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산책

by 문정

"나와, 걷게"

야근 후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니 마침 필라테스를 다녀오던 와이프에게 연락이 왔다.


그렇게 시작된 밤 산책.


월요일은 직장인에게 참 쉽지 않다. 괜히 더 고단한 피로가 몰려오는 것 같은 느낌. 10여 년을 넘게 일해도 월요일 퇴근 후는 쩔 수 없나 보다 싶었다.


우린 그 피로감을 서로 잘 알면서 밤 산책길을 더 "걸었다". 그것만이 이 피로감에서 벗어나는 장기적인 길이라는 걸 이미 깨달은 후다 (TV나, 음주는 단기적이다)


7월의 밤 역시나 무덥고 습하다. 그 와중에 함께 걸을 수 있는 와이프가 있어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였으면 걷지 않았을 이 무더운 밤을 또 함께라서 걷게 되는구나


"오늘 ~ 그래서 회사에서 ~ 이런 이런 일이 있었다니까"


서로의 오늘 하루, 중요하거나 소한 이야기들을 나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어느덧 내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와이프를 알고 지낸 세월로 채워가고 있다.


처음 만난 20대 초반을 돌이켜보면 가끔 그 어린 날의 내가, 또는 너와 우리가 색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때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지금 내 곁에 있다는 건 좀 색다른 일이다.


그래, 오늘 하루 둘 다 고생했다. 귀찮고 하기 싫은, 때로는 두려운 일들도 용기 내며 걸어온 건 결국 내 곁에 이 사람이 있어서더라. 내일도 한 걸음씩 또 함께 걸어가보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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