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k + Phillip Park Pool, Sydney
아이스버그에 간 이야기를 먼저 썼지만, 사실 호주에 와서 처음으로 간 수영장은 따로 있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잘 모르는 숨겨진 수영장.
여행 중 처음 머무른 숙소가 세인트메리 대성당 근처라 주변을 지나갈 일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답게 매일매일 바쁘게 일정을 소화하느라 이렇게 가까이 수영장이 있는 줄도 몰랐지. 그날도 어김없이 빼곡한 일정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희미한 락스 냄새를 맡게 되었다. 나는 말벌 아저씨처럼 주변을 기웃거리다 기어코 수영장을 찾아냈다. 대성당의 위용에 가려져 몇 번을 오가면서도 몰랐던 수영장이 성당 아래 빼꼼 숨어있었다. 수영장을 발견하자마자 도는 도파민에 친구에게 말했다. 내일 아침에 나 수영장 좀 다녀올게.
수영장의 이름은 쿡 앤 필립 파크 풀. 쿡 앤 필립 파크 내에 위치한 수영장으로 시드니 개척 시작과 관련된 제임 스 쿡 선장, 아서 필립 총독을 기리기 위해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수영은 물론 웨이트나 요가, 복싱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종합 피트니스 센터로 생각보다 큰 규모였다. 매표소 주변에는 작은 기어샵이 있었고, 카페도 함께 운영 중이었다. 본다이와 같이 별도의 입장권이 존재하지는 않으며 결제 후 바로 입장하면 된다.
실내에는 쾌적하고 넓은 시설의 50m 풀이 8개나 있었다. 속도에 따라 슬로, 미디엄, 패스트 3등급으로 나뉘어 있어 실력에 맞게 이용이 가능했다. 수심은 1.2m-2m로 출발하는 쪽은 얕다가 점점 깊어지는 형태로 한국의 수영장과 비슷했다.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으며, 야외 공간과 연결되어 있어 자연채광이 가득해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본다이와 달리 실내 수영장이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수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평일 오전 방문 기준 한 사람당 레인을 1개씩 쓸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한국의 수영장을 생각하면 감동의 눈물이 흐른다. 수온은 약간 차가운 편이었으나 몇 바퀴를 돌고 나니 적당하게 느껴졌다. 아이들을 위한 레저풀도 큰 규모로 함께 운영 중이라 가족 수영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쿡 앤 필립 파크 풀의 가장 좋은 점은 접근성이다. 시드니 시내 한복판에 위치해 세인트메리 성당, 하이드파크, 오스트레일리안 뮤지엄이 모두 도보 5분 내로 여행 중 들리기 제격이다.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여는 수영장에 제일 먼저 갔다가 성당을 구경하고 하이드파크에서 피크닉을 즐긴 뒤 뮤지엄까지 둘러보면 완벽한 CBD 관광코스가 뚝딱이다. 아트갤러리를 갔다가 보타닉가든, 오페라하우스까지 즐기는 코스도 추천한다.
무엇보다 수영장에 가서 씻으면 되기 때문에 준비하고 나가야 하는 부담도 적다. 이렇게 좋은 위치에 시설이 뛰어난 수영장이 있다니, 호주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오늘의 수영은 여기까지.
4 College St, Sydney NSW 2000
실내 50m 8개 레인, 수심 1.2m-2m / 키즈용 레저풀 별도
입장료: 성인 9.1 aud, 차일드(3-16세) 5.90 aud
영업시간: 매일 6:00-20:00, 공휴일 07:00-19:00
드라이기 있음
시드니 CBD 내 위치 좋은 실내 수영장을 찾는다면
수영과 관광을 한 번에 끝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근처에 음식점, 관광지 등 즐길거리도 다양
이미지 출처: 에디터 본인, city of syd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