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어썸 미국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끌로이 Jun 07. 2019

좋은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좋은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글쓰기가 세상 모든 것을 결정짓는다. 지나친 과장 아니냐고? 지금은 거의 멸종하다시피 했지만 연애편지. 그것이 연인들의 관계를 잇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연애편지를 얼마나 감동적으로 썼느냐가 누구랑 살고 있느냐를 결정했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안이나 아이디어를 한 페이지에 정리할 때도 글쓰기는 필요하다. 글쓰기와 전혀 상관없는 치킨집을 운영한다해도 상호를 어떻게 정할지, 전단지 한 페이지도 어떻게 만들지 모두 글쓰기의 영역이다. MIT는 전교생이 글쓰기를 배운다. 모든 학문의 기초가 글쓰기임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워싱턴포스트」 지의 자회사이자 세계 최대의 시험 준비기관인 캐플런 교육센터에서 근무했던 브랜던 로얄의 글쓰기 기술을 살펴보자. 



결론부터 제시하라 

신문기사, 대학 과제물, 제출하는 에세이, 업무용 문서 등은 설명문이다. 설명문은 한 가지 주제나 쟁점을 설명하거나 요약하는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내용이 앞에 나와야 한다. 왜 이 글을 썼는지 먼저 알려준 다음,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실이나 세부적인 내용들을 뒤이어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읽는 사람이 글쓴이의 핵심 의도를 막연히 추측하지 않아도 된다. 설명문은 결론을 숨기면 안 된다. 주제를 두고 짧은 글을 써보는 연습을 할 때, 글이 완성되면 다짜고짜 맨 마지막 문장을 동그라미 쳐서 글의 첫머리로 옮겨보자. 이런 기술을 BLOT(Bottom Line on Top)이라 하는데 훈련을 통해 역피라미드 구조의 문장 만들기에 익숙해질 수 있다. 


비슷한 내용끼리 묶기 

동물원에 갔는데 커다란 우리 한 곳에 동물들이 전부 뒤섞여 있다면? 각각의 동물들에게도 위험할 뿐 아니라 관람객들에게도 낭패다. 안타깝지만 우리가 쓴 글도 이런 모습일 때가 있다. 온갖 종류의 다양한 동물들(생각들)이 하나의 우리 안에서 제멋대로 돌아다닌다. 말로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글을 쓸 때는 표현하려는 개념들을 적절하게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생각에 대한 논의를 완전히 끝낸 다음 다른 개념으로 넘어가는 게 좋다.  


사례로 뒷받침하라 

좋은 글과 평범한 글을 결정짓는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구체적이고 확실한 사례를 제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 사과를 주제로 글을 쓴다고 할 때, '사과는 맛있다. 달고 시원해서 좋다.' 대신 '선홍빛이 도는 갈라 사과를 좋아하는데, 특히 모양이 동글납작하고 단단한 것이 수분이 많아 달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 기업 업무보고 역시 회사 이익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소식을 전달할 때, 상황, 판매량, 가격 등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제시한다.  


보충하고 또 보충하라 

학교 입학전형 과정에서 쓰는 추천서도 마찬가지다. 사례와 인용, 일화 등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어야 입체적인 글이 된다. 어떤 표현을 쓸 때 단지 '그건 그렇다'에서 끝내지 말고, '그래서 그건 그렇다'라고 써야 한다. 주의할 점은 보충을 하기 위해 어려운 단어와 표현을 갖다 쓰면 위험하다. 쉽고 간단한 단어가 실제로는 더 포괄적인 의미를 나타낼 수 있다. 형태가 복잡한 단어들일수록 오히려 더 구체적인 의미를 갖기 때문에 짧고 단순한 단어를 사용하는 편이 보다 안전하다. 예를 들어, '증진하다'는 '늘리다'로, '분투하다'는 '애쓰다'로 쓸 수 있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굳이 어려운 단어를 끌어올 필요 없이 쉽고 간단한 단어로 말하고 싶은 내용의 핵심만 전달하면 된다. 


글에 능동적인 힘을 실어라 

되도록 수동태를 피하고 능동태를 사용한다. 능동태는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단도직입적이고, 문장에 필요한 단어의 수도 적어서 간결하다. '해리는 샐리를 사랑했다'는 세 단어로 이루어진 능동태 문장이다. 반면 '샐리는 해리에게서 사랑을 받았다'는 문장은 같은 의미지만 어지럽다. 동사나 형용사로 쓸 수 있는 표현을 명사화하지 마라. '비용 감축'은 '비용을 줄이다'라고 쓸 수 있다. '치수의 정확성'은 '정확한 치수'라고 쓰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앉은 자리에서 완벽한 글을 뚝딱 써낼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글 솜씨가 뛰어난 사람도 한 편의 짧은 글을 쓸 때 최소한 3번은 고쳐 쓴다.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생각해둔 내용을 종이에 적어보고, 전체적으로 읽어보면서 다듬고, 세부사항을 덧붙이고, 연결고리를 만들고, 잘못된 표현을 바로잡는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날 다시 읽어보면서 수정해야 한다. 글 한 편이 완성되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퇴고가 필요하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성가시고 피곤하다. 하지만 과정을 소중히 여기고 최대한 다듬어 스스로 만족할만한 글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체킹과 세이빙, 어떤 것을 선택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