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와 약자의 프레임을 넘어서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시작하고자 합니다. 지난 2주간 이번 글감을 고민하면서 원하는 글감이 떠오르지 않고 최근에 너무 초반부와 비교되는 낮은 퀄리티의 글을 올린 것 같아서 잠시 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미리 공지드리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사람의 관계는 복잡하게 얽힙니다. 그리고 서로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관계 역학'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집중할 단 하나의 단어는 '서로 의존적'이라는 점입니다. 즉, 아무리 불평등해 보이는 관계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로가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상호 의존성을 잊습니다. 대신 강자와 약자라는 낡은 프레임에 갇힙니다. 이 프레임은 '강자는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당위(當爲), '약자는 강자에게 순응해야 한다'는 체념을 만듭니다.
강자가 약자를 무시하면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난합니다. 반대로 약자가 강자의 사정을 신경 쓰면 '오지랖'이라 욕합니다.
이 관점이 옳을까요? 강자가 항상 악하지도, 약자가 항상 선하지만도 않다는 현실을 우리가 받아들이면, 이 낡은 프레임의 오류가 보입니다. 이 프레임은 현실을 왜곡합니다. 관계 개선의 모든 기회를 차단합니다.
모든 사람은 입체적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이것이 약자도 강자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약자에게도 강자가 갖지 못한 무언가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나보다 절대적으로 강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틈'이 있습니다. 약해지는 지점, 약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존재합니다. 그 지점이 우리가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공략해야 할 핵심입니다.
강자의 틈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강자라는 프레임이 만든 그림자입니다. 강자는 강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오히려 누구에게도 드러내지 못하는 결핍 즉, 인간적 약점입니다.
인정 욕구의 틈: 모두가 그의 성과와 권력에만 주목할 때, 그의 노력 과정과 의도 그리고 인간적 고뇌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간적 결핍의 틈: 모두가 그에게 의지할 때, 그는 정작 자신의 과중한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터놓을 동료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의외성의 틈: 완벽해 보이는 그 사람에게도 허술한 취미나 남모를 콤플렉스 같은 의외의 모습이 있습니다. 이 지점은 그를 강자가 아닌 인간으로 만드는 통로입니다.
우리는 이 틈을 왜 놓칠까요? 강자가 항상 강한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분명 지치고 약해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강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그 순간을 외면합니다. "저 사람은 강하니까 괜찮겠지" 생각하며, 관계를 심화시킬 기회를 놓칩니다.
'틈을 공략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강자는 대부분의 약자에게서 예측 가능한 반응만 경험합니다. 예를들면 두려움, 순응, 아첨입니다. 그것이 그들에게 익숙한 관계의 룰입니다. 당신의 임무는 그 룰을 깨는 것입니다. 의외의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나를 이렇게 대한 사람은 너가 처음이야."
이 유명한 대사는 이 현상의 상징입니다. 물론 이것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발현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자신을 강자가 아닌 인간으로 대우하는 의외의 모습을 볼 때. 혹은 자신의 강함 이면에 숨겨진 약한 지점을 정확히 꿰뚫어볼 때. 상대는 당황합니다. 동시에 강력한 흥미를 느낍니다.
이 틈으로 유발된 흥미가 관계의 지속성과 변화를 만듭니다. 이것이 핵심 원리입니다.
이 원리는 역으로도 작동합니다. 내가 강자이고 상대가 약자라는 프레임에 갇혀 있을 때입니다.
보통의 강자는 약자를 무시하거나, 불필요한 동정을 베풀거나, 권위를 내세웁니다. 이것이 약자가 강자에게 기대하는 뻔한 행동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도 룰을 깰 수 있습니다. 상대의 약함이 아닌 그가 가진 강점에 주목합니다. 이를통해 보통 사람들이 그를 약자로 대우하는 방식과 다르게 접근합니다. 예를들자면 그를 동등한 파트너로 대우하는 겁니다. 혹은 강자인 내가 가지지 못한 고유한 지점을 진심으로 치켜세웁니다. 뛰어난 성실함, 독창적인 아이디어, 순수한 열정 같은 것들을 강조해주는거죠. 이런 방식으로 상대의 프레임을 강자로 올려주는 것입니다.
스스로를 약자로만 인식하던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을 이토록 다르게 대우하는 우리의 의외의 모습에 강력한 흥미와 신뢰를 느끼게 될 겁니다. 물론 처음에는 의심을 살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 사람의 속에 있는 마음을 끌어낼 수는 있을 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활용하지 못했을 겁니다. 사회가 강요하는 '강약' 프레임 그리고 속에 있는 불편한 진실. 그 이면의 인간 본성에 대해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던 순간들을 쌓아왔습니다.
사람은 살면서 지속적으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합니다. 그 진실의 이면에는 '인간이기 때문에' 생기는 본성이 숨어있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이 본성을 철저히 이해하고 사회적 관점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내가 놓인 상황에서 어떻게 상대와의 '프레임'을 주도할 것인가. 내가 상대에게 줄 수 있는 '메리트'는 무엇인가. 이것을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얘기를 시작으로 나의 가치를 적극 어필하십시오. 관계의 심리적 안정감을 내 방향으로 주도하십시오.
이것은 관계의 피라미드를 당장 역전시키는 마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있던 관계의 '부담 하중'을 현명하게 분산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기술입니다.
제가 이토록 반복 강조하는 이유는, 이 글이 사회적 통념에 직접 반박하고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독자들께 윽박을 지르는 심정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꼭 전달해야 합니다.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중심은 '자기객관화' 그리고 상대를 분석하는 '명확한 통찰력'입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우리는 대화와 관계에서 항상 심리적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는 단단한 개인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의 글은 정말 혼을 담은 저의 인사이트입니다. 그래서 다른 파트와는 달리, 예시보다는 독자분들이 직접 고민하실 부분이 많도록 구성했습니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