 풍경이 어마어마하다. 뭐지! 여긴 또 시카고 같잖아! 다리위에서서 한창을 바라보다 사진을 찍다가 다리를 건너 몰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렇게 좋은 풍경을 보면서 걸을 수 있다는게 새삼 소중하다는걸 알게 된다. 나란히가다 따로 가다 앞에서 뒤로 걸으면서 도시를 즐긴다. 길고 긴 운하 양옆으로 높고 뺵빽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보면서, 아니 이 건물들은 다 뭐지, 알고보면 주공아파트 아니야? 라고 웃었는데 아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중간중간에 보인 회사 로고 중에 하나가 두바이정부에서 짓는 아파트 브랜드명이라고 했다.


코너를 도니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다.


걸어가기로 예상했던 길의 반쯤 왔을때 주변이 슬슬 오렌지빛이 물들기 시작했다. 앗? 벌써 이러면 곤란한데 하는 마음에 해지는걸 어디서 보면 좋을까 하다, 마디낫 주메이라로 이동하자고 의견을 냈다. 그곳에서 버즈 알 아랍과 함께 바라보는 선셋이 멋있다라는 글을 어디선가 봤던것이 기억이 났기 때문이었다. 영과 조이가 생각보다 빨리 해가지니 서둘러야 한다고 미리 당부를 했건만 운하를 따라 길을 걷다보니 시간이 금새 지나버렸다.


아아- 벌써 해가 지고 있어


지하철을 타고가다가는 그 순간을 놓칠 수 있을 것 같아 택시를 타자하고 우측에 있는 몰을 가로 질러 택시를 타러 이동했다.  택시를 타기 위해 입구를 향해 몰을 가로질러 지나가는데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였다. 노을을 놓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뛰어가면서도 몰 로비 천장을 화려하게 장식한 샹드리에와 로비 중간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노래와 춤을 추는 사람들을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찍는 제시와 뭐가 신났는지 살찐 얼굴로 한껏 웃고 있는 알렉사



택시를 타고 마디낫 주메이라로 이동하는 중간에도 점점 하늘이 아름답게 붉어지는데 초조해 발만 동동 구른다. 15분 쯤 걸려 도착해서, 전통시장을 그대로 재현한 시장길을 가로질러 하늘이 보이는 야외로 달려나갔다. 마디낫 시장을 구경하는 것도 여행 코스 중에 하나인데 눈길도 안주고 뛰다시피 걸어갔다. 시야가 틔인곳으로 빠져나오자 어디선가 봤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공으로 만들어놓은 물길를 가로지르는 다리 뒤로 버즈 알 아랍이 서있다.



멋지긴 했지만 이것으론 부족하다 더 높은곳 더 틔인곳에서 노을을 봐야했다. 잠시 사진을 찍고 버즈 알 아랍쪽으로 길을 따라 코너를 돌았는데, 저런- 호텔숙박객만이 입장할 수 있었다. 우리가 다가갈 수 있는 곳은 거기까지였다. 크게 실망을 한 표정의 에이미에게 우선 사진을 찍자며 달래고(?) 주메이라 비치에 가서 남은 석양을 즐기기로 했다.


호텔숙박객이 아니라서 접금금지 당한 우리들


한숨에 달려온 탓에 다리에 힘이 빠져 출발 전에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아 쉬는 에이미와 제시를 두고 부지런히 사진을 몇장 찍는다. 하늘색이 점점 분홍빛으로 물들어간다. 눈도 깜빡이기 아까울만큼 기분 좋아지는 풍경이었다.


한걸음에 내달려 지나친 시장길을 거꾸로 찾아나서 바로 택시를 타고 주메이라 비치로 향했다. 다들 석양을 즐기러 몰려드는지 해변에 거의 도착해서는 차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택시기사에게 중간에 내리겠다고 말을 하고서는 해변으로 뛰기 시작했다.


'우아!'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하여, 동영상으로- (동영상편집의 고수가 되고 싶다아...)



아침부터 명우빌딩이라고 놀린 버즈 알 아랍이 그제서야 이름값을 하는 순간이었다. 하늘은 분홍색을 여기저기 남겨둔채 어둑어둑 해지기 시작했다. 적당히 걸쳐져있는 구름은 짙은 코발트색을 내며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고 그 가운데 조명빛을 받은 버즈 알 아랍이 우뚝 서 있었다. 눈앞에 풍경이 믿겨지지 않는다. 도착한 셋은 흩어져서 각자의 감성에 젖어 예술혼(?)을 뽐내며 이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냈다. 한참을 그렇게 넋을 놓고 보다 우리의 시그니쳐 사진을 찍으려고 자리를 잡는다.


