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도 해본 사람이 할 줄 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일까?
바로 동방예의지국이다.
예의가 매우매우 중요한 나라이다.
어렸을 때부터 예의예절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정, 학교, 학원, 동네에서 배운다.(물론 요즘은 예의예절이라는게 뭔지 모르는 애들이 많지만)
웃어른을 공경해라. 인사해라. 형제는 우애가 있어야 한다 등등등
그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의 어절이 있다
순종해라
순종이란 '순순히 따름' 이라는 뜻이다.
상대가 옳든 옳지 않든 좋든 싫든 따른다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순종 교육을 받고 자랐기에 우리는 '알겠어요.' '좋아요.' 라는 말이 '싫어요.' '아니에요.' 보다 더 익숙하다.
익숙하다는 것은 쉽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지못해)승낙이 거절보다 편안하다.
대부분의 획일화된 성장의 과정에서 거절하는 것 자체가 마치 죄인거 마냥 분위기가 형성된다.
거절하면 왠지 모를 미안함과 죄책감이 드는건 어렸을 때부터 체득해온 습관의 결과물로 보인다.
나 또한, 여전히 거절하는 것이 힘들다.
분명 나에게 좋은일이 아닌데 거절하기 힘들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친구에게도
거절하지 못해 가장 힘든건 누구일까?
바로 자신이다.
아무 감정없이 힘들지 않다면 상관이 없다면 거절하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난다.
일이 잘되면야 괜찮지만 혹시나 거절하지 못해 안좋은일이 생긴다면
'그때 거절할걸..'
그리고 자신을 미워하고 더 나아가 그 부탁을 한 당사자를 미워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또 다시 자신을 미워하고 내 탓으로 돌린다.
자존감은 계속계속 아래로 아래로...
자신을 미워하고 상대를 미워하는 악순환은 반복된다.
'거절'이라는 기술을 펼칠 수 있을 때 까지 말이다.
'떡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 처럼
거절도 해본사람이 잘 할 줄안다.
처음에는 엄청 어렵다.
그렇게 배워왔고 그게 당연한 것처럼 지금까지 살아왔으니까
요즘 mz세대를 보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대로 확고히 거절하는 모습이(항상 좋아보이진 않는다. 가끔은 오케이도 하라고..) 부럽다.
누구보다 자신을 생각하는 저 모습이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그 누구보다 자신을 생각하기에 거절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오늘부터 나를 위해서 거절하기를 해보자.
처음 구구단을 배웠을 때를 생각해보자.
2x2가 뭔지 2단이 끝나니 3단이 있고 3단이 끝나니 4단이 있고
외우는데 깜지 여러장쓰면서 혼나면서 고통스럽게 외웠을 것이다.(아니면 당신은 천재이다.)
생각은 나는데 입 밖으로 나가지 않던 그 고통스러움이란..
옆 친구는 술술술 구구단을 말하는 모습을 보며 질투를 했던 그때가 있었을 것이다.(없다면 당신은 천재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7x8=?
부담스럽지 않고 어렵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게 자연스럽게 바로 답이 나올 것이다.
거절 또한 마찬가지다.
처음은 '미안하지만 힘들어', '안돼'라는 말이 머리 속에서 빙빙 돌다가 입 밖으로가 아니라 목구멍 안쪽으로 다시 돌아가 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고통을 이겨내고 입 밖으로 나가도 처음에는 불편할 것이다.
익숙치 않기 때문에
하지만 구구단을 반복 연습했던 그때처럼
거절도 반복 연습하다보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것이다.
'아! 거절한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구나!'
'거절이란 나를 위한 것이구나!'
상대를 위해서 더 나아가 '나'를 위해서, '나'를 사랑하기 위해서 오늘부터 연습해보자.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