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의 사이가 좋지 않다(매우). 미장(미국주식시장)을 하는 사람이라면(특히 테슬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지.
가뜩이나 자존심 강하고 최고 권력의 두 사람이 만났다. 발언의 수위를 볼 때 이미 루비콘강을 건넌 건 확실해 보인다.
"그거 다 짜고 치는 거라니까"라고 말하는 통 큰 와이프의 이야기에 그것도 잠시,
생각해 보면 아무리 WWE의 나라, 미국이라지만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를 향해 '엡스타인 파일'까지 거론하는 순간, 이건 끝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자존심 강한 사람이 다른 건 참아도 모욕감은 못 참지, 트럼프는 앞으로도 머스크와 공식 석상에 함께 설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서로의 제국을 조용히, 차분히 그리고 진득하게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킬러들을 제치고 피투성이가 된 채 드디어 김영철(극 중 강사장) 앞에 선 이병헌이 묻는다. "저한테 왜 그랬어요. 말해봐요. 나 진짜로 죽이려고 그랬어요? 칠 년 동안 당신 밑에서 개처럼 일해온 나를!". 그러자 김영철이 답한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모욕감은 생각보다 깊은 감정이자 원동력이다(그렇게 인간은 진화해 왔다).
남자나 여자나, 어린 아이나 노인이나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느꼈을 때, 깊이 느끼는 상실감 또는 악의는 (남들이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지만 본인에게는) 아마 까마득히 깊은 구멍 같을 것이다.
모욕감을 느껴본 적 있는가?
그것이 본인을 어떤 동기로 이끈 적이 있는가?
상대가 고의든 아니든 우린 살면서 그것들을 느껴본 적이 있다.
자신이 쓸모없어진 것처럼 느끼는 게 모욕감이고, 그것은 곧 자신이 사라지는 기분이다.
강 사장도 결국 차가워진 내연녀의 태도에 모욕감을 느끼고, 이병헌마저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멋대로 처리한 것에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기분이 들었던 거니까.
강사장의 말을 오히려 순진한 이병헌은 단번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봐요. 저 생각 진짜 많이 해봤거든요. 저 정말 모르겠거든요? 좀 말해봐요"
모욕감은 살인의 충분한 동기가 된다. 이제 트럼프가 칼춤을 먼저 추게 될까, 아니면 머스크가 먼저 칼질을 하게 될까. 자신이 X에 직접 올린 영화 포스터, 킬빌처럼.
써놓고 보니
어느 주말의 왠지 뚱딴지같은 소리다.
그 와중에 공주알밤왕밤주 막걸리가 참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