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잡문

시를 쓴다는 것

by 로로

​언어가 끝내 정갈하지 못할 때

주어가 술어까지 가다가 길을 잊었을 때

마음이 울퉁불퉁, 한 곳엔 구멍이 났을 때

수 억의 시냅스가 신호를 주고받지만

온전한 의미 앞에서 바스러질 때

내가 나와 소통하지 못하지만

누군가에겐 닿기를 바랄 때

​그럴 때 손가락이

자판 위를 무작정 두드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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