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향 거실 창 밖에서 내리쬐는 햇빛이 오후가 될수록 더욱 거세졌다.
무더위에 손 쓸새 없이 안방 에어컨 아래로 피서 가서 잠에 들었다(어두운 커튼 틈새 사이로 태양빛이 지글지글 스며든다).
우린 마치 미래로 시간 여행이나 하듯 간헐적으로 자다 깨다를 반복했다(이런 휴일은 참 오랜만이다).
자다 깨는 중간중간 꾼 꿈들이 역시나 조각조각 난 기억처럼 머릿속에 떠다녔다-꿈에서 난 큰 도로와 이상한 골목길, 어딘가 불이 난 걸 봤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현실 속 어디선가 들려오는 비행기 소리에 눈을 떴다.
"슈우웅 -, 슈우웅 -"
'이 지구 표면도 이렇게 더운데, 태양에 더 가까운 저 하늘은 더 덥지 않을까. 전투기 조종사인 친구의 조종석은 너무 덥지 않을까', 잠에서 덜 깬 채 이런 생각을 하던 찰나,
비행기 소리에 아내도 반응했는지 눈을 떴다.
잠에서 막 깬 눈만 끔뻑거리며 서로를 바라보던 우리,
'저녁 뭐 먹을까?'
어느새 저녁 시간이구나.
낮잠으로 보낸 휴일 오후가 아까우면서도, 이 무더위에 가긴 어딜 가. 혹시나 무더위에 지치게 않게 저녁을 잘 챙겨 먹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