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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잘쓰는헤찌 Aug 14. 2024

아빠를 보내드린 이야기 3

12월에 이사 준비를 끝내신 아버지는

1월 첫 주에 우리가 준비한 새 집으로 내려오셨다.


행복했다.

이게 '사람사는 맛이구나' 싶었다.

우리는 저녁 식사를 6시간에 걸쳐서 했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나란히 산책도 했다.


여느 때와 같이 맥주 한캔을 쥐고

산책하던 어느날 저녁.

아빠가 말씀하셨다.


"내 너거 용돈 백만원씩 만들어주고 싶다."


왜 말리지 못했을까.

300만원 없어도 잘 살 수 있는데.


당시 몸도 안 좋고 할 일이 많았던 나는,

남편과 말해보든가 알아서 하시라고 전했다.


그 길로 아빠는 혼자 기차를 타고

원래 사셨던 집,


즉 꿈에 나오던 그 집에서

900m 떨어진 거리의 원룸을 1년 계약하셨다.


2월의 나는 병원 다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타지로 연수 다니고,

하다보니 아빠랑 같이 있을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 빈 집에 혼자 계시는 거 보다는

오래 사셨던 익숙한 동네에서 일도 하시고

몸을 움직이시는 게 낫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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