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카엘 하네케의 '피'
하네케의 피는 농축된 고통의 외침이다.
욕망의 외적 발산은 전족(纏足)처럼 단단히 동여매인다.
단단하게 응어리진 붉은 욕망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고통이 되어
불현듯 밖으로 파열된다.
하네케에게 소통은 지배의 한 형태이다.
지배를 받든지 지배를 하든지...
서로를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소통은 기대하기 힘들다.
소통을 가능케 하는 어떤 이성 이전에
불현듯 욕망이 분출하기 때문이다.
영화와 미술로 생을 흡수하고, 무의식으로 생을 탐닉하며, 합리성으로 생의 방벽을 구축한다. 불현듯 '무(無)'에 마주치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