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hnstory Aug 16. 2024

연봉 2억이 해결해주지 못한 것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를 준비할 무렵 앞으로의 개인적 미션과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보통 월말에 이런 회고성 생각들을 정리하려 하는 편인데, 마음에 불편한 것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돈을 더 잘 벌게 되는 상황이 될수록 저의 시간은 더더욱 부족해졌고 같은 공간에 머무르지만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가족에게 대한 미안함 같은 것이었죠. 세상에 공짜가 어딨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시간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 모두를 누리고 사는 사람들이 내 생각보다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저 역시도 그런 시간들을 위해 단계적인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은 고통을 수반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게 되는데 이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할수록 숙고의 빈도와 강도가 약해지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더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이런 삶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이는 태도겠죠. 문제의식을 느끼고 올바른 질문을 던져야 하는데,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받아들일수록 이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합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 인생이라고 여겨지게 될 테니까요. 그간의 저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는 주어진 역할과 업무에 대해 성실히 임하는 것과는 별개로 봐야 하는데요, 오늘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몰입하고 충실하며 완수하면서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개인적인 사색의 시간을 내볼 수 있습니다. 충분한 양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업무의 성격과 형태에 따라 상대적인 개념이 될 텐데 저는 하루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면 나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설계할 수 있을만한 양의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물론 하루로 정리될 주제는 아니고 이런 시간을 계속해서 쌓아가는 것이죠. 



연봉 1억이든 2억이든 혹은 그 이상의 수준이든 자기 삶의 만족을 담보해주지 못합니다. 쇼펜하우어가 말했듯, 삶의 무게중심이 우리 내면에 안정하게 있지 않을 때 우리가 느끼게 되는 고통과 지루함이 '인간 행복의 두 적'이라고 지적했었죠. 연봉은 우리의 내면과는 관련이 없는 외적 요인이자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것은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가장 값진 시간을 대가로 지불하고 얻게 되는 반대급부인 거죠. 여기에 두는 비중을 높여가게 되면 일순간 느껴지는 공허함으로 힘들어집니다. 영화 <소울>에서 잠시 등장한 헤지펀드 매니저처럼요. 나의 인생을 살아가기에 족한 수준의 돈을 벌고 외적인 것을 비우고 내적인 가치를 채우는 행동들을 통해 충분히 나은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직업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보다,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묻는 안부가 일반적이 될 그 시간을 기다려보는 마음이 꽤나 편안해집니다. 연봉으로 해결되지 않는 우리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찾기 위한 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전 27화 게을러지고 싶은 일요일 저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