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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Mar 02. 2021

<미나리>, 그 절제와 향기

정이삭 감독

너무나 큰 기대를 가지고 보았기 때문일까? 생각보다 특별하거나 가슴에 진하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은근히 마음 속에 박혀 있는듯이 자꾸만 그 허허벌판 같은 느낌을 주는 미국의 아칸소 풍광이 떠오른다. "낯선 땅에 뿌리내린 희망"이라는 표제어로 예상 가능한 스토리 안에서 맴돌았고, 공간이동이나 전환에 약간의 흠이 발견되었고, 재배한 농작물에 대한 묘사가 어설프다고 생각되었다(밭에서 자란 농작물은 정체를 알 수가 없었는데 막상 배추와 무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 하지만 이 영화의 최고 미덕은 '절제'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다. 가족들은 쉽게 마주치는 이웃인듯 평범하고 과장되지 않았기에 그 여운이 많이 남는 듯하다. 물론 독특한 액센트를 주는 할머니 윤여정을 따로 언급해야 하지만 말이다. 오늘 미나리 무침을 반찬으로 먹었다. 사실 전에도 먹어보았고 그 맛도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그동안 그 둘을 연관시켜서 기억하지는 못했었다. 이제는 확실히 기억한다. 미나리의 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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