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성장을 위한 지표, 실행 지표와 OMTM
많은 사람들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기준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그 이면의 본질을 보지않고 원인과 결과를 단편적으로 연결지어 잘못된 결론을 내린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잘못된 기준으로 무언가를 쉽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쉽게 내려진 판단은 그 사회에서 오해와 편견을 만들고 잘못된 결과를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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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 야구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메이저리그의 스카우터들은 아마추어 유망주를 모아놓고 테스트를 할 때 선수들의 신체적인 능력만을 기준으로 '좋은 선수'를 판단했다. 그 선수가 "얼마나 빨리 달리는지" "얼마나 빨리 던지는지" "얼마나 멀리 공을 보내는지" 가 중요했다.
<머니볼>에서 기존 편견에서 벗어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바로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빌리 빈 단장이 이끄는 팀이었다. 빌리는 단순히 선수의 신체 능력이 팀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빌리는 선수 당시 뛰어난 신체 능력을 가진 선수 중 하나였다. 모두가 빌리가 언젠가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을 기대했지만, 실제 그의 야구 선수 생활은 그리 밝지 않았다.) 야구에서 중요한건 결국, 팀이 승리를 하는 것이고 팀이 이기기 위한 선수의 능력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바로, 타자의 출루율과 투수의 아웃 카운트였다.
제레미 브라운에 대해서 토론해봅시다. 빌리가 말했다. 그러자, 스카우터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레미 브라운은 뚱보에요"
타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지표는 출루율이다. 타석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볼을 고르고 볼넷이나 안타를 쳐서 출루를 하는게 팀의 승리를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하며 야구의 승리에서 출루율은 중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에 타자의 빠른 발과 수비 능력, 타고난 힘처럼 눈에 보이는 기준을 중요하게 여겼다. 선수의 실제 팀 승리의 기여도를 의미하는 지표에는 관심이 없었고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선수들이 평가되었다.
제레미 브라운은 당시 야구 시장에서는 좋은 선수의 기준에 속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출루율이 좋았지만 뚱뚱한 외모때문에 스카우터들은 그를 좋게 평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리그가 시작하고 어느 누구도 그를 비웃을 수 없게 되었다. 그는 팀에 들어온 후 선발 포수 자리를 빼앗았고, 평균 타율(0.310)과 출루율(0.444) 그리고 장타율(0.545)를 기록하며 팀의 선두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주변의 비웃음은 어느새 사라졌고 좋은 선수로 재평가를 받았다.
빌리는 합리적이지 않았던 메이저리그에서 통계를 활용해 과학적인 야구를 적용했고 증명해냈다. 가난한 구단이지만, 팀의 승리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지표에만 집중했다. 그 결과, 선수들의 연봉으로 지불한 금액 대비 훨씬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팀이 이기기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가?" 빌리가 집중한 건 단지 그것이었다.
기존의 관행, 야구 시장에서 중요시 여겨지던 관습보다 중요한건 팀을 승리로 이끄는데 주요한 지표들에 있었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 기준에 맞는 선수를 영입했다.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던 선수들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새롭게 평가되었다. 진흙속에 있던 진주들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 빛을 내게 된 것이다. 야구뿐 아니라 세상 어딘가에서도 이렇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존재가 많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내 자존감도 살짝 올려보았다. :)
서비스를 평가할 때도 여러 지표가 활용될 수 있다.
"어제 페이지뷰가 만 건이나 일어났어!", "다운로드 수 오만명을 넘었어요!"
이런 지표들을 바탕으로, "그래 우리 잘하고 있어"라며 서비스의 성공과 성장을 예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페이지뷰, 다운로드 수는 <실제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잘 사용하고 있는지>의 명확한 지표가 될 수 없다. 발이 빠르지만 출루율이 나빠서 득점을 못내는 타자처럼 페이지뷰는 높지만 실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고 이탈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지표 중에서도 실행 지표를 보고 의사 결정을 이어갈 수 있어야한다. 서비스 기획/운영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지표를 이야기해볼 수 있다.
허무 지표(Vanity Metric)
실행 지표(actionable)
허무 지표는 위의 예시에서 보듯이 페이지 뷰나 다운로드 수 처럼 어떤 의사결정, 실행이 불가능한 지표를 이야기한다. 페이지 뷰가 만명이야! 그래서 다음은? 이 지표를 보고 다음 의사결정을 이어갈 수 없다.
