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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로이 May 30. 2019

임산부에게 절대 해서는 안될 말. 입조심! 말조심!

임산부에게 절대 조심해야 할 입조심! 말조심!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게 보내야 할 임신기간. 하지만 임신 사실을 알리자마자 쏟아지는 주변의 반응에 적잖이 상처받는 임산부들이 있다. 축복받아 마땅한 임신인데, 축복을 빙자한 독설로 임산부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임신 중에 말 한마디 잘못해 등지고 산다.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임산부에게는 상처가 될 말을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노산이지만 노산이 아니다 

“나이가 많으면 아이가 위험할 가능성도 더 높아요. 남들보다 초기에 좀 더 조심하셔야 해요.” 임신을 확인한 당일부터 시작된 노산타령. 걱정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라면 그 걱정 고이 접어두자. 이제 겨우 마흔일 뿐인데 아직 마흔이 되었다는 실감도 안 나는데 주변에서 어찌나 노산이라고 외치는지, 마흔보다 노산이 더 먼저 된 느낌이다. 그런데 이 노산이라는 말 안에는 단순히 객관적으로 나이가 많다는 의미보다 묘하게 죄책감을 야기시키는 뭔가가 있다. '남들 결혼하고 애 낳을 때 넌 뭐하고 이렇게 늦게야 애기 가지니?' 라는. 또래 친구들이 젊은 날 아이를 낳아 키울 때, 아이를 키우기 보다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많이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연애를 더 많이 했고, 더 많은 곳에서 살았고,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치러야할 것들이 더 많은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모든 사람에게 그 때가 동시에 오지는 않는다.   


“한여름에 낳는다고요? 최악이네요!” 

출산 예정일이 7월 말인 A씨. 얼마 전 지인에게 '최악'이라는 말을 들었다. 7월이 왜 최악일까. 남의 임신 상황에 최악이라는 표현을  쓰는 이유가 뭘까. 여름에 아이를 낳고 무더위에 고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마음에 하는 말인 것은 안다. 하지만 에어컨이라는 훌륭한 기계가 있다. 출산 시기까지 고려해 계획적으로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출산하기 좋은 때, 나쁜 때가 굳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다. 겨울에는 '날이 추워서 몸에 바람 드니까', 여름에는 '더워서 땀나니까' 최악이라고 표현하면, 과연 애를 낳기 좋은 계절이 있기는 할까. 

 
"친구가 애 낳다 죽을 뻔 했어" 

그러지 않아도 임신하면 두려운 것 투성이다. 거기에 더 두려움을 느끼게 할 필요가 있을까? 아무리 둘째, 셋째라 해도 출산 과정이 다 똑같지는 않다. 출산을 여러 번 경험한 산모라도 그 과정은 언제나 처음인 것처럼 두렵다. 남들이 그랬다는데 혹시 나도 위험해지면 어쩌나하는 쓸데없는 불안감만 높아질 뿐이다. 임산부를 위해주는척 하면서 은근히 돌려까기 하는 발언도 있다. 임신 중에는 커피 한 잔도 안 된대, 고기 많이 먹으래. 그렇게 운동하면 안 된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로 임산부를 혼란스럽게 하는 말은 하지 말자. 임산부는 임신하자마자 이미 의사와 상의해 운동량과 먹어야 할 음식을 결정한다.  


“돈 많이 든다던데...” 

이 말의 속뜻은 “생활도 힘든 데 아기 키울 수 있겠어요?”이다. 이런 말을 듣는 순간 임산부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다. 겉으로 말은 안 해도 ‘당신이 키울 것 아니면 입 다물어’라고 입속으로 말하며 마음을 접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보태줄 것 아니면 남의 가정 경제 상황은 모른척하자. 아이 양육에 드는 돈이 어마어마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부담 역시 부모가 책임질 것이고, 그런 각오조차 없이 출산하는 부모는 없다. 
 

“쌍둥이 임신한 것 아냐?”
임산부의 몸을 조롱하는 말은 절대 하면 안 된다. “곧 아기 나오겠네요.”, “와, 몸이 엄청 커졌네요!”도 다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아기가 나오려면 아직 한참 남았는데 그렇게 말하면 자기 몸무게가 느는 것에 대해 예민해 질 수가 있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당연히 몸무게가 늘어난다. 많게는 20kg이상 찐다. 그리고 누구보다 임산부 본인이 자기 몸의 변화를 가장 잘 느낀다. 그런데 갑자기 변한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온 한마디는 임산부에게 큰 충격을 준다. 


“첫째 불쌍해서 어째요.” 

둘째를 임신 중인 B씨. 얼마 전 기분 나쁜 말을 들었다. “어머 둘째 생겼어요? 첫째 너무 안됐다. 이제 엄마 사랑 다 뺐기잖아요. 어떡하니.” 둘째를 낳는다고 해서 첫째를 사랑하는 마음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엄마는 첫째와 둘째를 똑같이 사랑하는데, 주변의 말 때문에 임산부는 속상하다. 특히 첫째 아이가 3세 이상이고, 어른의 말을 다 알아듣는 나이라면 더 조심해야 한다. 아이는 곧 태어날 동생을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함부로 엄마의 사랑을 뺏긴 불쌍한 아이로 만들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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