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두려움, 그리고 실행의 사이를 메워주는 글쓰기의 위엄이 있다.
새벽 4시가 조금 넘은 시간, 꿈과 아이디어와 고민들이 느슨하게 뭉쳐진 눈덩이가 되어 굴러올 때, 잠이 덜 깬 상태로 자리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엄격한 퇴고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날 것의 글쓰기는 비록 완벽한 문장이 아닐 수 있고 대충 얽혀있는 미완의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입장에서 큰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 과정에서 나의 머리보다 손가락이 알아서 움직이는 경이로운 경험도 하게 되고, 알아서 다음의 문장이 준비된 듯 채워지는 상황을 지켜보며 위안을 삼기도 한다. 작정하고 쓰는 글이 아닌 경우 오히려 철저한 준비를 거친 작업보다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직감에 의존한, 좀 더 나다운 기록이라는 강한 느낌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삶도, 저런 삶도 다 가능하다.
다만 기록으로 남겨질 때 그 삶의 의미는 강화된다.
그 역동성으로 하루를 살아 낼 힘을 얻고, 숨어있던 나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며, 나다운 소통에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가끔씩 마음속에 새겨지는 간절함이란 희망을 갖고 흩어지는 생각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쓰는 이 글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하루가 내게 주는 자존감이며 글쓰기의 가치다. 오늘 하루를 살아낸다는 실행 앞에서 난 비로소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