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들면, 이성의 끈을 놓듯 쓰러져 버린다.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휴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잠이지만, 나에게 잠은 현실의 고통을 잠시 단절할 수 있는 수단이다.
건강이 가장 좋지 않았을 때는 잠이 드는 순간 몸이 스스로 의식과 감각을 차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의 정신이 온전치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탓에 지금도 몸은 잠이 들면 자동적으로 영혼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무의식이 어떤 상상 속을 여행하고 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안락하고 온아한 잠자리에서 달콤한 잠을 자면 다시 꿈을 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