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흐름대로 후기 :TheWaits,연여인

[팥빙수 06]

by E 앙데팡당

‘현실적인 환상’

무언가 어긋난 버린, 끝을 알 수 없는 기묘한 꿈


석파정 서울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거울 속의 거울> 전시를 팡당이들과 지난주에 관람했다.

전체적인 전시 주제와 작품들 간 연결성에는 의문이 들었지만, 거울로써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낸 작품이 있었다. (나에게 있어, 주관적 기준, 미술엔 답이 없으니까,,, 오답은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크린샷 2021-06-29 오후 11.29.12.png The Waits, 연여인, 서울미술관 인스타그램

‘무의식을 투영하는 거울인 꿈을 표현한’ 연여인 작가의 작품들이었다.

‘일부분의 순간처럼 그림을 한 부분씩 보면 전체의 작품과는 다른 이미지가 연상됩니다.’


푸른 배경과 기괴한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인간인지 외계 생명체인지 모르겠는 행렬. 색을 빼앗겨버린 바다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는 흑백 인간 여성의 뒷모습. 동물의 똥 혹은 크루아상이 굳어버린 채 꼬챙이에 꽂혀버린 반죽들.


작품의 구성요소 하나하나가 애완동물과 인간의 지위가 전복된 ‘판타스틱 플래닛’이라는 프랑스 애니메이션이 떠오르게 했다. 연여인 작가의 작품들이 비슷한 색감의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데 성공했으므로, 관람자의 무의식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로써 연여인 작가의 작품이 역할했음이 증명된다.


스크린샷 2021-05-12 오후 4.36.57.png 판타스틱 플래닛, 1973, 프랑스

판타스틱 플래닛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블루 휴머노이드인 트라그 종족이 인간을 개미처럼 키운다. 먹이도 주고, 집도 만들어주고, 인간들끼리 싸움도 시키고, 인간을 기른다. 트라그 종족은 헤드셋으로 지식을 전수하고, 학습하는데 한 트라그 소녀가 자신의 애완 인간에게 이 헤드셋을 통해 지식을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렇게 트라그의 지식을 습득한 인간은 너무 똑똑해져서 애완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야생의 인간들이 모인 공원으로 도망친다. 트라그의 지식을 훔쳐버린 인간들은 결국 트라그 종족을 살트(?)하고, 종족 간의 전쟁을 일으켰다가 평화 협정을 맺고 인간과 트라그 종족이 공존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생애 초기 경험은 전지전능하다. 생애 초기에 경험한 사건들은 개인의 무의식에 자리 잡아 꿈으로, 자유 연상으로, 저항으로 드러난다. 인간은 자아를 통해 무의식을 조절할 수 있지만, 통제할 수 없다. 무의식은 언제든지 힌트가 있다면 의식을 비집고 나온다.


무의식이 발현되게 하는’ 힌트’들이 <거울 속의 거울> 전시회에서 주장하는 ‘거울’들이다. 연여인 작가의 무의식을 주제로 하는 작품들은 나에게 있어 '판타스틱 플래닛'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떠올리게 하는 힌트가 되었으며, 인간의 지위에 대한 오랜 무의식적 사고를 떠올리게 하였다.




*참고문헌

서울 미술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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