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핀꽃'처럼
다시 피어난 사랑

광림아트센터 장천홀 <연극 장수상회>

by 이연미

연극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동명 영화를 연극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연극은 장수상회의 점장이자 까칠한 노신사 ‘성칠’과 나란히 옆에서 꽃집을 하고 있는 ‘금님’의 인생 마지막 순간에 다시 피어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연극에서 ‘막핀꽃’에 대한 이야기는 후반부쯤 등장한다. 처음 들어본 단어인 ‘막핀꽃’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봄에 꽃핀 화목이 가을에 다시 꽃피는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연극에서는 ‘성칠’이 ‘금님’이 보기도 전에 비바람에 꽃잎이 떨어질까 봐 마음을 졸였던 특별한 꽃이다. ‘금님’은 이 꽃을 보며 '성칠'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봄에 한 번 꽃 피우고 진 게 아쉬워서
뒤늦게 다시 핀 거지요.


영화 막핀꽃.png 영화 <장수상회>의 '막핀꽃' 장면


저물어가는 인생을 아쉬워하며 오직 지금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시작하는 이들은 가을에 다시 꽃을 피운 ‘막핀꽃’과 닮았다. 찬란하게 아름답지만 마음 한구석 애잔함을 자아낸다. 그래서 조심스럽고 그래서 더없이 소중하다.


연극의 결말은 이들의 사랑에 숨어있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관객들의 눈물샘을 터트린다. 청춘의 푸릇푸릇함이 지나가면 누구에게나 가을 같은 성숙한 인생의 시절이 온다. 초라하고 앙상한 겨울만이 남아있을 것 같은 그 가을에도 꽃은 핀다. ‘막핀꽃’이 핀다.




연극 포스터.jpg



연극: 장수상회
캐스팅: 이순재, 신구, 손숙, 박정수 (이순재, 박정수 캐스팅 관람)
기간: 2019. 08. 30 (금) ~ 2019. 09. 22 (일)
장소: 광림아트센터 장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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