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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연미 Jan 01. 2021

새해가 환하게 웃으며 왔다

[시 읽기] 이영광 '1월 1일'



1월 1일


                             이영광     


새해가 왔다

1월 1일이 왔다

모든 날의 어미로 왔다

등에 해를 업고,

해 속에 삼백예순네 개 알을 품고 왔다

먼 곳을 걸었다고

몸을 풀고 싶다고

환하게 웃으며 왔다

(...)     


- 시집 『끝없는 사람』 (문학과지성사, 2018) 부분 발췌     




[단상]

1월 1일이다. 이영광 시인은 1월 1일을 ‘모든 날의 어미’라고 명명한다. 2021년의 첫 해(日)를 등에 업은 어미는 환하게 웃으며 왔다. ‘삼백예순네 개 알’이라는 미래를, 가능성을, 희망을 잉태한 채 말이다. 


사랑과 희생의 정신으로 먼 곳을 걸어온 어미의 등에서 해를 내린다. 이제 훗일은 자손들에게 맡기고 자유로워지시라고. 앞으로의 날들,  ‘삼백예순네 개 알’을 공들여 부화시키는 건 우리의 몫일 것이다.     



*사진 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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