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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탈 Aug 05. 2022

친환경농산물

더 많은 시간과 자본, 노력이 필요

# 친환경농산물


도시를 탈출해 농군이 되겠다는 사람들에게서 결기를 느낄 때가 있다.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사명감을 가진 경우가 그렇고, 적어도 토박이들과는 다름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그렇다. 친환경농산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결코 만만치는 않다.  


남다르게 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와 희생을 필요로 한다. 일반 대중은 다름을 잘못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수많은 편견과 싸워야 하는 이유다. 특히 시골에서 오랜 시간 동안 굳어진 관행을 깨야하는 경우 말해 무엇하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굳어진 것들은 더욱 그렇다. 농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며 제일 먼저 넘어야 할 장벽이 사방에 버티고 있는 셈이다.


의지만 있다고 가능한 것도 아니다. 국가기관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해야만 친환경농산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생산방식과 사용자재에 따라 '유기농산물'과 '무농약농산물'로 구분해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본인 의지대로 농사짓는다고 친환경농산물이 아닌 것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이밖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주변 농부들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필지별로 경계는 분명하지만 인접한 토지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니 나만 잘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라는 손쉽고도 강력한 수단을 포기함에서 오는 수고로움도 상당하다. '잡초도 농사지으려면 잘 되지 않는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자금도 상대적으로 많이 들어감은 물론이다. 유별나다고 손가락질당하는 일은 애교로 넘길만하다. 욕은 먹지만 은근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하니 말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면서 가장 큰 애로사항은 노력한 만큼 보상받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더 많은 시간과 자본, 노력이 투입됨에도 생산량은 적고 제 값을 받고 팔기는 어렵다. 소비자들은 건강한 먹거리로 친환경농산물 찾으면서도 그만한 대가를 치르기는 주저한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대중의 이러한 소비행태는 농부들로 하여금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소비자에게 이를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자도 소비자를 설득하려는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시간이 더 필요한듯하다. 그렇기에 도시를 갓 탈출한 초보 농사꾼이 친환경농산물에 도전하는 것은 신중했으면 한다. 권하건대 시간적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과감하게 도전하되,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지역특산물과 관행농으로 힘을 비축한 후에 도전하면 어떨까?


사족)

'친환경농축산물'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을 방문해 '친환경농축산물인증'으로 검색하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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