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업무 속에서 의미를 찾아주기
나는 팀장은 아니지만 내 관리하던 업무를 받아서 해주는 아래 직급의 동료(대리)가 생겼기에 사람 매니징에 관한 고민을 종종 하게 된다.
얼마 전 담당 임원분께서 내가 루틴 하게 돌리는 실험을 줄이고 좀 더 유연한 업무를 담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셨다. 그렇기 하기 위해 내가 맡고 있는 업무를 대리에게 좀 더 넘기라는 말도 하셨다. 말 뜻을 보면 내가 맡을 업무와 역할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을 의미하지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그 대리의 현 상황이었다.
원래 나는 두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고 업무량의 과다로 충원이 된 대리였다. 일이 좀 줄어야 하지만 프로젝트들의 속도가 더 빨라지게 되어 일 전체의 양은 줄지 않았다. 지금도 여러 업무를 하며 나를 보조하던 대리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더 맡기면 감당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대리의 멘탈과 성장이었다. 박사과정을 고민하다 회사에 온 사람이기에 지금 하고 있는 단순 반복 실험만 계속하는 것은 금방 지치게 만들 터였다. 그 대리보다야 이런 일들에 더 익숙하고 소위 ‘평범한 일도 비범하게’하자는 마음으로 매일 자신을 다독거리는 나도 때로는 회의감이 몰려올 때가 있는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더 힘들게 될 터이었다. 그래서 이런 나의 생각을 임원분께 전달드렸고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하였다.
지금 당장 내일이 바쁘고 내일을 돕는데만 집중하면 나는 편하지만 다른 팀원은 지쳐만 갈 것이다. 그래서 수시로 팀원을 살피며 현재 업무로드는 어떠한지 일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지 모니터 하려 노력 중이다.
나의 일손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함께하려면 동료를 성장을 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보는 안목도 길러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프로젝트 방향성을 말해주기도 하고 내가 했던 실험 분석도 종종 설명을 해준다. 개인적인 성장을 돕기 위해 논문을 보거나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더 마련해 줘야 하지만 여력이 안되는 것이 아쉽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대리에게 나와 회사가 업무를 서포트하고 성장을 돕고 있다는 생각과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다.
꾸준히 이야기하고 맞춰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읽다 말린 했지만 'Radical candor'(번역본은 실리콘 밸리의 팀장들')라는 책에서 나온 내용들을 실천하려 노력한다. 개인적으로 신뢰의 관계를 맺고 그 바탕에서 솔직한 피드백을 하라는 것이 핵심인데 실천 가능 여부를 떠나서 취지와 효과는 좋은 것 같으니 꾸준히 노력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