삼각대셀카봉이 빛을 발하는 순간


빛이 사라질때까지 아쉬워서 바라보고, 사진을 찍길 반복하면서 버즈 알 아랍을 향해 해변을 따라 걸어갔다. 많은 사람들이 해변에서 각자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석양을 보려고 한창 전부터 정신없이 뛰어다녔더니 맥주 한잔 생각이 간절하다. 비행기안에서 급하게 읽은 여행책자에 소개된 360도 바를 갈까 하다 쇼핑을 잠깐 하고 호텔로 돌아가기로 한다. 밤 10시 30분까지 여는 호텔 수영장에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나이트라이프는 호텔에 일단 들어갔다 다시 나오자고 했다. 두바이의 밤은 길다고 케빈이 항상 얘기했었으니 시간은 충분했다.


우버를 타던 택시를 타던 큰 길로 나가야했다. 근처에 검색해보니 작은 몰이 있어 10분정도 걸어 몰로 이동했다. 몰에 도착해서 들어가니 마침 작은 마트가 있었다. 방가워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냉장고로 뛰어가니 맥주 비슷하게 생긴것이 있어 냉큼 잡아 들었다. 에이미와 제시도 물과 음료수를 각자 고르고 거기에 깜빡잊고 안가져온 어댑터를 두개를 집었는데 똑같이 생긴 어댑터가 가격이 다르다! 점원한테 물어봐도 의아해하고 있는 우리랑 똑같은 표정을 짓길래 더 싼 어댑터 하나만 사기로 했다. 마트 밖을 나와 우버를 부르고 기다리는데 도저히 이 시원한 맥주캔을 바라 보고 있으니 몸살이 난다. 안절부절하다가 캔을 뜯으니 촤칵!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소리가 난다. 바로 입을 대고 벌컥벌컥 마시는데 목넘김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순간 '아- 맞다. 논알콜이지-' 생각이 퍼뜩든다. 이슬람국가라 술을 파는 곳이 한정적이니 우리나라처럼 마트에서 쉽게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간절한 마음에 맥주라고 순간 착각했던 것이다. 한입 맛을 본 제시의 표현에 따르면 '거절한다' 수준이었지만 아쉬운대로 큰 캔을 다 비워냈다.


속았다. 부들부들-


택시를 타고 줄곧 이동하다가 처음으로 우버를 불렀는데 렉서스가 온다. (그뒤로도 계속 우버를 부를때마다 렉서스가 옴, 역시 오일머니) 어느 몰로 갈까 하다가 에밀레이트몰에 가기로 했다. 차는 몰 입구가 아니라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거기에 드랍포인트가 있었다. 몰로 들어서서 브랜드들을 살펴보다가 우선 H&M을 향해 가기로 했다. 지도가 없었으면 찾아가지도 못할 정도의 큰 규모의 몰이었다. 하루종일 쇼핑을 한다고 하면 우연이라도 만나기 힘들만큼 컸다. H&M에 도착해서 잠깐 같이 구경 하다 1시간뒤 H&M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쇼핑을 하기로 했다.



H&M에서 몇가지 옷을 들었다가 환율 계산을 하고보니 인도보다도 비싼 가격이어서 전부다 내려놓고 그냥 몰을 구경하기로 했다.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로컬브랜드 처럼 보이는 곳을 들어가서 몇가지 옷을 또 손에 쥐었다가 흰색티를 하나만 구매하고 나와 실내 스키장쪽으로 가서 잠깐 구경했다. 잘은 보이지 않았지만 규모가 꽤나 있어보인다. 시간이 다 되어서  만나기로 한 장소로 돌아왔다. 곧 에이미가 오고 10분뒤에 제시가 왔는데 더욱 놀라운건 제시는 1시간 넘게 H&M에서 쇼핑을 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가 가장 알차게 쇼핑을 했는데 귀여운 분홍 맨투맨을 포함해서 제대로 겨울 옷을 장만했다.


