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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인터뷰 관련 내용을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전 단계인 서류 검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서류 검토는 인터뷰와 다르게 기술된 텍스트 또는 이미지 등으로만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서류만으로 적합한 인재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 많은 동료들과 일을 하면서 그리고 많은 후보자들과 인터뷰 과정을 거치면서 느낀 점 역시 자신을 표현하는 것과 일을 잘하는 것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만으로 우리가 기대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그럼에도 채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채용에 들어가는 시간과 그리고 채용이 길어짐으로써 업무의 속도 및 성과, 팀원들의 피로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서류에서 기대하는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사람을 기다리기보다는 직무적인 역량과 동료들의 기대 등 어느 기준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면 '서류 요건'이 정량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는 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근래에는 예전보다 다이렉트 소싱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처음부터 기대하는 경험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기업의 재직자를 타겟으로 채용을 풀어가기도 하지만 다이렉트 소싱의 특성상 더 많은 설득이 필요하므로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나 역시도 위와 같은 필요한 요건을 서류에서 모두 충족하는 사람을 기다리기보다는 인터뷰를 통해서 조금 더 검증하는 방법을 더 많이 선택해 왔다. 반대로 말하면 이력서, 경력기술서에 기재한 내용에서 직무적인 역량이나 팀과 서비스에서 기대하는 경험을 어느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인터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이후 진행을 하지 않았다.
조금 더 인터뷰 적합한 사람을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은 JD(Job Description)이다. JD에는 조직과 서비스에 대한 소개부터 가장 중요한 담당 업무와 자격 요건, 우대사항 등이 기재되어 있는데, 여기서 담당하는 업무와 얼마나 밀접한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는 것이다.
사업개발, 프로덕트 매니저, UX디자이너 등 각각의 직무가 크게 나누어지지만 실상 서비스와 비즈니스의 성격에 따라 수행하는 업무와 도메인 지식, 경험은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험을 갖추고 있거나, 새로운 곳에서 빠르게 적응하고 퍼포먼스를 낸 이력을 비교한다.
즉, JD에서 요구하는 업무의 경험이나 요건을 서류에 얼마나 담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또 직무적으로 기대하는 역량과 경험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기술하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최근에 UX 디자이너를 채용하면서 살펴본 수많은 UX 디자이너 이력서 중에서 실제로 유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무 진행을 기술한 사람은 30% 정도였다. 인터뷰를 진행한 디자이너 중 실제로 고객을 인터뷰하고 서비스에 반영한 기능이나 개선에 대해서 모니터링을 통해 성과를 추적하고 다시 고도화를 반복한 사람은 훨씬 줄어들었다.
이번 UX 디자이너 포지션에서 가장 기대했던 경험과 역량은 실제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의 지표와 전환에 얼마나 기여하고 개선했는가였는데, 이를 충족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다는 것은 JD를 고려하지 않고 직무의 유사성으로만 지원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정리하면 채용을 진행하는 입장에서 서류만으로 역량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모든 서류 지원자와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는 만큼 서류에서 인터뷰의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때의 기준은 JD에 주로 담겨 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잘 풀어가서 기여한 부분을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