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니처 메뉴'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Part 3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Part 2에서 우리는 7가지 핵심 레시피, 즉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구체적인 '기술'들을 배웠습니다. 당신은 이제 웬만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유능한 '셰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훌륭한 셰프가 레시피만 외운다고 해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에겐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철학이 집약된 결과물이 바로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이 '시그니처 메뉴'가 바로, 당신의 관계 세계를 지탱하는 핵심 가치입니다.
이것은 당신이 앞으로 맺을 모든 관계의 절대적인 기준점이 될 겁니다.
"나는 이런 사람을 V.I.P.로 모시겠다",
"나는 이런 관계는 과감히 끊어내겠다"고 판단하는 근거 말입니다.
그럼 이 '시그니처 메뉴'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막연하게 '나는 존중이 중요해'라고 머리로만 생각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것이 왜, 얼마나, 어떻게 중요한지 당신의 '경험'으로 증명해내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어떤 힘도 발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신의 과거 경험, 즉 당신이 직접 겪었던 가장 행복했던 인간관계와 가장 고통스러웠던 인간관계라는 가장 명확한 데이터에서 그 답을 구체적으로 찾아낼 겁니다.
먼저, 가장 고통스럽지만 가장 중요한 작업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인간관계를 떠올려보세요. 생각만 해도 불쾌하고, 당신을 지치게 만들었던 그 '최악의 식사' 같은 관계 말입니다.
종이를 꺼내고 구체적으로 적어보세요. 그 관계가 왜 그렇게 끔찍했나요? 당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결정적인 한 가지'는 무엇이었습니까? 그 관계에서 지독하게 '결핍'되었던 '맛'은 무엇이었나요?
이것은 당신의 '시그니처 메뉴'에서 반드시 빼야 할 '독'을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지금부터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신뢰'의 결핍: 그 사람은 항상 사소한 거짓말을 반복했나요? 중요한 약속을 아무렇지 않게 어기고, 뒤에서는 다른 말을 했나요? 그래서 당신은 그 사람의 말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게 되었고, 관계 자체가 거대한 스트레스가 되었다고 해봅시시다. 여기서 당신이 참을 수 없었던 결핍된 맛은 바로 신뢰입니다. 이 경험은 당신에게 '신뢰가 없는 관계는 지옥이다'라는 것을 뼈저리게 가르쳐준 겁니다.
'존중'의 결핍혹: 그 사람은 당신의 의견을 항상 무시하고, 당신의 성과를 끊임없이 평가절하했나요? "그건 누구나 하는 거야"라며 당신의 노력을 사소하게 만들고, 당신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봅시다. 여기서 결핍된 맛은 '존중'입니다. '나의 존재와 노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관계'가 얼마나 한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알게 된 겁니다.
'상호성'의 결핍: 그 사람은 당신에게는 온갖 감정 쓰레기통처럼 굴면서, 정작 당신이 힘들 때는 외면했나요?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고, 당신의 에너지와 시간만 소모시키는 관계였다고 해봅시다. 여기서 결핍된 것은 상호성 또는 배려입니다. 관계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것임을 고통을 통해 배운 것이죠.
이 작업이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합니다. 당신이 절대 팔지 않을 독이 든 음식을 명확히 알아야, 당신의 레스토랑 수준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자, 이제 반대입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충만했던 '최고의 식사'를 떠올려보세요. 생각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아, 정말 이게 관계구나'라고 느꼈던 그 순간, 그 사람과의 경험 말입니다.
그 행복의 핵심 재료는 무엇이었나요? 무엇이 그 관계를 그토록 특별하게 만들었습니까? 아래에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지지'와 '믿음': 당신이 "이런 걸 해보고 싶어"라고 엉뚱해 보이거나 서투른 도전을 말했을 때, 상대방이 "그거 해서 뭐 하게?"라고 비웃는 대신, "너답다! 멋지다! 어떻게 도우면 될까?"라며 진심으로 박수 쳐주었다고 해봅시다. 여기서의 핵심 재료는 계산 없는 따뜻한 지지와 믿음입니다.
'안전함'과 '수용': 혹은, 당신이 인생에서 가장 실패하고 초라한 모습을 보였을 때, 상대방이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식의 섣부른 조언이나 비난 대신, '그럴 수 있지'라며 묵묵히 옆을 지켜주었다고 해봅시다. 당신은 그 사람 앞에서만큼은 어떤 '갑옷'도 입을 필요가 없었죠. 이때의 핵심 재료는 안전함 또는 무조건적인 수용입니다.
'성장'과 '유쾌함': 아니면, 사소한 주제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서로의 아이디어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더 멋진 아이디어로 발전했습니다. 대화가 즐겁게 이어지며 서로가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봅시다. 이 핵심 재료는 지적인 유쾌함 또는 함께하는 성장일 겁니다.
이 '핵심 재료'는 Part 1에서 찾은 '나라는 재료'와도 연결됩니다. 당신이 가장 잘 대접할 수 있는 '맛'이자, 동시에 당신이 가장 받고 싶었던 '맛'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모든 재료가 준비되었습니다. 1단계에서 찾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결핍된 맛과, 2단계에서 찾은 반드시 있어야 할 핵심 재료는, 사실 당신의 핵심 가치라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이 둘을 조합하면, 당신의 시그니처 메뉴, 즉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가치가 완성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신뢰'가 핵심 가치인 사람
'신뢰'의 배신 때문에 지옥을 맛봤고,
'안전함'과 '무조건적인 수용'에서 천국을 맛봤다면,
"나의 레스토랑은, 서로의 가장 약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도 절대 배신당하지 않는다는 견고한 신뢰를 팝니다. 이것이 없는 관계는 받지 않겠습니다."
'성장'이 핵심 가치인 사람
'존중'의 결핍과 무시 때문에 고통받았고,
'따뜻한 지지'와 '함께하는 성장'에서 행복을 느꼈다면,
"나의 레스토랑은, 서로의 가능성을 깎아내리지 않고 '너답다'고 응원하며 함께 나아가는 건강한 성장을 팝니다. 서로를 갉아먹는 관계는 사양합니다."
'상호 존중'이 핵심 가치인 사람
'상호성'이 실종된 일방적인 관계에 지쳤고,
'지적인 유쾌함' 속에서 에너지를 얻었다면,
"나의 레스토랑은, 어느 한쪽만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에너지를 즐겁게 주고받으며 함께 채워나가는 상호 존중을 팝니다."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그냥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막연하고 힘없는 환상을 버리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고유한 상처와 기쁨이라는 구체적인 경험에 기반한, 당신만의 선명한 시그니처 메뉴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당신은 세상에 당당히 외칠 수 있습니다. "나의 레스토랑은 바로 이런 맛을 파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음식은, 과감히 내놓지 않을 것입니다."
자, 이제 당신의 차례입니다. 종이를 꺼내고 직접 적어보세요. 당신의 최고의 경험과 최악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당신이 완성한 당신만의 시그니처 메뉴는 무엇인지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