호텔로 돌아가 스테이크를 구워먹자고 하는 에이미의 제안에 까르푸를 가기로 한다. 호텔에 어떤 장비가 있는지 정확히 몰라서 제시가 호텔로 전화를 걸어 기획-개발 리뷰급 디테일한 질문을 던진다. 그것도 모잘라 나도 옆에서 이것저것 질문을 거든다. 호텔에 왠만한 주방기구들은 다 준비되어있다는것, 소금이나 후추는 없고 거기에 어댑터를 최대 3개까지 빌릴 수 있지만 모자르면 1개도 못빌릴 수 있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 숨만 쉬는 여행을 꿈궜던 제시는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인 여행때문이었는지 허리가 아프다며 에이미와 내가 쇼핑을 할 동안 근처 커피집에서 쉬기로 했다.



큰 규모의 까르푸가 바로 에밀레이트몰에 있어 어딘가로 이동할 필요도 없었다. 바퀴달린 바구니를 끌고 매장을 들어섰다. 저번 아부다비때처럼 각자 흩어져서 한참을 헤매는 일 없이 이번엔 단둘이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쇼핑을 했다. 조금만 삽시다를 반복하면서 호텔수영장 오픈시간안에 도착하기위해서 서둘렀다.


장을 다보고 제시와 다시 조우해서 호텔로 향했다. 도착해서 우다다 먹을걸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온 아답터를 꽂았는데, 아뿔싸 작동하지 않는다. 케이블이 잘못되었나 싶어서 호텔에서 빌린 아답터(결국 1개만 대여할 수 있었다)를 쓰니 잘만 작동한다. 하필 집어든 아답터가 불량이라니- 반품하러 갈수도 없는 상황에 디바이스가 가장 많은 내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제시가 가져온 케이블 하나가 2개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세명 각자 충전해야할 디바이스들을 줄을 세워두고 서둘러 수영장에 갈 채비를 했다. 1시간도 채 안남아서 마음이 급했다. 수영장에 도착하니 한 가족만 수영장에서 레인을 오고가며 수영하고 있었다. 몸을 살짝 담구니 물이 약간 미지근해서 닭살 돋을 일 없이 풀장안으로 들어강 수 있었다. 물안경을 챙겨간김에 자유형으로 레인을 왕복했다. 배영을 하다 평영을 반복하다가 밖으로 나와 옆에있는 작은 풀에 다리 한쪽을 담구는데 '으허-'하는 소리가 절로 난다. 바로 스파였던 것, 소리를 질러 에이미도 스파안으로 부른다. 에이미 역시 '우아!' 하고 기분좋은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들어온다. 머리만 뻐끔 내놓고 깔깔 대고 놀고 있는걸 본 직원이 다가와서 풀 옆에 버튼을 누르자, 보글부글 하더니 월풀이 된다. '우아아아아---!' 이번엔 둘이 동시에 소리를 지른다. 물밖으로 손을 꺼내 직원에게 엄지척을 날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사진보다 근사했던 야외 수영장


가운이나 슬리퍼가 1명분이 부족해서 리셉션에 전화를 걸고 물건을 챙기느라 제시가 늦게 도착했다. 제시가 자연스럽게 우리쪽으로 발길을 돌리기에 우리가 느낀 감정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큰 수영장에 먼저 들어갔다가 오라고 한다. 제시가 큰 수영장에서 몇바퀴 놀다가 스파로 발을 넣자 나와 에이미가 낸 소리를 똑같이 낸다. 따끈한 물속에 몸을 맡기고 누군가가 뱉은  '아주 적절한 마무리다'라는 말에 다들 동의했다. (이 순간 나이트라이프는 잊혀졌다.)


시간이 다되어 아쉬운마음으로 타월을 두르고 숙소로 올라왔다. 차례대로 씻으면서 그 사이 스테이크를 굽는다. 양심 따위 잠시 접어두고 버터를 듬뿍 퍼서 후라이펜에 넣는다. 스테이크 두쪽을 굽고, 파인애플과 버섯도 구웠다. 원래 문에 가까이 있던 식탁을 낑낑대며 창가로 옮기고 에이미가 접시랑 포크를 부지런히 옮겨둔다. 물론 그 사이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서 '우아! 맛있겠다! 대박' 리액션도 잊지 않았다.


근사했던 저녁, 그리고 새벽까지 이어진 수다


상이 다 차려지고 와인을 뜯었다. 쫜쫜- 창밖 야경도 바다뷰는 아니지만 이만하면 근사하다. 제시는 본인은 이제 지쳤으니 나이트라이프를 원한다면 본인을 놓고 나가도 된다고 했지만 이미 에이미와 나도 오늘 이만하면 충분했다고 남은 와인을 마시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어서 판타스틱 두바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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