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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저슷두잇 Sep 08. 2017

트럼프와 달러

트럼프의 의도와는 별개로 장기적으로 달러는 강세다

"달러의 강세는 지나치다. 물론 나에 대한 사람들의 믿음에 기인한 바 있어 일부는 나의 책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우리 경제를 궁극적으로는 상처입히고 있다."
 (Donald Trump 대통령 발언)


실제로 대통령에 대한 지나친 신뢰가 달러 강세의 원인이었다면 문제는 이미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거래가중평균 달러의 가치는 작년 6월 브렉시트로 인한 평가절상 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해 1월, 달러 인덱스는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트럼프 당선인의 우려를 자아냈다. "자국 기업들은 달러 강세로 인해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가 없다. 달러 강세는 우리를 죽이고 있다."(Donal Trump) Anthony Scaramucci 또한 달러의 강세를 경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후 달러 가격은 10% 가량 하락했다. 'America First'를 강력하게 외치며, 필요할 경우 보호무역주의에 의지하려던 행정부에게 있어 이는 성공적인 결과물이다. 이러한 달러의 가치하락은 자동적으로 수입은 비싸게 만들고, 수출은 더욱 경쟁력 있게 만든다. 결국 이는 효과적인 관세나 마찬가지가 된다.


그런데 달러의 약세의 정확한 이유는 무엇일까? 달러의 약세를 유도하던 행정부의 성과물일까?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의 하락이 원인일까? 혹은 이는 트럼프와 미디어를 장악한 그의 심복들과는 아무련 연관이 없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신뢰 문제라는 아이디어를 변호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지난 11월 선거 이후 달러가치의 급상승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거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동시에 공화당은 상하원을 장악했다. 정치적인 불확실성은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감세를 실시하고,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며 경기활성화를 이끌어내 달러 가치를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되었고, 보호관세 또한 달러 강세를 부추길 것이 었기에 선거 이후 달러 대비 다른 모든 통화의 약세는 매우 논리적인 귀결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정치권의 결과물은 달러 가치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여줬다. 인프라 투자나 관세 따위는 없었고 공화당은 헬스케어 법안 통과는 물론이고 심지어 감세 관련된 동의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상상하지도 못했던 리스크를 불러일으켰다.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돌아온 것이다. 미 대선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에 대한 조사와 대통령의 이를 막으려는 절박한 시도는 워터게이트를 상기시키고 있다. 이 스캔들로 인해 달러는 워터게이트나 이란-콘트라 스캔들(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때와 같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백악관으로부터 들려오는 묘한 뉴스들은 달러의 약세를 이끌었다.  



물론 당신이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반대의견을 낼 수도 있다. 정치적인 측면을 배제하고, 6개월전 유럽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미국 경제는 호조를 보이며 경기확대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core inflation은 떨어졌고, 반면 유로존은 놀라도록 강력한 회복을 이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의 당선도 유로존 경제에 대한 활력소가 되었다. 투자자들은 유럽으로 몰려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를 보지 않아도 이러한 움직임들이 달러가치 하락을 수반한것은 알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집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점은 통상 경제의 펀더멘털을 표현해주는 채권시장인데,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달러는 강세를 보였어야 한다. 역사적으로 통화는 금리 격차에 따라 움직이는데, 높은 이자율은 자금의 유입을 이끌고 이는 통화가치의 상승을 유도한다.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2-year yield를 통해 보면, 미국과 독일 채권 일드의 갭은 비슷한 경우를 찾으려면 10년 이상 거슬러올라가야 한다. 환율은 이러한 이자율 차이에 의해 결정되기 마련인데 그렇다면 현재 진행중인 달러가치의 하락은 흔치않은 일이며, 그렇기에 이는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 상실이 이유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단기적으로는 달러에 배팅 하는 것은 미국의 내정에, 결국 어느정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괴팍함에 배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도 그런 배팅은 하지 않을 것이며, 감세의 성패 여부나 러시아 스캔들의 추이가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펀더멘털이 주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수년내 달러의 강세 여부를 예측하려면,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을 볼 필요가 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시작하고 유럽이나 일본은 양적완화를 유지할 경우 이는 달러의 강세를 이끌어낼 것이다. 현재의 달러 약세가 다른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긴축책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는 달러의 강세의 원인이 될 것이다.


또한 경제 회복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로존 경제회복이 정말로 견조한 모습인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로존 경제회복에 많은 기대가 걸려있긴 하지만, 미국이 유로존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을 지속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달러는 장기적으로 강세로 돌아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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