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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의 발견

by Johnstory

살아있는 것은 축복이고 행복이다.



살아있기에 감사할 수 있고 사랑하는 이들을 볼 수 있으며 오늘과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삶의 발견은 이것이다. 지금 내가 살아있다면 가장 큰 두려움을 이겨냈다는 사실이다. 바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다.

또 이는 살아있기에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두려움이기도 하다. 그러나 살아있어 해야 할 것들이 있고, 그것을 행함으로 생의 힘은 또다시 죽음의 두려움을 잊게 한다. 내 삶의 과정에는 사랑이 있고 그 사랑의 대상 또한 나와 함께 숨 쉬고 있기에 같이 있음의 기쁨은 두려움을 비롯한 많은 고통과 어려움들을 압도한다.


반복된 행동은 부족함을 극복하게 한다. 정직하다. 내가 흘린 땀만큼의 결과를 가져온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가 한 점 한 점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운동 경기에도 견주어 볼 수 있다. 어설프게 흘려보낸 한 점의 누적이 경기의 실패를 불러오고 최선을 다해 흘린 땀으로 빚어낸 한 점의 누적은 승리를 안겨준다. 내가 오늘 보낸 하루는 내일도 그다음 날도 이어진다. 다행스러운 건 지난 시간을 잊고 오늘부터 새롭게 시작해도 경기의 판도는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것은, 누구와의 경쟁인 아닌 어제와의 자신을 이겨가는 과정 혹은 아주 잘 살아낸 어제의 모습을 오늘도 유지해 가는 과정이기에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과 유지, 시도가 없는 하루는 먼 훗날 오늘을 떠올려 봤을 때 후회만 남은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선택할 수 있고 내게 주어진 삶을 오늘부터 새로 써 내려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살아있음의 특권이다. 살아있어서 치열하게 타오르는 에너지를 낼 수 있고, 살아있기에 어제의 나보다 나아지는 오늘의 나를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감사와 사랑을 느끼고, 설령 고통 속에 있다 하여도 나와 함께하는 이들의 간절한 응원과 기도의 메시지로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기도 한다. 삶은 이처럼 축복이기도 하지만 온전히 살아내지 못한 이에게는 더없는 고통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은 지금 내가 살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길게 볼 필요가 없다. 그저 오늘 하루만 아주 잘 살아내면 된다.

그리고 그것을 내일도 그다음 날도 이어가면 된다. 잘 살아낼 궁리를 하다 보면 방법을 찾게 되고 그 방법을 알아내면 행동할 수 있으며, 행동의 결과들이 축적되어 가면 내 삶의 유용한 레퍼런스가 생긴다. 그 레퍼런스는 우리의 행동들이 누적될수록 많은 데이터를 갖게 되고 아주 성공적이었던 순간들을 벤치마킹 할 수 있으며 실패로 점철된 시간들을 복기하여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시도하지 않음, 행동하지 않음, 머뭇거림, 주저함으로는 스스로에게 생산적인 레퍼런스를 만들어낼 수 없다. 단 하나, 이렇게 살면 안 된다는 자책과 후회의 레퍼런스만 얹어갈 뿐이다. 이렇게 흘려보낼 위험을 막아내기 위해 유용한 방법은 두려움에 대해 정리해 보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우린 가장 큰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 자리에 존재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건강하게 살아있음으로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방법을 찾고 실행할 수 있다. 살아있음으로 순환되는 하루의 가치는 인생 전체의 그림으로 봤을 때 매우 소중하다.



살아있어 감사한 것은 죽의 두려움에서 1차 승리를 거둔 것이라는 것 외에 다른 의미도 있다.

점차 더 나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쓸 수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잘' 살아보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지금 '살아있기' 때문이고, 인지하든 못하든 삶의 소중함을 육체와 정신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그렇게 보낼 수가 없는 것이다. 두려움을 이긴 삶에는 주저하지 않는 실행이 쌓인다. 그래서 두려움이 없는 하루에는 많은 실수와 실패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의 가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일시적 안락함과는 견줄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어제의 나는 만족스러웠는가. 어제의 나는 스스로에게 성실했고 충실했었나. 누군가와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동행하는 삶에서 떳떳한가. 오늘 하루는 어떤 시간들로 기록에 남기겠는가.



그렇다면, 지금 죽음의 두려움에서 승리한 자신이 향하고 있는 그곳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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