반면 실행 지표는 구체적으로 의사결정/실행을 할 수 있는 지표를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사용 단계에서 전환율을 생각해볼 수 있다. 간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를 통해서 예시를 들어보자. 사용자가 토스로 친구에게 송금을 보낸다고 했을 때, 다음 사용 단계를 거칠 수 있다.
1단계 : 토스앱 실행
2단계 : 송금 보낼 금액 입력
3단계 : 연락처 선택 or 계좌번호 입력
4단계 : 보내기 버튼
5단계 : 사용자 인증
6단계 : 송금 완료
여기서 3단계 인증 단계에서 전환율이 40% 라고 해보자. 우리는 이 전환율을 보고 <계좌번호 입력 단계>를 개선해야겠다. 라는 다음 행동을 이어갈 수 있다. 지표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했을 때 보내는 사람이 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를 잊어버려서 앱을 종료했을 수도 있고 계좌번호 복사를 잘못하여 이탈을 추론해볼 수 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실행 지표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석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상대방 계좌를 복사했을 때 계좌 번호를 자동으로 입력하게 하는 UX 단계를 추가해서 <3단계 계좌번호 입력> 단계를 개선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머니볼>에서 팀의 승리에 주요 지표였던 출루율을 높여 승리를 이끌었던 것처럼 서비스의 성장을 위해서 어떤 지표가 중요하고 개선해야할까?
서비스 분석과 관련된 용어 중에 OMTM이라는 용어가 있다. One Metric That matters의 약자로 현재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를 말한다. OMTM은 특정 시점에 서비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집중해야하는 지표를 말한다. 서비스의 현재 서비스 수명주기(도입기, 성숙기), 현재 서비스의 우선순위(사용자 확보, 수익화)에 따라 주요 지표는 달라질 수 있다. 서비스의 초기 단계라면 사용자를 확보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수 있다.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고 이제 수익을 내야하는 시점이라면 사용자로부터 수익을 발생시키는 지표를 주요 지표로 설정해야한다.
다시 토스로 예를 들어보자. 토스의 서비스 초기 시점을 생각해보면 <간편 송금>을 주요 지표로 설정할 수 있다. 만약 첫 송금이 발생하고 2주일 안에 다시 송금을 했을 때 해당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토스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해보자. 실제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보니 친구들과 약속이 있을 때 송금을 한 번 하고, 2주일 안에 다시 약속이 있을 때 송금을 했다. 이는 서비스의 기능에 만족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라는 실제 사용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이러한 주요 지표가 발견됬다면 지표를 개선해야한다. 첫 송금이 발생하고 2주일 안에 다시 송금을 하도록 해당 지표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첫 송금을 하고 두번째 송금이 2주일 안에 일어 날 수 있게, 2주일이 되기 전에 <송금 할 경우 일정 금액 환급!> <송금하면 천만원 이벤트!> 처럼 사용자에게 이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해당 지표는 토스의 <간편 송금> 이라는 실제 사용 지표와 밀접하며 지표를 개선할 경우 서비스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아래는 우리가 잘 아는 글로벌 서비스들의 OMTM이다.
페이스북 : 10일 이내에 7명의 친구 신청
트위터 : 적어도 한 달에 7번 방문
페이스북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소셜 서비스이다. 페이스북은 데이터를 분석해서 <10일 이내에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엇다.> 면 지속적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제 해당 지표는 친구와의 네트워크가 강해지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는 기준이였고, 이 지표를 높일 경우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을 잘 사용하고 있다를 알 수 있다는 지표였다. OMTM을 잘 설정하고 해당 지표를 개선하면 서비스는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된다.
"사용자가 서비스를 얼마나 잘 사용하고 있는가?" 를 제대로 측정하는 지표는 서비스에서 주요 지표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서비스마다 시점, 사용 기준, 목표가 다를 수 있으며 서비스의 성장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핵심 지표(OMTM)를 지속적으로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OMTM을 지속적으로 찾고 지표를 개선해 나간다면 언젠가 서비스가 진주가 되어 빛이나는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