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은 마케팅//전략//인사 분야와 다소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어요. 마케팅, 인사, 전략 등은 학교에서도 별도 강의가 개설되는 분야죠. 하지만 기획은 학교에서 별도 과목으로 배운 적이 없죠. 기획은 지금까지 배운 3가지 분야가 총체적으로 결합되는 역량이기도 해요.
기획력은 문제 해결 능력과 문서 작성 능력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획 관련 책들을 찾아보면 PT 작성법 또는 발표에 대한 설명으로 내용을 채운 책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는 경우가 많았어요. 기획이란 것이 특정 주제에 대한 문제가 주어지면 해답을 찾아내고 이것을 글로써 표현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고방법을 모르고, 또한 이것을 글로 표현해야 하는 방법 모두 갖추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기 위한 기획보고서는 통상적으로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어요.
목적(또는 배경) ⇒ 현황 분석 ⇒ 개선과제 ⇒ 기대효과 ⇒ 향후 계획
처음 보고서를 작성할 때 배경과 목적의 차이가 무엇인지도 구분하기 어려웠답니다. 처음으로 이에 대해서 설명해준 책이 바로 청와대에서 만든 「대통령의 보고서」였답니다. 그렇게 깨달은 사실이 “배경에 기대효과를 더한 것이 목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목적으로 시작하는 경우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변경하는 경우에 목적을 전진 배치하는 것이 결재권자의 이해를 돕는 지름길이라는 노하우를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보고서는 결재권자의 이해를 돕거나 승인을 받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일즈에서는 손님이 왕인 것처럼, 보고서는 결재권자가 왕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기획력 향상의 첫걸음입니다. 여기에서도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답니다.
기획보고서 종류
각각에 따라서 보고서에 포함되어야 할 요소와 작성 흐름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먼저입니다.
(1) 의사결정 보고서
모든 조직에는 실무자와 의사결정권자가 있습니다. 의사결정권자는 수많은 실무자들의 보고서를 통해 조직이 나아갈 바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무자들은 보고서를 작성할 때 의사결정권자의 입장에서 불필요한 정보는 제외하고, 핵심 정보를 기반으로 정확히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어떤 문제를 바라볼 때는 “무엇이 문제이며,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상황은 어떠한지,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이것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순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편하고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보고서의 작성 시에도 개요(왜 문제가 발생했는지), 현황(문제의 정확한 현재 상황과 분석), 해결방안(의사결정사항), 향후 계획(실행 계획) 등을 반드시 포함시켜야만 합니다.
(무엇이 궁금할까?)
왜 문제? : 수많은 현황들 중에서 왜 이것이 우선순위가 높은지, 문제가 되고 있는지
문제가 무엇? : 문제가 정확히 무엇이며, 어떤 부분이 잘못된 것인지
무엇을 결정? :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며, 여러 가지 대안 중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 것인지
향후 계획 :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어떻게 관리되고, 진행될 것인지
보통 문제의 인식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째는 상사의 지시에 의한 부분입니다. 상사라는 포지션은 실무자보다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포지션이고, 폭넓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문제점들을 발견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실무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하는 경우입니다. 기존의 방식에 문제가 있어 예상대로 기대효과가 나오지 않거나,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는 경우입니다. 물론 평소에도 문제의식을 갖고 상황을 바라보는 자세는 반드시 필요하겠죠
예를 들어서 기존의 직원 평가제도를 개선해야 할 과제를 맡게 되었습니다. 우선 “왜 문제가 되었을까?”라는 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실제 경영진이나 현장에서 평가점수와 실제 직원들의 퍼포먼스가 상관성이 낮다는 의문점이 제기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실제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발견해야 합니다. 기존의 평가제도는 근무기간, 상사 평가, 자기 계발, 상벌 현황 등으로 구성되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각각의 요소들이 실제 직원들의 퍼포먼스와 어떤 상관관계를 보이는지 분석해보고,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통해서 평가제도 구성, 방법을 변경할 것인지, 보완할 것인지, 전면적으로 개편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보고를 받은 의사결정권자가 하는 것이죠. 물론 스타트업에서는 실무자가 결정권을 갖겠지만요.
실무자는 각각의 대안이 가진 장단점을 보고서에 포함시켜 의사결정권자의 결정에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러한 제도 변경이 소요되는 기간과 각각의 프로세스별 일정을 계획하는 것이 의사결정 보고서의 작성 흐름입니다.
