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교수는 어떤 존재여야 하는가?
그리고 그 모습은, 초등학교를 지키는 내게도 낯설지 않다.
학생들은 이제 더 이상 교수의 말에만 의지하지 않는다. 강의는 녹음되고, 요약되고, AI가 분석해준다. 교수의 설명은 AI의 검증을 거쳐야 믿을 만하다고 여겨지고, 어떤 경우에는 AI가 정리한 요약본만 읽고 시험을 치른다.
교수의 목소리는, 점점 ‘참고자료’가 되어가고 있다.
이건 단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의 문제다.
교수라는 존재가 가진 지식과 경험, 그리고 배움의 깊이를 학생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그건 단순히 디지털 전환이 아니라 교육의 방향이 어긋난 것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지식을 쌓는 것이 배움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AI는 이제 지식을 더 잘 안다. 더 빨리 찾고, 더 넓게 비교하고, 더 정확하게 요약한다.
그렇다면 교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교수는 이제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시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학생 스스로 묻게 하고, 고민하게 하고, 길을 돌아가게 도와주는 것.
정답보다, 생각의 궤적을 안내하는 사람이 바로 지금의 교수여야 한다.
한 편의 영화가 감동적인 건 줄거리 때문이 아니다.
그 안에 등장하는 인물의 망설임과 흔들림, 선택의 순간들이 관객에게 남기 때문이지.
공부도 마찬가지다.
AI가 알려주는 ‘정답’은 쉽게 손에 쥘 수 있지만, 그 정답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혼자선 도달하기 어렵다.
지금의 교수법은, 아직도 ‘전달’ 중심이다.
하지만 시대는 ‘탐색’과 ‘협업’, 그리고 ‘의미 만들기’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제 교수는 교실 안에서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각자의 생각이 다른 방향에서 출발해도 결국 함께 만나게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강의는 이제 ‘지식을 알려주는 시간’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실수하게 하고, 다시 되묻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평가도 바뀌어야 한다.
정답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질문을 했고, 어떻게 접근했는지를 보고,
그 사람이 어떻게 배우고 있는가를 들여다봐야 한다.
교수가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그 자리를 내려놓아야 한다.
학생 위에 있는 ‘지식의 권위자’가 아니라,
학생 곁에서 함께 고민하는 ‘사유의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AI가 이미 교실 안에 들어왔다면, 그 존재를 두려워하기보다는
함께 활용하고, 함께 의심하고, 함께 넘어서야 한다.
학생이 혼란스러워할 때,
“그건 정답이 아니더라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교수.
AI가 알려준 정보에 대해 “그래도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라고 되묻는 교수.
그런 사람이 지금 대학에 필요하다.
나는 초등학교 교감이다.
내가 함께하는 아이들은 10년 뒤 그 대학 교실에 앉아 있을 것이다.
그때의 교실이, 지금처럼 피드백 없는 화면과 요약본만 가득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질문이 오가는 살아있는 공간이길 바란다.
학생들이 다시 ‘배우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려면,
교수가 다시 ‘배움을 함께하고 있다’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AI 시대에도 교수는 필요하다.
하지만 그 교수는 이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질문을 잘 듣고, 함께 길을 찾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것이, 진짜 배움이고, 진짜 교육이니까.
2025. 10. 1.(수) 별의별 교육연구소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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