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큰 어른을 위로하는 법
"요즘 어떠세요?"
"기도해 드릴 건 없을까요?"
라는 물음에
다 큰 어른들이 기다렸다는 듯 자기 얘기를 쏟아낼 줄은.
물론 생판 모르는 사람이 아니고
조금은 아는,
조금은 신뢰가 있는 사람이 물으니
빗장을 열었겠지만,
'안 물어봤으면 어쩔 뻔 했어'
라고 생각할 만큼
사람들은 자기의 삶에 대해,
자기의 힘듦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찾아온 것을 반가워 했다.
다들 이번 생이 처음이라,
삶을 영위하는 것 자체가 버겁다고 호소하는 것 같다.
이렇게 버거운 삶인데,
누가 누구를 위로하랴.
바삐, 그냥 지나쳐도 큰 문제될 건 없지만,
반대로,
한 1분 정도
아는 사람을 생각하고 궁금해 하고,
관심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유해도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내 코가 석자야'
하면서,
마치 남 생각을 할 여유가 조금도 없는 걸
세상 쿨하다고 믿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쿨하게 지나친다.
때론 진짜 못 보고,
때론 못 본 척 하면서.
"How are you?" 했을 때,
"Good" 이라고 답하는 건
대화가 길어지는 걸 원치 않기 때문이고
거꾸로,
"Not too Bad"나,
"Tired" 등
부정적이면서 조금 더 구체적인 답을 하는 건
'나 힘든데 얘기 좀 들어줘' 라는 표현이기도 하듯이,
많은 경우 우리는
남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에도,
남이 내게 관심을 가지는 것에도
편한 마음이 되질 않는다.
보통은 그렇게 쿨하시고 앞가림 잘 하시는 어른들이
전화 한 통의 멍석이 깔렸을 때
자기의 삶과 생각을 술술 풀어내는
그리고 스스럼 없이 기도를 청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면서,
안부를 묻고
기도할 만한 걱정은 없는지 묻는
이 단순한 행위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격려와 위로가 되는지를
또 한 번의 성탄에 즈음하여,
우연한 기회로 연락이 뜸했던 사우들과 통화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