보고서 작성 원칙
학창 시절 시험문제에는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가 존재합니다. 학창 시절의 어려운 문제와 쉬운 문제는 배점에 큰 차이가 없는데, 사회에서 만나는 문제는 전혀 다릅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수록 크게 인정받고, 보상 또한 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 근원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바라볼 때도 표면적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며, 원인의 원인을 찾아 문제의 핵심까지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로직트리와 같은 논리적 사고를 통해 실효성 있고 근원적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해당 문제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개요 : 보고의 목적 및 필요성을 작성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로 보고를 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보고를 통해 의사결정권자가 무엇을 결정해야 하는지를 보고하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의식에서 시작되고, 어떤 변화를 추진하는지 보고의 목적을 분명히 작성해야 하며, 이슈의 영향력과 시급성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에서 높은 위치를 차지하는 지를 설명하게 됩니다.
현황 및 문제점 : 현재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객관적이고 사실적이며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해야 합니다.
이것이 만족되지 않는 다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객관성이 높은 통계 등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포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더불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흐름 등을 제시하여 현재 상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현재 상태의 문제점에 대해 나열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해야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가 있음에도 대부분의 보고서는 문제점만을 나열하고, 깊이 있는 분석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통해 예상되는 효과로서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이는 현재 수준과 얼마만큼 달라질 수 있는지를 예측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황의 긍정적인 면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예상하고, 해결방안도 마련해야만 합니다.
추진 계획
새로운 제도 등이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위해서는 조직체계, 투입인원, 예산 등이 함께 검토되어야 합니다. 회사 별로 내부적인 규정과 절차 등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하며, 지속적인 관리가 뒷받침이 되어야만 실질적인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회사 내에서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꽤 큰 비용이 소요되는 사업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미흡해서 한낱 종이조각으로 끝나는 경우를 수차례 목격하였습니다. 현장을 감안한 충분한 일정관리야말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강조드리고 싶습니다.
(2) 정보전달 보고
의사결정권자들은 회의에 참석하고, 실무자들의 보고를 받고, 대외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의사결정에 참고할 만한 충분한 정보를 스스로 취득할 시간이 부족합니다.
대내외 변화에 따른 정보가 누구보다 필요한 지위임에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무자들의 중요한 역할은 자신의 담당 상사들이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입니다.
정보보고서는 구체적 사실관계와 현황을 종합 분석해 상급자에게 배경지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정보보고서는 질이나 양을 떠나서 '제때' 보고하는 적시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하셔야 합니다. 정보를 한눈에 이해하기에는 그래프와 통계만큼 좋은 도구가 없습니다.
정보보고서는 사용 목적, 보고 주기, 또는 보고 대상 및 형식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습니다. 정보보고서서는 특정 이슈나 테마에 대해 간단한 분석과 평가를 포함해 경우에 따라 대책을 포함시키는 것이며, 유사한 유형으로 상황보고서는 특정분야, 사업 추진과 관련된 상황, 또는 시사성이 높거나 긴박한 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의미합니다.
정보보고서 작성 유의사항
정보보고서는 비교적 짧은 분량으로 높은 정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며,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보충설명 없이도 내용을 완전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정보보고서 : 개요 → 현황 및 관련 동향 → 분석(문제 및 원인) → 평가 및 대안
- 상황보고서 : 개요 → 현황 → 설명 → 의견과 대안
작성 방법
제목만을 보고도 전체 내용을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핵심사항을 압축하여 작성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며, 본문의 내용을 최대한 포괄하도록 하되, 본문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인물(who) → 때(when) → 장소(where) → 사건(what) 등의 순서로 구성하는 것이 좋다
본문에 해당하는 현황, 문제점, 예상 동향 등에서는 보고하고자 하는 중심적인 내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제시하고, 보고하고자 하는 내용 중에서 가장 비중 있는 사안을 앞에 부각하고, 중요하지 않은 사안은 뒤쪽에 배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읽는 사람이 쉽고 편안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도록 어려운 한자어나 생소한 외래어, 전문용어 등의 사용을 가급적이면 피하고 평이하게 풀어쓰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문단의 길이는 가급적 한 문장이 2~3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결론 부분에는 대응방안, 실무자 의견, 고려사항 등을 작성하게 되는데, 미사여구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뜬구름 잡는 “관심도 제고, 수익률 향상”과 같은 추상적인 얘기들은 의사결정권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문구라는 것을 여러분들이 해당 자리에 오르게 되면 알게 될 것입니다.
저도 이런 용어를 줄기차게 사용했었는데, 여러분은 저와 같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